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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을 맞으며

김풍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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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6.0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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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90세 가까이 되시는 고령의 할아버지가 종로세무서를 찾아왔다고 합니다. 큰 상을 받았는데 세금을 계산해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그때 직원은 고령이신데 이렇게 찾아오셨다고하니, 그는 세금을 최고로 많이 낼 수 있도록 계산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받아 본 세금 납부 통지서에 대하여서도 세금을 왜 이렇게 조금만 매기느냐며 우겨서 억지로 최대한 내도록 했더니 내가 애국 좀 하려는데 도와주지 않는다라며 섭섭해 했다고 합니다.(나라 잃은 서러움을 뼛속 깊이 느낀 그때 그 사람한효섭 칼럼에서)

이분은 바로 일제 강점기에 베를린 하계 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생의 이야기입니다. 선생은 나라 없는 식민지 국민으로서 아무것도 할 것이 없었다. 오직 달리고 달리는 것뿐.”이라고 했습니다. 수상 소감에서 기쁘지만, 웬일인지 기쁨보다는 알지 못할 설움만이 가슴에 북받쳐 울음만 나옵니다라고 했습니다. 우승 후 시상식에서 일장기가 게양되고 일본 국가가 울려 퍼지는 순간 죽음보다 더 아픈 고통을 겪었다고 합니다. 가슴에 단 일장기가 그렇게 한스러울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어찌 선수인 손 선생만 그렇겠습니까? 손기정 선수의 금메달 소식을 전하던 <조선 중앙일보>는 일장기를 일부러 흐리게 하였고 <동아일보>는 아예 일장기를 지워버렸습니다. 이에 따라 신문은 폐간되고 말았습니다.

나라 잃은 백성들의 서러운 모습이 이런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까지도 움직이는 것이, 나라 없는 백성들의 고통과 울부짖음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나라 없는 백성들의 고통을 분명히 보고 그들의 부르짖음을 듣고 이스라엘을 구원해 주셨습니다. 출애굽 때도 그랬고, 1948년에도 그랬습니다. 그들은 애굽에서 종살이하면서도, 나라를 잃고 전 세계로 흩어져 살면서도 정체성을 잃지 않고 결국 오늘의 이스라엘이 되었습니다.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입니다. 6월은 유난히 호국에 관련된 날들이 많습니다. 61일은 의병의 날로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 장군이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날(음력 422, 양력 61)이며, 66일은 현충일로 나라를 위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장병들과 순국선열의 충혼을 기리는 날입니다. 625일은 잊을 수 없는, 동족상잔의 전쟁이 일어난 날입니다. 1950625일 새벽, 북한군이 남북 군사분계선인 38선을 넘어 남침으로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629일은 제2연평해전이 일어난 날입니다.

대한민국의 평화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소중한 목숨을 바친 호국 영령들. 어찌 그들의 숭고한 정신을 잊을 수가 있습니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잊어가고 있습니다. 엊그제 초등학생에게 6.25 때 어느 나라가 쳐들어왔느냐고 물었더니 일본인가?”라고 대답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나라 사랑은 백번 천 번 외쳐도 부족합니다. 우리는 광복한 지 겨우 77, 6.25 동족상잔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은 지금, 나라를 위해 하나밖에 없는 고귀한 생명을 바친 호국 영령들을 어찌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이렇게 말했지요. 인류의 문명은 도전과 응징이라 정의했습니다. 개인은 말할 것도 없고 문명마저도 닥쳐오는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한다면 생존하고 번영하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결국 존립 자체가 어렵다는 말입니다. 로마의 전략가인 베제티우스는 진정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라고 했습니다.

소멸시효란 말을 들어보셨지요? 모든 채권 채무는 일정한 시간이 경과 하면 권리가 소멸한다는 말입니다. 잠자는 권리는 보호할 가치가 없다네요. 평화를 지킬 능력이 없는 국민은 평화를 누릴 자격이 없다고 한다면 지나친 말일까요?

지금 소련과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약하다고 생각할 때 침략당합니다. 장비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것이 바로 의지입니다.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라고 하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지금까지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호국의 정신력입니다. 6월 호국의 달을 맞이하여 다시 한 번 고귀한 목숨을 바친 선열의 고마움을 새겨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시인·소설가·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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