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4-21(수)

흙과 불로 아름다움 만든다

[조규선이 만난사람] 95. 김해연 여미도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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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3.17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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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연.jpg
▲아무 연고도 없는 서산에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도자기공예를 시작했다는 김해연 원장. 그녀는 “흙과 불과 싸워 아름다움을 만드는 여인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운산 IC에서 5분 거리인 운산면 모정길 155. 큰 바위에 서암동천 글자의 유래가 있는 숲속에 있는 여미도예 공방의 작품은 아름다움의 극치다. 특히 노천에서 구운 작품들은 투박하고 거칠며 오묘한 불 맛을 머금고 있었다.

지난 13일 여미도예를 방문해 김해연 원장을 만났다. 흙이 좋아 도예에 빠진지 20여년이 됐다는 김 원장은 오는 5월 서울 여성공예센터에서 5월의 작가로 선정되어 ‘노천소성’을 주제로 전시를 갖게 됐다며 기쁜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김 원장은 평범한 주부였다. 남편 직장을 따라 서산으로 오게 되었으며 아는 이 하나 없는 서산에서 무료함을 달래려 취미를 찾다 도자기공예에 빠지게 됐다. 흙의 매력에 빠져 살아온 지 벌써 20년이 되었다.

“도자기를 만드는 일이 즐거웠어요. 흙을 만지는 촉감도 좋았고요”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흙으로 작품을 만드는 일이 마냥 즐거웠다는 그녀는 좀 더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배움을 위해 단국대 교육원 도예과에 입학했다. 한국도예의 권위자인 박중훈 교수와 임헌자 교수의 지도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24시간 개방되는 학교에 남아 열심히 배웠다. 방학 때는 사발, 주전자 등을 배우러 스승님들을 찾아  다니고 학교에서 하는 특강도 빠지지 않았다. 너무 하고 싶었던 공부였기에 힘든 줄 몰랐다.

그렇게 노력한 결실은 2011년부터 연 3회 한국 사발학회에서 주관한 사발 공모전에서 입선하며 도예작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수상한 작품들은 코엑스에서 공예대전 작품들과 함께 전시되었다. 이후에도 단국대 동문들로 구성된 단웅회 회원전, 중국 경덕진 도예전 등 지난해까지 30여회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리고 2015년 첫 개인전을 갖는 기쁨을 누렸다. 서산문화회관에서 ‘담고 나누고’를 주제로 열린 전시회는 서산시민들에게 호평을 받고 인기를 끌었다. 계속해서 미협 서산지부의 ‘아름다운 동행전’에 옻칠 주전자, 2016년 고성 국제 라쿠페스티벌 초대전과 2019년 내포 아트 페스티벌 생활 공예전에 노천 소성한 항아리를 출품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더 기쁜 일은 2013년 여미리에서 신문화 공간사업으로 만든 문화센터에 입주 작가로 선정 된 것.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열심히 작업했던 나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 주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전통 공예에서 벗어나 새로운 작업을 시도해 보고 싶었다. 바로 라쿠소성과 노천소성이다.

라쿠소성(RAKU)은 짧은 시간에 약 1000도 정도로 가마를 때고 바로 꺼내 왕겨로 덮어 연을 메기는 저온 소성 기법이다. 뜨거운 가마 속 기물을 꺼내 온도 편차로 크랙이 가게 되는데 이 크랙 사이로 연이 먹어 자연스럽고 멋진 작품이 만들어진다. 화려한 유약으로 멋진 작업이 가능해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작품의 영역을 넓혀갔다.

노천소성은 선사시대에 토기 굽는 방식으로 노천에서 얕은 구덩이를 파거나, 그대로 작품들을 놓고 장작을 둘러 서서히 작품들을 달궈 굽는 방식인데 소금과 저온에서 녹는 붕사등으로 변화를 주어 거칠고 투박하지만 더 없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2018년부터 운산면 주민자치센터 여미리 노랑마을학교 도예강사와 수공예 작가들과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는 대표들이 만든 에코 드나니 협동조합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원장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서산시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보였다. 서산시 관광투어 스탬프 장소인 여미도예에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도자기 수업과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김 원장은 “문명물질이 발달할수록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며 “흙과 불과 싸워 아름다움을 만드는 여인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또 “제대로 된 노천장을 만들어 많은 분들에게 노천의 불 맛을 알리고 싶다”는 소망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조규선 서산문화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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