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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5.2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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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풍배.jpg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입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부탁하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입니다그러나 불행하게도 10명 가운데 3명은 몸이 아파도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주변에 없고, 10명 중 5명은 갑자기 목돈이 필요할 때 손을 벌릴 지인이 없다는 통계청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2022.2.24.) 낙심하거나 우울해도 10명 중 2명은 속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도 없을 만큼 한국인은 20%가 외로움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이는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사회적 고립감이 커진 것이란 분석입니다.

그러나 비단 코로나란 전염병 때문만은 아닐 듯싶습니다. 4차 산업 시대에 접어들어 스마트 폰이나. 인공지능이 사람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사람 사이의 소통 부재는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식당에 한 가족인 듯한 사람들이 들어와 한 식탁에 앉아 주문한 음식이 들어오기 전, 사람끼리의 대화는 들을 수 없고, 모두 스마트 폰을 꺼내어 정신없이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그 짧은 시간마저 참지 못하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황혼이혼이 급속히 늘고 있다고 합니다. 오랜 세월을 참고 살다가 이제는 자유롭고 남은 생이라도 평안하게 살고 싶다는 것이지요. 이혼 원인의 대부분이 신뢰 부족이나 일방적 인식의 틀에 갇혀 살다가 생긴 감정의 골이 쌓여 결국 막다른 골목까지 이른 것입니다.

널리 알려진 노부부 황혼이혼 일화는 소통의 부재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말해줍니다. 이혼한 노부부가 법정을 나올 때 이혼 절차를 맡아주었던 변호사가 마지막으로 저녁을 먹자고 권유했다고 합니다. 세 사람은 식당으로 들어가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주문한 음식은 통닭이었는데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마지막 선물하는 심정으로 할머니가 좋아했던 닭 날개를 찢어 주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응당 좋아할 줄 알았던 할머니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고 합니다. 세상에! 이혼하는 날까지 날개를 줘? 아니, 당신은 날개를 좋아했잖아? 내가 날개를 좋아해서 날개만 먹은 줄 알아? 나도 닭다리가 좋다고. 그럼 진작 싫다고 말하지 않았어? 두 사람은 다투고 헤어져 집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돌아간 할아버지는 아내가 했던 말에 심한 자책감이 들어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끝내 할머니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전화 받기를 거절했던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진심을 오해했다는 생각이 들어 후에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다른 사람의 목소리였다고 합니다. 남편께서는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습니다. 병원에 달려가 보니 할아버지의 핸드폰에서 보내려다 못 보낸 문자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여보, 미안해. 사랑해, 용서해 줘

우리 같은 세대는 감정표현이 서툽니다. 아니, 아예 입을 닫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자는 사랑하는 마음만 가슴에 담고 있으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자들은 그걸 꺼내어 내놓기를 원하지만,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습니다.

갈등은 어디서 올까요? 다 그런 것은 아닐지라도 대부분의 갈등은 소통의 부재에서 온다고 합니다. 소통이란 사물이 막힘이 없이 잘 통하는 걸 말할진대 이웃은 고사하고 부부간의 대화마저 끊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사람 대신 인공지능 기계와 소통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인공지능과 농담도 하고 스무고개 놀이도 합니다. 커튼 쳐 놓고 대화하면 사람인지 로봇인지 구분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TV 속 사람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기계는 영원한 기계일 뿐, 기계가 인간의 영혼까지 달래줄 수는 없습니다. 로봇은 웃을 수는 있어도 눈물을 흘릴 수는 없습니다. 소통하지 못하는 삶은 슬픈 삶입니다. 안타까운 삶입니다. 잠시 스마트 폰을 내려놔 보지요. 막혔던 입을 열고 기계 대신, 문자 대신 말을 해보면 어떨까요? 지난 521일은 부부의 날이었습니다. 21의 의미는 둘이 하나가 된다는 뜻이겠지요. 그날 하루만이라도 마주 한번 쳐다보셨나요? 곱던 얼굴, 어느새 골 깊은 주름이 가득하고 까마귀 같던 검은 머리는 서리가 하얗게 내린 것이 보이지는 않았나요? “여보, 고생했어요” “여보, 수고했어요누가 압니까? 이말 한마디가 막혔던 담이 무너지고 닫혔던 소통의 문이 활짝 열릴지./시인·소설가·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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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부재의 시대-(하루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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