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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아껴라

김풍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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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8.03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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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습니다. 물론 지금이 중복을 지나고 며칠 되지 않았으니 더운 건 당연하겠지만, 참으로 덥다는 소리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글을 쓰려 해도 생각이 떠오르지 않고 책을 읽어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억지로 몇 가지는 했지만, 하루를 허송한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 중독 아닌가?’ ‘이렇게 더울 때는 쉬어도 돼또 다른 내가 위로하고 변명하지만, 그래도 손에 쥔 것 없는 하루가 찜찜합니다. 문득 오늘 내가 헛되이 보낸 시간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얼마 전 직장 후배 한 분을 만났습니다.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 배움을 시작하여 정년 후에도 학업을 계속해서 모 대학교 교수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를 만난 후, 문득 인생의 황금기를 그냥 놓쳐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직장 일에 충실했지만, 내 개인적 계발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가니 새록새록 흘러간 시간이 아쉽기만 합니다.

인생에서 돌이킬 수 없는 네 가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쏘아버린 화살과 내뱉은 말, 지나간 시간과 게으름의 결과라고 합니다. 시간을 활용하지 못한 지나간 세월은 갈수록 안타까워집니다. 그래도 정년 후에 나름대로 이것저것 좌충우돌 살아왔습니다. 스스로 위로하며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니 마음만 앞설 뿐 몸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그땐 시간이 이렇게 귀한 줄을 몰랐습니다. 정말 무한정한 시간일 줄 알았습니다. 그랬으니 세월을 그렇게 보내고 말았습니다.

인도를 최초로 통일한 아소카 왕이 남긴 죽음의 교훈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왕의 동생이 허랑방탕한 생활을 하던 중 하루는 국법을 어겼다고 했습니다. 왕은 동생에게 일주일 뒤에 처형하겠다며 특별히 은총을 베풀어 그 일주일 동안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동생은 어차피 일주일 후에 죽을 몸이니 마음껏 즐기다 죽자라고 마음먹고 첫날에는 온종일 진수성찬에 여자들과 즐기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험상궂게 생긴 장사가 나타나 이제 죽을 날이 엿새 남았다라고 외치며 지나갔습니다. 다음날에도 와서 이제 닷새 남았다다음날에도 이런 식으로 죽을 날을 알려 주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죽을 때가 열두 시간 남았다고 알려 주더니 매시간 찾아와서 남은 시간을 말해주었습니다.

드디어 처형 시간이 되어 동생이 왕 앞으로 끌려왔을 때 왕이 물었습니다. ‘그래 일주일 동안 잘 지냈느냐?’ 그러자 동생이 잔뜩 풀이 죽어 험악한 저 사람이 시시각각 죽을 시간을 세고 있는데 무슨 재간으로 즐길 수 있어요?’ 하며 대답했습니다. 그때 왕이 말하기를 저 사람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저승사자는 매일매일 너를 찾아와서 죽을 날짜를 셈하고 있단다라고 했습니다. 이에 동생은 크게 깨닫고 시간의 소중함을 알아 열심히 살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애환을 보며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워합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시한부 인생을 살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모두 다 시한부 인생을 살지만, 그걸 망각하고 살뿐입니다. 남은 시간을 알려 주는 생명 시계가 없는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평균 수명의 나이가 가까워질수록 조바심뿐입니다. 지금만 같은 생각을 진즉 했더라면 좀 더 멋진 삶을 살았을 걸 하며 남은 생을 가늠해보기도 합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르다고 했으니 더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도 합니다.

서양 사람들은 시간을 돈으로 따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간은 금이라고도 합니다. 누구나 똑같이 하루 24시간을 주었지만, 활용하는 시간은 저마다 다릅니다. 이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시간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어떤 이는 인생의 성공 실패는 90%가 시간 관리에 달려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허송한 날은 살지 않은 날과 같다. 오늘 하루를 오르지 않으면 어찌 산을 오를 수 있으며 오늘 하루를 흐르지 않으면 어찌 바다로 내려갈 수 있겠는가?’ 어느 날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생각난 글을 메모해 두었던 오늘이란 글입니다. 게을러지는 나를 바라보며 스스로 다그칩니다. ‘세월을 아껴라! 세월은 결코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시인·소설가·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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