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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꽃

김풍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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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6.2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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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에 피는 꽃은 붉다/붉은 피꽃이다//꺽인 청춘/붉은 넋이 되어/꽃잎마다 서려 있다//맨손의 영웅들은/ 고지마다 전설을 남기고/들꽃이 되어 붉게 피어났다//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붉은 꽃들/어찌 이 나라꽃들만 붉으랴/세계 열여섯 나라꽃들도 함께 붉다//비목은 쓰러지고/노래는 사라지고/진실마저 외면되어 유월의 꽃은 서럽다//꽃잎은 빛이 바래고/꽃이 진다//아직도 유월은 활화산인데...

 

이 시는 필자가 20여 년 전 대전 현충원에 갔다가 쓴 유월의 꽃이라는 졸시의 전문입니다. 나라를 지키다가 장렬하게 목숨을 바친 호국 영령들을 생각하면서 차마 그대로 발길을 돌릴 수 없었습니다. 몇 년 후 우연히 부산에 있는 유엔기념 공원을 가게 되었습니다. 부산광역시 남구에 있는 유엔군 전사자 묘지였습니다. 재한유엔기념공원이라고도 부릅니다. 비치되어있는 안내문을 보았습니다. 6.25 한국 전쟁 당시에 유엔군 전몰장병들의 유해를 안장하기 위해 조성된 공원으로 19511. 전사자 매장을 위해 유엔군 사령부가 전국 각지에 흩어져 가매장되어 있는 유엔군 전몰장병들의 유해를 안장하였다고 했습니다.

기념공원 안에는 한국 전쟁 중 전사한 4만여 명의 유엔군 전몰장병들의 이름을 새긴 유엔군 전몰장병 추모비와 유엔군 사진 자료와 기념물을 전시한 기념관, 그리고 유해가 안장되어있는 묘역이 있었습니다.

공원을 둘러보면서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독립된 지 겨우 5년에 불과한 극동의 조그만 나라를 위해 그리고 세계 평화와 자유를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그들의 이름들을 훑어보면서 물었습니다. 만일 그들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과연 우리 대한민국이 지금 존재할 수 있었겠는가? 나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졌습니다.

당시 소련 수상 흐루쇼프 회고록에 따르면 김일성은 남침 공격을 위한 완벽한 계획서를 가지고 19493월 소련을 방문해 스탈린을 만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19501월 김일성은 두 번째로 모스크바를 방문해 군 지원 요청과 남침 승인에 대한 확답을 받았습니다. 인민군은 612일부터 훈련을 가장해 38선 인근으로 이동하면서 623일까지 모든 준비를 마쳤고 24일에는 해병대 병력을 실은 인민군 수송선이 동해안으로 출항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남한 정부에 평화통일안을 제의하며 연막작전을 폈습니다. 그때 남한에서는 전쟁 발발의 위기 상황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624일 자정을 기해 비상경계령 해제와 더불어 전 장병 2분의 1 에게 휴가를 주어 외출과 외박을 시켰다고 하니 전방 장병 절반 이상이 텅 비어 있었던 것입니다. 1953727일까지 31개월간 동족상잔의 비극적인 전쟁이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전쟁 발발 3일 만에 서울이 함락되고 결국 낙동강까지 밀려 내려와 남한의 10%밖에 남지 않은 경상도 일부 지역에서 국군과 유엔군의 필사적인 저지로 이 나라를 지켜낸 것입니다. (다음 카페 꼭 기억해야 할 두 분의 이야기에서)

이 전쟁으로 인하여 31개월 동안 20만 명의 미망인과 10만 명의 고아와 1.000만 명의 이산가족이 발생하였고 남북한 군인 사상자와 민간 사상자를 합하여 약 600만 명이나 되는 엄청난 재앙을 가져왔습니다. 한국 전쟁으로 인하여 16개국 나라의 젊은이들이 목숨을 바쳤습니다. 이제 한국 전쟁이 발발한 지 어느덧 72년이 흘렀습니다. 전쟁에 참여하셨던 어르신들은 100세가 넘었으니 대부분 이 세상에 계시지 않을 것입니다. 필자도 어렴풋이 당시 기억의 조각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그때 태어난 아이가 이제 70 고령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전쟁의 참혹함과 처참함을 상상으로만 그릴 뿐 실감하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풍요와 번영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이 되었고 문화 강국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 북한은 동해상을 향하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습니다. 올해 들어 18번째입니다. 북한은 현재 7차 핵실험도 준비 중이라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여전히 이 땅은 활화산입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라고 했습니다. 이 땅에 다시는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6.25의 교훈을 새기고 또 새겨야 할 것입니다./시인·소설가·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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