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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은 종교와 철학의 메카”

[조규선이 만난 사람] 76.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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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10.28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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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숙 교수.jpg
▲서산 출신으로 일찌감치 무용학자 및 무용평론가로 성장이 예견됐던 한국예술종합학교 성기숙 교수. 성 교수는 서산을 “민속 예능 뿐만 아니라 불교문화, 유교문화와의 연관 속에 폭넓은 관점에서 문화유산적 가치를 재조명해야 할 종교와 철학의 메카”라고 했다. 사진=최상임 작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성기숙(54)교수가 서산을 방문했다.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가 지난 23일 음암면 탑곡리 서산 박첨지놀이 전수관에서 열린 제7회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을 주관했기 때문이다. 성 교수는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장이다. 이날 행사를 마친 성 교수를 만났다.

성 교수는 필자를 만나자 대뜸 “중고제 국악명인 서산출신 심정순-심화영의 예술적 업적, 서산 박첨지놀이의 무형유산적 가치는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행사도 중고제 전통가무악의 재조명과 기록화를 위해서다. 박첨지놀이가 연행되는 탑곡리 마을 속으로 들어가 내포지역 전통가무악의 실존과 그 의미를 로컬적 관점에서 조명한다는 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성 교수는 인지에서 성재경(1927-1997)씨 2남4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6.25때 미군부대에서 근무, 상당히 진취적이고 앞선 의식의 소유자였다. 성 교수가 서울을 드나들며 무용 등 예능교육을 받게 해 준 것이 오늘의 그녀를 있게한 원동력이다. 조부 성낙인(1891-1952) 선생은 구한 말 한학자이자 궁중제례를 맡아보던 전사(典祀)였다.

그녀는 인정초 3학년 때 안윤숙 교사로부터 기본춤, 검무(劍舞)등을 배웠고,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 선생의 친 여동생(김순례)이 지도교사로 있는 서산여고에 진학하여 무용반에서 활동했다. 이후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을 역임한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조흥동(80) 선생 문하를 거쳐 대학시절에는 한국창작춤의 대가 임학선 성균관대 명예교수에게 춤을 사사했다. 또 궁중정재의 명인 김천흥(1909-2007) 선생으로부터 정재무를 배우는 등 당대 최고의 춤꾼들로부터 우리 춤을 배웠다. 그녀가 일찌감치 무용학자 및 무용평론가로 성장할 수 있던 배경이다.

80년 대 후반에는 중앙대 교수이자 문화재위원을 지낸 정병호(1927-2011) 선생과 인연이 닿아 본격적으로 무용이론가 길을 걷게 된다. 1992년 국립문화재 연구소 연구원 시절 전국을 대상으로 전통무용가 실태조사를 하면서 내포의 국악명인 한성준(1874-1941)과 심정순(1873-1937) 가(家)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이어 1996년 문사철(文史哲) 등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 춤의 이론과 역사를 정립해 보겠다는 포부를 갖고 국립문화재연구소를 사직하고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동양철학 석ㆍ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동안 쌓아온 무용평론가로써 신뢰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 ‘춤’지 발행인 조동화(1922-2014) 선생이 평생 수집한 근현대 무용관련 자료 수만 점을 기증받아 춤자료관 연낙재를 개관하게 된 것이 큰 보람이라고 했다.

심화영(1913-2009) 선생과 만난 일화도 소개했다. 서산 읍내동 양유정 근처 작은방에서 주부들을 대상으로 소리, 장고, 단가, 가야금, 춤 등을 가르쳤던 모습이 선하다고 했다. 1993년도 필자가 대전일보 기자 당시 이보형 문화재전문위원 고증을 받아 심정순기념비(서산문화회관 옆) 비문을 지은 일, 심재덕(1889-1967), 심수봉 등 심씨 가계도 등 소상히 알고 있었다.

성 교수는 서산은 중고제 판소리를 넘어 다양한 민속 예능이 잔존하는 유서 깊은 고장이라며 굿, 농악, 시조, 박첨지놀이 등 대상을 확장하여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서산은 삼국시대부터 내륙(중국)으로 향하는 중요한 길목으로 지정학적 요충지였다. 민속 예능 뿐만 아니라 불교문화, 유교문화와의 연관 속에 폭넓은 관점에서 문화유산적 가치를 재조명해야 할 종교와 철학의 메카라고 말했다.

성기숙 교수는 국립무용단 자문위원,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을 거쳐 현재는 충남도 무형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 등 학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전통춤 연구」, 「전통의 변용과 춤 창조」, 「한국 춤의 역사와 문화재」, 「정재의 예약론과 공연미학」 등 30여권(공저 포함)이 있다.

서산 출신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학자 성 교수의 삶 속에서 무형문화유산 연구를 통해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녀를 응원한다. 조규선 서산문화재단 대표이사(전 서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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