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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

김풍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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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9.28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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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풍배 (시인·소설가)

 

세월은 어김없이 올해에도 계절을 바꿔놓았다. 폭군처럼 열기를 내뿜던 햇볕도 이젠 풀이 죽어 노인의 눈동자처럼 자애롭다. 가을이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독서다.

예부터 가을은 책을 읽는 계절이라 했다. “독서를 한다고 모두 성공한다는 건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들 가운데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독서는 인간의 성장과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독서를 통해서 갖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갖게 한다. 간접 경험을 통하여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으며 풍부한 감성과 이해력을 길러 준다.

이 같이 책은 우리와 뗄 수 없는 소중한 가치가 있다. 오죽했으면 안중근 의사는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고 했다. 빌 게이츠조차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은, 하버드 대학도 아니고 미국이라는 나라도 아니고 내 어머니도 아니다. 내가 살던 작은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 하는 습관이다. 100년이 지나도 200년이 지나도 결코 컴퓨터가 책을 대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탈무드에도 책이 없는 집은 영혼이 없는 몸과 같다. 영혼이 없는 육체는 이미 존재 이유를 상실한 것과 다름없다라고 했다. 책이 주는 영향은 말로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책이 최초로 만들어진 역사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학자들에 의하면 현존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유적은 점토판이나 석판에 새겨진 것들이라고 한다. 최초의 책으로 알려진 메소포타미아의 점토판과 이집트의 파피루스 두루마리는 대략 BC 3000년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책은 인류와 함께해 왔다. 문명의 발달에 따라 책의 형태와 모습도 변했다. 점토판에서 파피루스로 또는 대나무로 만들어진 책이, 종이가 발명된 후 종이책으로 지금에 이르렀다.

그러나 수 세기 인류와 함께했던 종이책조차 이제 그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 바로 전자라는 무형의 전자책이 출현한 것이다. 그로 인해 종이책은 심지어 인테리어 소품으로 전락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체코의 프라하 공공도서관은 수천 년 전 책을 벽돌처럼 높이 쌓아 올려 일명 지혜의 샘이란 책 우물을 만들어 놓았고,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옷가게는 수만 권의 책을 사용하여 기둥마다 책 벽돌을 쌓아 가게를 장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곳곳에서 책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한 것을 본다.

아무리 전자책이 출현하여 종이책을 대신한다고 하여도 유구한 역사를 인류와 함께 한 종이책이 하루아침에 없어질 리는 만무하다. 속담에 부자가 망해도 삼 년 먹을 건 남는다는 속담도 있다. 혹자는 나무를 보호하고 종이책으로 인한 쓰레기 처리를 줄여주어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 디지털 기술로 인한 실시간 교정과 시간의 절약뿐만 아니라 간편한 문장 첨삭 등, 종이책이 가질 수 없는 장점 등을 내세우지만, 전자책 역시 종이책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장점들을 대신할 수 없다. 지금도 내가 속한 조그만 문학회도 많은 회원이 문학 관련 책을 발간하고 있고, 내게도 시집과 수필집을 비롯하여 문학지들이 한 달이면 십수 권이 배달되고 있다. 그러니 아직은 종이책의 소멸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정말 걱정되는 것은 책을 읽는 사람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참으로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 ‘태백산맥으로 유명한 조정래 작가는 마침내 문학계의 빙하기가 닥쳐왔다고 말했다. 문학의 위기라 했다. 아무리 책을 내놔도 읽는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이제 책 안 읽는 시대가 된 것이다. 바로 스마트 폰이 주범이다.

전에는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책을 펴들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보았다. 그러나 이젠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스마트 폰이라는 요술 상자 속에 빠져 있다. 스마트 폰이 지식과 정보는 줄지언정 종이책만큼 사고의 깊이를 더하고 지혜를 주지는 못한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책이란 넓디넓은 시간의 바다를 지나가는 배라고 했다. 가을이다. 우리 모두 이 계절만큼은 스마트 폰을 잠시 내려놓고, 대신 책을 펴들자. 책 속에서 인생의 향기를 느끼며 잃었던 나를 되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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