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립박물관 건립 최적지는 서산
[특별기고] 이완섭 서산시장

충남도립박물관은 단순히 유물을 보관·전시하는 건축물로서의 기능을 넘어 충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데 모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줄 핵심 인프라라는 생각이다. 도립박물관이 어디에 자리를 잡느냐는 것은 곧 충남의 문화·관광·경제 생태계를 크게 좌우할 중요한 사안이다. 그렇다 보니 여러 지역에서 자기만의 강점을 내세우며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서산이야말로 충남도립박물관이 자리잡을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역사·문화유산의 보고
서산은 고대부터 한·중·일 교역이 활발했던 해상문화의 요충지로 백제 문명과 불교·유교 전통이 공존하며 깊은 뿌리를 내려왔다. 국보 제84호인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을 비롯해 부장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금동관모·철제 초두·청동거울 등은 삼국시대부터 서산이 해상교류의 중심지였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또한 개심사나 명종 태실과 같은 유적에서 확인되듯 불교와 유교 문화가 어우러진 흔적도 곳곳에 남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귀중한 문화유산을 한데 모아서 보관·전시할 마땅한 시설이 없다 보니 상당수가 외부에 나가 있거나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립박물관이 서산에 들어서게 된다면 이러한 자산을 체계적으로 모으고 교육·연구 및 관광자원으로 연계해 충남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더욱 빛나게 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 세계가 주목하는 생태·관광 자원
서산은 이미 해미국제성지를 통해 세계 천주교인들의 순례지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가로림만과 천수만에 서식하는 철새와 다양한 해양생물들은 말 그대로 생태의 보고(寶庫)로서 그 가치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생태환경을 문화·관광과 결합했을 때의 시너지효과는 실로 무한하다.
또한 현재 조성 중인 가야산 산림휴양 복지단지 역시 머잖아 자연과 휴식, 문화를 결합한 새로운 체험 공간으로 탄생하게 될 것이다. 도립박물관이 서산에 들어선다면 문화와 자연을 아우르는 다양한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더욱 폭넓은 경험과 추억을 선물하게 될 것이다.
◇ 육·해·공을 잇는 편리한 접근성
도립박물관은 관람객들이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할 교통 인프라 역시 필수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2028년 개항 예정인 서산민항은 서산을 전국 주요 도시 및 지구촌과 직접 연결하고 서산 대산항은 국제 크루즈선을 타고 온 많은 관광객들이 충남에 첫발을 내딛는 관문이 될 것이다.
여기에 내포-태안 철도와 충청내륙철도가 서산공항역과 연결되면 충남 전역을 아우르는 교통망도 확보된다. 이처럼 서산이 보유한 육·해·공 입체 교통망은 관람객의 원활한 유출입을 보장하고 도립박물관을 방문하는 모든 이가 충남의 우수한 관광자원을 고루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게 된다.
◇ 도립박물관 유치가 불러올 ‘문화시너지’
서산에 충남도립박물관을 유치하면 충남 전체가 ‘문화르네상스’로 도약하는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다. 박물관이 전시물을 진열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각종 학술세미나와 문화행사를 통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배움과 소통의 장을 제공하고 관광객들에게는 충남을 새롭게 보는 눈을 뜨게 할 것이다.
또한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이 운영되면 학생과 전문가,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교류할 수 있고 숙박·음식점·특산물시장 등 지역경제에도 활력이 돌게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서산뿐만 아니라 충남 전체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를 잡게 된다.
◇ 박물관도 살고, 서산도 살고, 충남도 산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에서 보듯 박물관은 ‘보기만 하는 전시관’을 넘어 사람들이 상상력과 호기심을 마음껏 펼치는 살아 있는 무대가 될 수 있다. 서산이 오랫동안 쌓아온 역사·문화·생태 자산과 앞으로 펼쳐질 무궁한 잠재력에 ‘도립박물관’이라는 든든한 날개가 달린다면 우리 충남의 미래가 더욱 밝아질 것은 분명하다.
서산이야말로 충남도립박물관이 자리 잡을 최적지라는 강한 믿음 아래 충남 전체가 역사의 뿌리를 찾고 문화로 하나 되어 더 큰 미래로 나아가는 길에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 그렇게 해서 도립박물관은 서산을 살리고 서산은 충남을 살리고 충남은 박물관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하며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거듭나는 상생 발전의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