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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11.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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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천/전 서산시 부시장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경기의 막이 열렸다. 세계 축구인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가 중동의 카타르에 쏠려있다. 22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서 ‘손흥민 보유국’ 우리나라는 원정 두 번째 16강 진출을 노리고 있다. 월드 스타이고, 태극전사의 주장인 손흥민 선수는 ‘서산의 손자’이다.

20년 전인 2002년, 월드컵 경기를 개최한 우리나라는 “대~한민국! 짜자작 짝짝!!!”, 붉은 물결 속에 박수와 함성의 도가니였다. 집에서, 거리에서, 광장에서 하나가 되어 마음껏 소리 지르고 태극기를 흔들었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열망은 4강 신화를 이루어 냈다. 붉은 악마, ‘악마’라는 단어조차 친근했던 시기를 함께 하며 뭉클했던 기억은 역사에 몇 안 되는 감동을 주었다. 그 뿌듯했던 순간이 지금 손흥민 팀에 의하여 카타르에서 되살아나기를 간구한다.

손흥민 선수의 오늘이 있기까지 서산 출신으로 손 선수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고 ‘그 아들에 그 아버지’인 셈이다.

손흥민 선수가 빼어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여러 요인 중 핵심은 그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의 ‘열린 교육’에 있다. 현재, 춘천에서 축구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손 감독은 U-23 국가대표 등 축구 선수로 활약했으나 안타깝게도 부상으로 인해 선수 생활을 일찍 마감했다. 그 계기로 스페인, 독일, 브라질 등을 돌아다니면서 그들의 유소년 축구를 접했다.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손 감독은 춘천 FC를 창설했고, ‘즐기는’ 축구를 모토로 아들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특히, 차남 손흥민은 아버지의 개인 교습을 받으면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탄탄한 개인기와 기본기를 차근차근 익혔다. 손 감독은 기본기를 다지기 위해 공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을 때까지 패스나 다른 기술은 가르치지 않았다고 한다. 손 감독은 축구 강국들의 유소년 축구 시스템을 충분히 벤치마킹하고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이다.

또한 지나칠 수 없는 점은 아버지 손 감독의 엄청난 희생과 열정이 들어있었다는 점이다.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 아버지 손 감독은 온갖 힘과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그리고 축구 실력적인 부분을 떠나서 스포츠맨으로서 보여주는 올바른 자세와 인성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참된 교육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료: 나무 위키)

손 선수의 아버지이자 스승이기도한 손 감독이 어릴 적 체계적으로 축구를 할 수 있게 된 계기 가운데 하나를 소개한다. 어쩌면 ‘우연’이 손 감독 축구인생의 변곡점이 되었을 수도 있다.

서산에 유소년 축구 팀 지도자가 있었다. 부춘초등학교에서 훈련하던 어느 날 선수들의 체력단련과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인지초등학교까지 달리도록 했다. 그 때 운동장에서 홀로 축구공을 만지던 소년이 눈에 띄었다. 그 지도자는 소년을 불러 “축구 좋아하니? 축구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이에 소년은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이에 유소년 축구팀에 합류시켰다. 지도자는 이 소년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며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소년은 체력 조건 등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가르침을 잘 따랐다. 때로는 지도자 집에서 숙식하며 머물도록 해주었다. 지도자의 어머니는 지금도 그 소년을 ‘참 순하고 착실했다’고 기억한다.

밥을 지으려고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다가와서 거드는 등 무엇이라도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지도자는 그 소년을 경제적으로 부담 없이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축구부 감독과 친분이 있는 춘천 소양중학교에 추천했다. 손 감독이 춘천에 정착하게 된 계기다. 소년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성장하여 청소년 국가 대표, 88올림픽 대표를 지냈다. 손 감독은 은퇴 후 많은 팀의 감독제의를 뿌리치고 제2, 제3의 손흥민을 발굴하기 위하여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외부 지원을 전혀 받지 않고 수백 억 원을 들여 ‘축구아카데미’, ‘손흥민 축구공원’을 만들어 춘천을 축구의 메카로 조성했다.

손 감독은 어릴 적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을 기억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어린 선수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손흥민 선수를 춘천 출신이라고 한다. ‘서산의 아들일 수도 있었을 텐 데’를 생각해 보면 참 아쉽다.

만일 예전에 손 감독이 고향 서산에서 축구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면 어땠을까? 성공 후에 관심을 갖는 것보다 각 분야에서 유망주를 발굴하여 지역인재로 양성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손 감독에게 어릴 적 하나의 계기를 만들어 준 지도자는 필자의 동생이고, 숙식을 마련해준 분은 필자의 어머니다.

24일 한국 대표 팀이 강호 우루과이와 첫 경기를 치른다. 손흥민 선수는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검정색 안면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서는 모습이 안쓰럽다. 월드컵의 큰 별로 반짝이기를 간절히 염원한다./전 서산시 부시장(ka12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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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의 손자 ‘손흥민’ 월드컵의 ‘별’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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