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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5.29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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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재 명인이 “초밥을 만드는 3초 동안 정성은 물론 혼이 들어가야 제 맛이 난다”며 ‘초밥을 3초의 미학’임을 강조했다. 사진=최상임 사진작가

 

얼마 전이다. 외지에서 한 지인을 만났는데 일식 사대문파 강희재 달인이 운영하는 서산의 맛집 ‘명인’에서 식사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필자도 가끔은 들렀던 곳이다. 지난 26일 문득 외지에서 만났던 지인이 생각나 동문동 명인일식ㆍ참치를 찾았다.

강희재(45ㆍ사진) 대표. 그는 SBS TV 프로그램인 ‘생활의 달인’을 통해 ‘명인’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다. 돈 보다는 기술을 선택했기에 ‘명인’이 되었다는 그는 ‘명인’호칭도 자신이 만든 음식 맛을 본 고객들이 만들어준 호칭이라고 밝혔다. 인증서도 자격증도 없는 명인이라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명인’이란 호칭이 손색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객들이 붙여준 ‘명인’이란 호칭은 그의 ‘장인정신(匠人精神)’이 만들어낸 걸작임을 재삼 느끼게 했다.

서산중앙고를 졸업한 그는 재학 당시 농악부 생활을 하면서 군악대에서 군 생활을 하는 꿈을 가졌다. 그러나 그러한 꿈은 단기사병으로 판정이 나면서 이루지 못한 꿈이 되었다. 지역대대에서 복무를 마치고 농악부 선배의 권유로 강원도 홍천 일식집에서 일하게 되면서 그는 새로운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23세에 일식집 조리실장(선배)의 보조원으로 취직해 월급 70만원을 받으며 생활비 30만원을 제외하고 40만원을 봉투에 다시 넣어 선배에게 건넸다고 한다. 당연히 그 선배는 거절했다.

“저는 돈을 벌려고 온 게 아니라 기술을 배우려고 왔습니다. 이제 선배님이 아니라 저의 스승님이십니다”

이러한 진심이 통했는지 선배는 매월 꼬박꼬박 수업료를 받았다. 그러면서 기술을 넘어 여러 가지 비법까지 전수하면서 남들보다 빠른 시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어느 날, 그 선배는 모든 것을 가르쳐 주었다며 서울의 유명 일식집에 조리실장으로 추천해 주었다. 하지만 15일 만에 쫓겨났다. 요리 실력은 있지만 손님들과 대화하는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다시 선배를 찾았다. 그 선배는 다시 올 줄 알았다며 직접 경험해 봐야 일식과 횟집이 다른걸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 체험을 해야 한다면서 음식을 미리 만들지 말라고 했다. 초밥 등을 만들면서 손님들과 대화를 주문했다.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일이 끝난 후 신문은 물론 평소 가까이 하지 않던 독서까지 하면서 상식을 키웠다. 물론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도 필요했다. 요리방법과 요리의 역사, 영양성분 등에 대해서도 시험공부 하듯이 지식을 익혀나갔다. 여기에 유머와 재치까지 겸비하느라 잠이 모자랄 정도였다. 음식만 잘하면 되겠지 하며 뛰어든 조리실장이 자리는 그렇게 녹록하지 않았다. 그렇게 1년이 흘렀다. 다시 서울로 왔다. 일식집, 참치 초밥집 등 전문점에서 차근차근 노하우를 채워나갔다. 그렇게 10년을 보내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으로 내려와 횟집과 포장마차 등을 개업했는데 모두 실패했습니다. 임대료를 내지 못해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기술만 믿었는데 소용없었습니다”

이렇게 그는 7번을 실패했다고 한다. 곰곰이 실패한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규모가 크던 작던 손님과 종업원 관리를 잘못해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조리사(주방장)의 고집도 실패 요인 중 하나였다. 특히 조리사들은 자기만이 추구하는 음식 스타일을 고집했다. 손님 개개인의 입맛에 맞추어야 하는데 자기 입맛에 맞추는 것이었다. 고객의 입맛을 알아야 하는 것도 실패를 하면서 터득한 지혜였다. 남을 배려하고 생가하는 문화가 요리에서도 통용된다는 사실을 깨우친 것이다.

7전 8기라고 할까? 지금은 성공한 조리사로 호사를 누리고 있다고 했다. 이따금 유명 호텔에서 스카우트 제의도 온다. 지난해에는 모교(서산중앙고 45회 졸업) 동창회에 장학금 100만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고향을 위해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지역 농특산물을 이용한 요리경연대회다. 맛좋고 싱싱한 우리지역 특산물을 홍보하는 데는 요리경연대회가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대전과학기술대학교 등에서 외래강사로 조리방법에 대해 강의를 하며 후학양성에도 매진하고 있다. 여기에 식품조각지도사 1급으로 식품조각, 과일카빙의 권위자로 아시아대표 한식국가대표 선발 요리경연대회 심사위원, 제12회 서울국제 푸드앤테이블 웨어 박람회 심사위원을 역임하는 등 화려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천브랜드 음식개발을 위한 I-쉐프 경연대회에서 금상 수상, 대한민국 총 주방장 인증, 우리 주변에 숨어 있는 놀라운 기인부터 특별한 건강비법의 소유자들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인 TV 조선 ‘코리아 헌터’에서 대하 장인으로 출연하는 등 초밥의 명인을 넘어 ‘명인 강희재’가 그의 브랜드가 되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초밥을 내보이며  “초밥은 3초의 미학”을 강조했다. 3초안에 초밥 1개 만드는 동안 사람의 정성은 물론 혼이 들어가야 제 맛이 난다고 했다. 조규선 전 서산시장

서산타임즈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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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은 3초의 미학입니다”||[조규선이 만난 사람 11] 강희재 명인일식ㆍ참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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