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4(수)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19.05.15 15:52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열다섯 살까지 오줌싸개였다는 도신 스님은 ‘기도’로 오줌싸개를 면했다고 했다
. 사진=최상임 사진작가

 

“8살에 잠깐 갔다가 꼭 돌아온다는 엄마를 기다리며 동자승이 되어 살았지요. 엄마에 대한 원망과 화가 기도를 통해 희망과 빛(힘)이 되어 오늘의 나를 만들었습니다”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 날이 하루 지난 13일 오후 읍내동 서광사 접견실에서 서광사 주시 도신 스님(56ㆍ사진, 본명 박금성)을 만났다.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석사과정) 문예창작학과 수업을 마치고 서울에서 돌아 온 직후였다. 스님은 27세에 검정고시로 초등학력을 인정받고 50세가 넘어 중ㆍ고졸 검정고시를 마쳤다. 그리고 2018년 신성대학교를 졸업했다.

“꿈이랄까? 꼭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부처, 예수, 소크라테스, 솔로몬, 아리스토텔레스, 공자, 맹자 등 성인이나 철학자들의 말씀을 대중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글로 재탄생시키고 싶어요. 불경도 너무 어려워요. 이를 쉽게 해석하여 법문하다 보니 주입식이 되고 일방적이 되는 것 같아요. 부처님의 말씀을 쉽게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도신 스님은 신도들의 이야기를 듣고 고통을 함께 풀어 주고 쉽고 재미있는 대화를 나누는 종교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가 만학을 선택한 이유다.

15일 스승의 날 앞둔 시점이라 스승에 대해 묻자 열반하신 법장 총무원장 은사스님 이야기를 했다.

어릴 적 가정형편으로 가족이 뿔뿔이 헤어져 온양 큰집으로 갔다가 사촌 형제가 9명인데 논 5마지기 농사로 생계가 어려워 고아원으로 보내는 것보다 절에 보내는 것이 낫다는 어른들의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기억했다. 그때 수덕사에서 만난 군대 갔다 온 청년 교무스님을 뵈었는데 그 분이 법장 은사 스님이다.

“열다섯 살까지 오줌을 쌌어요. 법장스님은 이를 고쳐 주려고 좋다는 약초를 구해 주셨어요. 그래도 효험이 없자 기도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매일 아침저녁 10분씩 떠오르는 사람을 위해 기도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이 안정된 마음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남을 위해 기도하는 힘이 자기 자신을 지켜 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기도가 오줌 싸는 것도 멈추게 해주었지요. 지금 생각하면 엄마에 대한 기다림, 정서 불안 등 마음에서 오는 병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남을 위해 기도하라, 미워하는 사람, 네가 용서할 수 없는 사람부터 잘 되기를 기도 하라는 법장 스님의 말씀을 똑똑히 기억하고 지금도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도신 스님은 노래하는 스님으로도 유명하다.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는 예술성 또한 풍부하다. 엄마가 불러주던 자장가, 엄마를 기다리며 칭얼거리던 독백이 노래로 승화한 것이다.

스님과 예술은 혼자 길을 찾아 가야 하고 자기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술도 자기만의 세계를 그려 내는 독특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5일에는 서광사에서 제12회 산사음악회가 열린다. 스님은 산사에서 듣는 평범한 대중가요 가사 한마디가 시민들의 마음을 치유해 주고 편안한 마음이 되어 인생의 행복과 변화를 가져 왔다는 인사를 받을 때 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1979년 봄 ‘한 오백년’민요에 감동한 중광 걸레 스님의 권유로 종로구 감로암에서 한국 록 음악의 대부로 불리는 가수 신중현(1938년생)을 만나 기타를 배우고 음악을 공부했다고 한다. 엄마를 기다리며 살아 온 도신 스님의 사연을 듣자니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뮈엘 베케트(1906~1989)가 지은 ‘고도를 기다리며’가 떠올랐다.

필자와는 법장 큰스님을 통해 알게 된 인연으로 서광사 대웅전을 건립하게 된 힘이 되었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기다린다. 막연한 기대 속에 살다 죽어 간다. 이것이 인생의 본능인지도 모른다.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보고 싶은 사람을 기다린다. 서광사에는 2008년부터 템플스테이를 통해 사찰 체험과 명상을 위해 전국에서 외국인 등 2천여 명이 다녀갔다. 불교대학, 불교상담 심리대학, 어린이 합창단, 룸비니 합창단 등을 통해 우리 사회에 사랑의 실천이 이어지기를 기도 한다./조규선 전 서산시장

서산타임즈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태그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기도로 오줌 싸던 버릇 고쳤지요”||[조규선이 만난 사람 9] 서광사 주지 도신 스님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