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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마검포 항

[독자기고] 최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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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4.06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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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망한 대해엔,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더없이 아름답고, 수평선 위에는 한 폭의 그림처럼 고깃배들은 봄빛처럼 곱다.

끼륵끼륵 갈매기 나는 인적이 드문 남면 마검포항에는 지금 한창 실치회로 유명하다. 실치는 서해에서 3월 중순부터 잡히기 시작해 5월 중순까지 2개월 정도 회로 먹을 수 있는 계절 음식으로 그물에 걸리면 한 시간 안에 죽기 때문에 마검포항이 아니면 싱싱한 회로 맛보기가 어렵다. 그래서 실치를 직접 잡아 올리는 남면 마검포항이 실치회의 명소다. 실치는 동의보감에도 성질이 급하나 독은 없어서 음식을 맛나게 하고, 소화를 돕는 음식이라고 기록돼 있다.

또한 칼슘의 함량이 높아 골다공증 예방에 좋고, 고등어와 같이 등 푸른 생선의 일종으로 오메가3 지방산이 많다고 한다. 여기에 실치는 인까지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어 빈혈 예방에도 좋은 계절 음식이다. 그물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실치에 미나리, 오이, 양배추, 쑥갓, 깻잎 등을 잘게 썰어 참기름을 둘러치고 양념 고추장과 함께 버무려 먹으면 실치의 담백함과 쌉쌀한 맛이 입맛을 돋우어 주는 별미음식이다. 실치와 다양한 야채를 곁들여 먹는 실치회는 한 번에 섞어 먹기보다는 조금씩 덜어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것이 수분이 안 생겨 더 맛있다. 실치에는 칼슘이 많기 때문에 시금치를 넣어 끓인 실치국은 또 다른 맛이 있다.

밀가루 반죽에 부추와 당근 등 갖은 야채와 실치를 넣어 부쳐 먹는 실치 전이 있고, 새우젓 대용으로 실치를 넣은 계란찜 등이 있다. 그리고 실치가 크게 자라면 뱅어포로 만들어 고추장에 양념을 발라 구우면 바삭바삭 하면서도 매콤짭짤해서 먹기에도 좋아 밥반찬으로는 제격이다.

마검포는 갈마(磨) 칼검(劍)으로 돌에 칼을 가는 포구(浦口)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마검포에는 돌이 많다. 그리고 마검포는 내 어릴 적 추억이 아로새겨져 있는 곳이다. 끝없이 밀려드는 푸른 물결 위에 외롭게 솟아있는 마검포는 섬 아닌 섬 같은 곳으로 어머니를 따라 마검포항으로 배에서 갓 잡은 해산물을 사러 다녔던 잊지 못할 추억의 마검포항이다. 언제나 가고픈 한적하고 소담스런 작은 포구, 마검포 바닷가! 돌아오는 주말에는 어머님을 모시고 마검포항으로 감칠 맛 나는 실치회나 먹으러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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