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또 한 해를 보낸다

김풍배 칼럼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22.12.27 20:32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김풍배.jpg

 

또 한 해를 보냅니다. 세월의 빠름을 가리켜 흔히 흐르는 물 같고 화살 같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 느낌은 더한 듯합니다.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지난 세월을 돌아보게 됩니다. 기뻤던 일, 보람 있었던 일, 마음 아팠던 일, 후회스러운 일 등을 생각해보며 성찰하고, 맞이하는 새해를 설계합니다.

올 한해를 돌아봅니다. 봄에는 서산지역에 산재해 있는 문화유적을 탐방했습니다. 파나마운하나 수에즈운하보다 무려 400년이나 앞설 뻔했던 굴포운하 유적지며 유방택 천문기상과학관이나 검은여 방문 등 내 고장 문화유적지를 둘러봄도 큰 즐거움과 유익이 되었습니다. 또한 가을에는 박두진문학관을 거쳐 조명희문학관을 방문했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진주 유등축제를 관람했던 일, 예당호에서 전 교인 야외예배에 참여했던 일도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충남문화재단의 도움으로 칼럼집 『걸림돌을 디딤돌』을 간행한 일, 모 권사님의 후원으로 신앙시집 『십자가를 그려보셔요』를 재판하였으니 이 또한 감사한 일입니다. 참조은주간보호센터에서 목요 예배를 개설하여 복음 사역을 한 것과 한주도 거르지 않고 서산타임즈에 칼럼을 연재한 일도 보람을 느낍니다. 무엇보다도 목회자로서의 사명을 감당하도록 나와 나의 가정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생각해보면 감사할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한분 한분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면서 감사하며 축복기도를 드립니다. 탁상용 달력의 뒷장을 넘겨봅니다. 빼곡히 적혀있는 행사 메모가 결코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음을 증명합니다.

한 해를 돌아보며 결산해보는 일도 젊은 날과 노년의 한해는 느낌이 전혀 다릅니다. 가까운 사람이 하나씩 홀연히 연기처럼 사라짐을 보고 들을 때마다 현재의 내가 문득, 낯선 존재로 다가오며 가벼운 흥분마저 느끼게 됩니다.

부자의 만원이 청춘의 시간이라면 거지의 만원은 노년의 시간이라 할까요? 그래서 점점 시간의 소중함이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한 시간이 아깝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란 말이 있듯이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게 됩니다.

그러나 꼭 노년의 삶만 시간이 아까운 걸까요? 아닙니다. 시간은 금이라는 서양 속담이 있습니다. 시간을 지배하는 자가 성공한다고 했습니다. 1년은 우리에게 똑같이 8,760시간을 나눠줍니다. 하루하루를 보람 있고 행복하게 보낸다면 1년이 그렇게 될 것이고, 그렇게 쌓인 일생이 그렇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여야 보람찬 하루, 후회 없는 하루하루가 될까요?

첫째로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누구도 대충대충 살아 성공한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지금과 여기입니다. 미치지 않고는 성공하지 못합니다. 후회 없는 삶은 바로 최선을 다하는 일입니다.

두 번째는 자족하는 일입니다. 남의 손에 든 떡이 커 보인다는 속담처럼 어떤 사람도 자기 직업에 100% 만족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합니다. 그러나 내게 주어진 일이 천직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달라질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라고 말했습니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결국, 자족이 행복과 보람의 비결인 셈입니다.

세 번째로 감사하며 사는 일입니다. 아무리 능력 있는 사람이라도 자기 혼자서는 이룰 수 없습니다.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이 있게 마련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있습니다. 감사는 또 다른 감사를 부른다고 합니다. 하루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산다면 그것이 한 달이 되고 한 해가 되겠지요.

드디어 2022년과 작별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얼마만큼 내 삶에 최선을 다했는가? 스스로 만족하게 여기며 어떻게 감사한 마음으로 살았는가를 돌아봅니다. 이제 설레는 마음으로 2023년을 맞이합니다. 어떤 황홀한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시인, 소설가, 수필가

태그

전체댓글 0

  • 12749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또 한 해를 보낸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