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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끝나고, 화합만 남았다

 

선거는 끝났다. 지난해 12월 15일 예비후보등록을 시작으로 전국을 온통 야단법석으로 만든 지 120일만이다. 사활을 건 후보들에게는 하루하루 피 말리는 총력전이었을 게다. 하지만 유권자 입장에선 정신없고 시끄러운 4개월이었을 거다.

후보자들은 그동안 각기 국가와 지역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열띤 경쟁을 펼쳤고 승자와 패가가 결정됐다.

이제 후보자들의 경연은 끝이 났다. 누구는 이기고, 누구는 졌다. 이긴 사람은 국회로, 진 사람은 각자 나름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총선은 입법기관을 구성하는 국회의원을 주민들이 직접투표로 선출하는 것으로 주민 스스로 자신의 생활권을 확립하는 주권 행사이다. 주민들이 스스로의 권익을 지키고 국가와 지역 발전의 동력을 찾는 축제장이기도 하다.

선거는 스포츠 경기처럼 선거법이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진행된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 심판이 정해진 규칙에 따라 경기 진행을 한다. 심판의 오심이나 편파판정이 나오기도 하지만 오심도 경기의 일부로 인정하고 있다. 잘못된 판정에 대해 강력한 항의가 나오면 심판이 퇴장조치 할 수 있는 절대적 권위도 인정해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선거판은 심판의 권위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공정한 경기 진행을 하지 않아 오심도 잦고 더욱이 한쪽 편을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만들어 주기 위한 편파판정이 많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우리 근대 정치사는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탈당과 무소속 출마 등의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경기는 규칙을 준수하며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때 아름다운 경쟁으로 박수를 받게 된다. 하지만 승부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면 각종 반칙이 난무하고 급기야 심판에게 이의를 제기하거나 불복해 재경기를 요청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

이런 각박한 선거, 그리고 게임을 바꿀 수는 없을까? 대안이 있긴 하다. 외국의 유명 온라인 게임에서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대표 온라인 게임에서 벌어지는 각박한 경쟁을 막기 위해 만든 규칙이다. 이 게임에서는 플레이어와 플레이어가 싸움(PVP)을 해도 소유한 아이템을 뺏거나 빼앗기지 않는다. 승자는 약간의 명예와 보상에 만족해야 한다. 패자라 해도 몇 분 정도의 부활 시간만을 보내면 그만이다. 이겨도 그렇게 얻을 것이 없고, 져도 잃을 게 별로 없는 것이다. 게임을 ‘게임’처럼 즐기는 것이다.

선거도 이럴 수 있다. 선거에 이겨도, 명예를 얻는 대신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 할 무거운 의무를 지게 하자. 지더라도 별다른 손해 없이 일상으로 돌아가게 하자. 그러면, 투표를 한 국민도 행복하지 않겠는가?

이번 총선에서도 상대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성 상호비방전과 흠집 내기 등 모든 수단이 동원되는 진흙탕 싸움이 전개됐다. 편 가르기와 불법선거 고소, 고발이 난무하는 혼탁 선거가 여전히 숙이지 않았다. 선거 기간 동안 ‘내편, 네편’으로 갈려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서로 간에 적잖은 마음의 생채기도 생겼다. 심각한 선거 후유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제 선거전은 끝이 났다. 지금까지 얼굴 붉히며 싸웠지만, 승패가 결정 나면 그 결과를 토대로 더욱 나은 발전을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승자는 더욱 겸허한 자세로 경쟁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넓은 아량을 베풀어야 하고 패자는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는 아름다운 승복의 자세가 필요하다. 더욱이 경기에 패했을 때 결과를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승복을 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패인을 ‘내 탓’에서 찾고 또 상대를 배려하고 인정하는 승복정신을 보여줄 수 있는 용기는 패자가 아니라 우리 사회를 지탱해 주는 진정한 승자로 박수를 받을 것이다. 승자든 패자든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진정성으로 더 나은 지역발전과 사회통합을 이뤄나가는데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어찌됐든 선택은 끝이 났다. 이제 그 선택의 결과에 정치인과 유권자가 함께 화합을 이루는 일만 남았다.

[2016-04-14 11:59:16 등록 , 이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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