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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5.2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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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을 세어본다

참 길구나

슬프다는 말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벽돌은 벽돌을 만나 벽이 되어간다

 

벽이 아닌 것이 되고 싶어 했을 텐데

벽돌을 쌓던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하며

바람 빠진 풍선처럼 웃었다

 

평생을 살고만 싶다고 말한 사람이나 평생을 죽고만 싶다고 말한 사람이나 모두 벽돌을 쌓는다

그들은 모두 무언가 묻고 싶은 말이 있다는 얼굴이다

 

그래도 쌓아간다는 건 좋은 일 같아

좋았던 날들을 기억하려는 마음 같아서

 

넌 뭐가 되고 싶었니

건축학과를 졸업한 현장관리인은 줄눈이 잘 나왔다고 말했다

수평이 쌓이면 벽이 되는구나

 

구체적 실천만이 있습니다 미지(未知)라니요

아무것도 슬픈 게 없습니다

 

더는 들킬 것도 없는데 손톱은 자라고

벽이 키운 것들은 언제나 감춰진 채 따뜻해진다

그건 완성이 아니다

갱신되는 벽에 가깝다

따뜻해진다는 건 알 수 없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

 

누군가를 데리러 가고 싶을 때 벽돌을 쌓는 사람이 있다

 

이승희, 벽돌을 쌓는 사람들

도신.jpg

감상

평생을 살고만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나 평생을 죽고만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나 모두 벽돌을 쌓는다라는 시인의 말처럼 산다는 건 곧 무엇인가를 쌓는 것이다. 그것이 행복이 되었든 불행이 되었든, 또는 즐거움이 되었든 슬픔이 되었든 말이다. “수평이 쌓이면 벽이 되는것처럼 우리는 삶이라는 무지의 텃밭에 수평을 만들고 의미를 쌓는다. 시인은 말한다. “벽이 키운 것들은 언제나 감춰진 채 따뜻해 진다라고.

자신의 삶에 대한 의미를 자신 만큼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 세상의 모든 벽은 감춰진 따뜻함이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삶이 소중히 다뤄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든 존재의 감춰진 따뜻함은 지켜줘야 하고 지켜져야 한다. 그것이 평등에 대한 존중이고 삶에 대한 존중이다./도신 서광사 주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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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신의 그대를 위한 詩 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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