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9(화)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22.07.27 11:19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김창환.jpg


국회의원들이 53일간 국회가 멈춰 있었는데도 세비 1,285만원을 받았다. 참으로 비겁한 사람들이고 양심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올해 국회의원 공식 연봉은 15,426만원이다. 이 액수만으로도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하는 직업별 평균 소득 최상위권이다.

그런데 이와 별도로 업무추진비, 차량유지비, 사무실 소모품비, 각종 명목으로 각 의원에게 책정된 1인당 지원금 평균 액수가 1153만원이다. 의원실마다 8명씩 둘 수 있는 보좌진 인건비로 또 5억원 안팎이 소요된다. 모두 합치면 의원실 하나를 운영하기 위해 국민 세금으로 한 달에 75000여만 원이 투입된다. 두 달간 45백억 원이 소요된다.

별도로 해외 시찰 명목의 해외여행도 국민 세금으로 간다. 국회에서 싸우거나 외유성 출장을 다니고, 법적 처벌을 피하거나 민간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가로막는 법안을 양산하는 이들에게 국민들은 수천억 원의 세금까지 주고 있다. 두 달간 천문학적인 45백억 원이 지급됐다. 근로자 노동자에게 무노동 무임금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국민소득 대비 연봉은 3.36배로 미국(2.48), 일본(2.11), 영국(2.23), 프랑스(2.10) 등 선진국 의원보다 높다. 자기 월급을 자기들 마음대로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연말이면, 언제나 여야가 한통속이 돼 몰래 세비 인상안을 통과시킨다. 특수활동비를 삭감한다면서 업무추진비를 올리는 식으로 국민 눈을 속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본의 경우 의회는 코로나 고통을 분담한다며 지난 2년간 세비 20%를 자진 삭감했지만, 우리 국회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계속 세비를 올렸다. 역대 국회에서 ‘1호 법안이 원안 그대로 가결된 것은 16대 당시 세비 증액 법이었다. 지난 국회에선 초선 당선자들이 합동 연찬회에 참석한다며 국회 내 300m 거리를 버스 6대로 이동했다. 의원들이 해괴망측한 의전이란 명목으로 받고 있는 각종 특전 또한 상식을 넘는다.

대통령제인 우리보다 의원내각제로 운영되는 유럽 의원들의 위상과 역할은 더 높고 크다. 하지만 이런 나라들 의원은 국가로부터 꼭 필요한 수준의 지원만을 받는다. 직접 운전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의원들이 작은 사무실에서 수시로 야근을 하고, 의원 2명이 비서 1명을 공동으로 쓰면서 의정 활동 준비는 거의 전부 직접 한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일하라고 하면 당장 그만둘 의원이 많을 것이다. 바로 여기에 놀면서 싸우기만 하는 한국 국회의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국회의원이 되면 출세와 영예, 특전이 단번에 보장되니 수많은 사람이 정치판으로 몰려든다. 이들이 300개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것이 한국 정치다. 바늘구멍을 통과해 의원님자리를 차지하면,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 지상과제가 된다. 그러려면 지도부에 잘 보여야 하고, 다음 선거에 공천을 받아야 하기에 그 가장 확실한 방법이 여야 싸움에 앞장서는 것이다. 정치쇼에 능해야 롱런할 수 있다.

방법은 있다. 국회의원을 일은 너무 많고 혜택은 너무 없는, 매력 없는 자리로 만들면 의원 배지 쟁탈전은 크게 감소할 것이다. 박봉에 혜택 없이 국정에 봉사하는 사람들이 모이면 무의미한 정쟁은 자연스레 줄어들게 될 것이다./김창환(한서대학교 연구교수)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태그

전체댓글 0

  • 53131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국회의원의 몰염치와 부도덕한 양심을 告한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