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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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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3.0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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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jpg
이철수 전 서산시의회 의장

밤새 단잠을 설친 진돌이

보금자리 처마밑에 서생원이 밀어 낸

흙 무데기에 코를 박고 낑낑

갸웃 갸웃 머리 조아리며

서생원 나와라 나와 목청 돗군다


단추구멍 같은 두 눈 회번덕거리며

호시탐탐

진돌이 밥상을 더듬어 도시락 싸들고

잽싸게 하수구 시궁창으로

도망치던 서생원


어제 밤

진돌이 안방밑에 아방궁을 짓고

신혼방을 꾸민 모양이다

캄캄한 시궁창으로 출퇴근할 망정

손자병법 정도는 익혔나 보다

지피지기는

백전백승 이고

등잔밑이 어둡다는 것을 알아챘으니


도둑놈 잘 쫓기로 소문난 진 돌이 체면

개망신 당했으니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겠다


감나무 끝에 앉아있던 참새가

한마디 거든다

서생원 나으리 먹고사는데

너무 목숨거는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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