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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곤의 새로운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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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유상곤 서산시장. 출중한 외모에 비해 달변가는 아니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의 기준으로 보면, 이미지 영역인 신언(身言)의 경쟁력이 출중하다 말할 수 없는 사람이다. 물론 본인은 이에 동의하지 않을지 모르겠다.

여하튼 이미지로 실체를 인식하는 대중의 인식체계에 영합할 만한 강렬한 이미지의 소유자는 아니다. 지난 선거에서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TV토론 다음날 속상한 표정이 역력했다. 상대 후보의 현란한 언변과 다양한 표정에도 불구하고 준비한 정책설명으로 시종일관하는 그를 지켜보는 게 스트레스였던 것이다.

유 시장은 기자에게도 스트레스를 주는 정치인이다. 지난 2007년 재선거를 통해 부시장에서 시장으로 위치가 바뀌어 마주하기는 쉬웠지만 대화가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조용하면서도 직설적인 그의 화법은 의미와 행간을 읽어야 하는 정치화법과 거리가 멀었다.

그런 유 시장이 재선 시장으로 새로운 여정에 나섰다. 그는 취임식부터 일반의 의표를 찔렀다. 지난 1일 서산문화회관에서 열린 ‘취임식’은 전례가 없는 파격이었다. 양복을 입은 높은 사람보다는 다문화가정, 환경미화원 등 점퍼차림의 일반시민들이 주로 많았다. 이들은 그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다문화가정에게 유 시장은 믿을 수 있는 정치인이다. 그들에게 그는 의례적인 방문자가 아니다. 진심으로 그들의 문제를 같이 고민해준 이웃이다. 환경미화원들에게 유 시장은 동료이다.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직접 그들과 함께 서산의 새벽을 함께 달렸다. 시민위주 행정을 펼치겠다는 그의 말은 진정성을 띠었고, 대중들은 그 진심을 받아들였다. 진심으로 소통한 낮은 자리의 사람들이 그의 새로운 여정에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낸 건 자연스럽다.

유 시장은 검소하지만 품위 있게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그 여정의 종착지가 어디인지는 본인도 모를 것이다. 솔직히 말해 부시장으로 공직을 마감할 것이라는 불과 4년 전의 그가 오늘의 성취를 이루리라고는 그 자신도 몰랐을 일이다. 그러니 앞으로의 여정이 어떻게 펼쳐질지, 그 결과가 어떠할지 어찌 짐작하겠는가.

다만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유 시장은 예전과는 다른 유상곤이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치적 지위를 획득했다. 한나라당은 패배했지만 그는 승리했고, 정치적 위상과 중량이 높아지고 무거워졌다. 특히 그를 향한 대중들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대중들이 신선한 유상곤으로 인식하고 있으니 놀라운 일이다.

이런 것은 우공이산의 결과다. 유 시장은 말보다는 실천하는 행동을, 집무실보다는 현장을, 자기에게 어색한 높은 사람들보다는 배포가 맞는 낮은 사람들을 앞세웠다. 이렇게 고집스러울 정도로 정진한 시민위주 행보가 결국 서민대중에게 ‘내 편’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했으니 우공이산의 결실 아닌가. 그렇다면 소통에 실패한 것은 기자와 같이 유 시장을 높이로만 평가했던 사람들이지, 정작 유 시장은 정치 입문 이후 지금까지 대중들과 끊임없이 소통에 성공해 온 셈이다. 지난 선거는 유 시장의 그런 잠재력이 빛을 발한 선거였다.

유 시장을 둘러싼 정치 환경은 열악해졌다. 하지만 이 열악한 환경이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키우고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인 것도 분명하다.

유 시장은 취임식을 통해 ‘1등 서산, 1등 시민’을 약속했다. 취임식 이후 첫 공식 업무는 간부 공무원과 지역 유지가 아닌 서무담당자들과의 오찬이었다. 이런 그를 향해 ‘쇼 한다’고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유 시장은 달라진 정치 위상과 대중들의 은근한 호의를 배낭에 챙겨 넣고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그 여정을 지켜보는 일이 꽤나 흥미진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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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3 23:29:30 등록 , 2015-07-29 21:22:34 최종수정 , 이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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