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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세상을 향하여

김풍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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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7.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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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펼쳐 들면 제목만 보아도 섬뜩할 때가 있습니다. 온통 세상이 어지럽고 부조리하고 죄악이 들끓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아름답고 따뜻하고 바르게 사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어떻게 우리나라가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문화강국, 질서와 치안의 천국, 불과 70여 년 만에 최빈국에서 10대 경제 대국이 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연일 신문에는 가시 돋친 제목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어느 지인이 보내 준 글을 보면서 저절로 고개가 끄덕이며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어느 외교관이 우리나라의 언론의 행태를 꼬집는 글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예수가 죄 없는 자,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라고 발언하면 한국 언론은 <예수, 매춘부 옹호 발언 파장> <잔인한 예수, 연약한 여인에게 돌 던지라고 사주>라고 쓴다고 했습니다.

요한복음 8장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유대교 지도자들은 간음하다 현장에서 들킨 여인을 예수님께 끌고 왔습니다. 율법은 간음한 여인에게는 돌로 쳐 죽이라 했습니다. 그들은 사랑과 용서를 가르치신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리기로 한 것입니다. 돌로 쳐 죽이라 하면 사랑과 용서는 거짓이 되고 용서하라고 하면 율법(하나님의 법)을 어기는 꼴이 되는 것입니다. 그때 예수님은 땅바닥에 무언가 쓰시며 침묵하셨습니다. 그때 그들이 재촉하자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하셨습니다. 양심의 가책을 받은 무리가 다 물러가자 그 여인에게 다시는 같은 죄를 짓지 말라며 용서해 주셨습니다. 이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앞뒤 다 잘라내고 위와 같은 제목으로 보도한다면 얼마나 사실을 왜곡한 것인가요?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주장할 것입니다.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고 한 건 분명한 사실이 아니냐? 또는 여인을 정죄하지 않고 놔 준 건 분명한 사실 아니냐?

또 한 예를 들었습니다. 예수가 위선적 바리새인들에게 분개하여 독사의 자식들아라고 꾸짖은 데 대하여 한국 언론은 <예수, 국민들에게 X새끼 발언 파문>이라고 쓴다고 했습니다. 이런 예()14가지나 나열하여 꼬집었습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얼마든지 뒤집거나 왜곡하여 표현할 수 있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글이었습니다.

자기 말이 자신의 세상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고 표현하느냐에 따라 그의 미래는 달라집니다.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의 앞에는 희망이 놓여 있고, 매사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사람 앞에는 좌절과 포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간의 기분은 전염성이 강합니다. 타인의 행복한 모습을 보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게 되고 슬픔을 보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납나다. 긍정적 기사를 읽으면 희망이 솟고 부정적 기사를 읽으면 분노가 치솟습니다. 의도된 악의적 문장 하나가 얼마나 세상을 어둡게 하고 어지럽히는지요?

사람들에게 ‘+’그려진 카드를 보여주면 수학자는 덧셈이라고 하고 산부인과 의사는 배꼽이라고 합니다. 목사는 십자가라 하고 교통순경은 사거리라 하고 간호사는 적십자라 하며 약사는 녹십자라고 대답합니다. 이들의 대답이 틀렸는가요? 아닙니다. 보는 입장이 다를 뿐입니다. 틀린 것이 아니고, 다를 뿐입니다.

같은 비판 보도라도 새로 출범하는 정부를 진심으로 걱정해 국민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뉴스의 톤이 있고, 아예 정부가 좌초되기를 바라는 식으로 읽히는 톤이 있다라는 어느 방송국 노조의 성명을 보았습니다.

인생을 바꾸고 싶으면, 세 가지 버릇을 고치라는 말이 있습니다. 첫째는 부정적 생각을 하는 마음 버릇을 고치는 일이요, 둘째는 비난과 불평하는 입버릇을 고치는 일, 셋째는 찌푸린 얼굴의 몸 버릇을 고치는 일이라 했습니다. 밝은 세상을 만드는 건 우리 모두의 일입니다. 아름다운 문장을 읽다 보면 마음도 아름다워집니다. 해결책을 제시하는 따뜻한 비판, 희망과 용기를 주는 밝은 말, 밝은 글로 가득한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시인·소설가·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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