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11-27(금)

충청도 사투리는 느린 화법 아닌 접는 화법

충청도 사투리 경연대회 특별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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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10.13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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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신 문화해설사.JPG
김재신 문화해설사

 

충청도의 말은 느린 것이 아니라 접어서 쓰유. 그 옛날부터 충청도는 물산이 풍부혀 사람 맴에 여유가 있슈. 급할 것이 하나도 읍슈, 특히나 내포방인 스산은 바다가 가차워 해산물이 풍족하고 들이 넓어 농산물이 풍부혀 충청도 특유의 여유가 더욱 두드려 졌슈. 하여 좋은게 좋다고 사람들 말이 간결해지니, 워쨌거나 대화는 두자면 다 해결 되유.

누가 뭐라고 하면 ‘그려’하면 되고, 맴에 안 들면‘뭐~여’하거나‘돼슈’하면 돼유. 혹여 누군가가‘선은 이렇고 후는 이렇디’이것이 맞느냐고 자초지종을 물으면 ‘그 말이 맞습니다’라고 할 필요 없이 ‘겨’하고 확 접어 한 마디로 답하면 되유.

접어 사용한 말 중 하나 더 말하믄 ‘저콩깍지가 깐콩깍지인가 안깐콩깍지인가’열 여덟자인데 충청도 말로 하면 ‘깐겨 안깐겨’다섯자로 확 접어 말해도 뜻이 다 통해유. 충청도의 말은 느린것이 아니라 말을 접어 사용하기 때문에 말 뒷 끝에 여운을 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화를 보고 가끔 아랫녘 사람들은 자기네 잣대로 충청도 사람들은 느리고 성질도 읎다고 해유. 충청도 사람을 모르는 소리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유, 불멸의 이순신 장군, 도시락 폭탄 윤봉길 의사, 만해 한용운, 유관순 언니, 김좌진 장군 등 역사에 깡세기로 유명한 사람은 죄다 충청도 사람입니다. 충청도 사람은 불에 들어가도 녹지않는 얼음을 가슴 밑바닥에 가지고 있습니다. 충청도 사람은 절대로 말이 느리거나 행동이 느린 것이 아니라, 물산의 풍족함에서 오는 여유로움을 가졌다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충청도 사투리에 얽힌 또 다른 재미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스산 용현리마애여래삼존상 발견 당시 뒷 이야기입니다.

스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은 백제시대 마애불 중 가장 아름답고 뛰어난 마애여래삼존상으로, 빛이 비추는 방향에 따라 미소가 달라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유. 아침녁에는 평화로운 백제의 미소로 평화롭게 웃고, 정오에는 근엄한 모습으로 중생을 보살피고, 저녁이 되면 하루 일을 끝마친 개운함인지, 활짝 크게 웃는 모습유.

이러한 마애불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59년 부여 박물관장님이던 홍사준 교수님께서 보원사지에 발굴 조사를 오면서 였슈. 이곳 스산시 운산면 마을 사람들은 타지 사람이 와서 땅을 파다가 돌맹이가 나오면 돌에 대고 살살 붓질을 하는 모습을 보고 궁금증이 일어 묻기 시작 했슈.

그야말로 이쪽 말씨(사투리)로 “아~ 뭐한대유?”하고 물으면 홍사준 교수께서 선은 이렇고 후는 이래서 발굴을 하는데 여기가 타지인지라 지리를 모르니, 혹 시산에서 무너진탑이나 깨어진 불상을 못 보았습니까 하고 되물었다고 해요.

그러면 이곳 사람 대답은‘물~유 뭇봤슈~’하고 심드렁 해유, 그러면 홍사준 교수께서 그런가보다 하며 다시 발굴을 하고 있으면 이번에는 체격이 건장한 청년이 와 또 묻유. 체격이 좋으니 나오는 말도 좀 세유 “돌팍은 간지럽혀서 뭐 헌데유”그러면 홍사준 교수께서 또 선은 이렇고 후는 이래서 발굴을 한다며 또 다시 묻유 혹 스산에서 깨어진 불상이나 무너진 탑은 못보셨나요? 하고 물으면 “아~ 물류,  무봐슈~”참으로 외지인이 들으면 퉁명스럽고 불친절하게 느껴 지유.

하지만 절대로 불친절한 것이 아니고 이곳 사람들의 성향이 그류. 앞서 말했듯이 바다가 가차워 해산물 풍부하고, 들이 넓어 농산물 풍부하니 좋은게 좋다고 두 자면 다 만사가 해결 되는 것유. 그러던 어느 날, 나무꾼 할아버지가 지게에 나무를 한 짐 해지고와 그늘에 받쳐 놓고 묻기 시작하였다. “아~ 뭐한대유, 뭐허유”연세가 있으니 말 뒤끝의 여운이 더 길다. 홍사준 교수가 답하길 선은 이렇고 후는 이래서 발굴을 하는데 혹 산에서 나무하시면서 깨어진 불상이나 무너진 탑은 못 보셨나요. 하고 또 되물었다. 그러자 나무꾼 할아버지가 답하길 “부처님이나 탑 같은 것은 못봤시유, 그런디 저인 바위 근처에가믄 환하게 웃는 산신령님이 새겨져 있는 디유, 양 옆에 본마누라와 작은 마누라도 한지 있시유, 근디 작은 마누라가 의자에 앉자 다리를 꼬고 앉아서 손가락을 볼따구데고 살살 웃으면서 용용 죽겠지 하고 본마누라를 놀려유, 그러니까 본마누라가 열받아 짱돌을 쥐고 던질까 말까하고 있시유.”

하여 홍사준 교수가 그 바위에 가보니 백제의 대표적인 부조형식의 불상이 나타났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그 신비한 미소 때문에 백제의 미소라 불리게 되는 이 불상은, 우리나라 마애불 중 고고학자들이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 국보 84호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인것이다. 여러분도 꼭 시간을 내어 답사를 가서 백제의 미소를마음 가득히 담아 가시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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