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산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은 대한민국 공군력의 중심으로, 국가 안보를 위해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공군기지 인근 주민들은 오랜 시간 동안 전투기 소음으로 인해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감내해 왔다. 특히 서산시 해미면, 고북면, 운산면, 음암면, 수석동, 석남동 지역은 소음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꼽힌다. 국방의 의무를 감내하며 희생하는 주민들의 고통은 일상적인 불편을 넘어, 건강 문제와 지역 경제의 약화라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2023년 기준, 서산시에서 소음 피해 보상 대상에 포함된 가구는 4,567가구이며, 해당 인구는 9,278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해미면 일대는 전투기 소음이 하루 평균 8시간 이상 80데시벨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소음 안전 기준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 고북면과 운산면의 경우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속적인 소음 노출로 인해 주민들은 스트레스, 불면증, 이명과 같은 건강 문제를 호소하며, 일부 주민들은 일상생활에서 난청 증상으로 인한 어려움까지 겪고 있다.
소음 피해는 농업 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서산시는 고품질 농산물의 주산지로 잘 알려져 있으나, 소음 피해 지역이라는 이미지와 농업 활동의 제약은 농산물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특히, 서산의 주요 생산품인 쌀, 고구마, 마늘은 소음 피해 지역 내에서 주로 재배되지만, 이러한 피해는 농민들의 작업 환경을 악화시키고 소비자 신뢰도까지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소음으로 인해 농작업 시간을 제한받는 경우가 많아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농민들의 소득 감소로 직결되고 있다.
또한, 소음 피해로 인해 부동산 가치 하락과 지역 경제 침체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소음 피해 지역 주민들은 자신의 재산 가치를 제대로 보존하지 못한 채 피해를 감수하고 있으며, 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다. 지역 주민들은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이 단순히 군사적 역할을 넘어, 주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은 공군 제20전투비행단과 지역 사회 간의 협력을 통해 소음 피해 지역 농산물을 우선 구매하는 정책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 정책은 단순히 지역 경제를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국가와 주민 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군부대와 공공기관의 급식 사업에 서산 농산물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거나, 납품 계약에서 지역 농산물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수적이다. 서산시와 충청남도는 중앙정부와 협력하여 소음 피해 지역 농산물을 홍보하고 판로를 개척해야 한다. 전국 단위의 대형 마트, 군납, 공공기관 급식 등을 통해 서산 농산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캠페인을 전개해야 하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소음 피해 지역 농산물에 대해 품질 인증 마크를 부여하고, 이를 브랜드화하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소음 피해 보상 제도를 보다 현실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재 피해 보상은 주로 금전적 보상에 국한되어 있어, 주민들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소음 피해 지역 주민들을 위한 의료 지원, 생활 환경 개선 사업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피해 보상 기준을 강화하고, 보상 금액을 현실화함으로써 피해를 실질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군부대와 인근 지역 주민들 간의 상생을 위해 민·군 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예를 들어, 소음 피해 지역 내 청년 농업인을 지원하거나, 소음 피해 주민들에게 우선적인 일자리 제공 기회를 부여하는 정책을 통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이 지역 주민들에게 농업 기술 교육이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지역 농업 경쟁력을 높이고 주민들의 경제적 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서산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은 단순히 국가 안보의 최전선에 있는 군사 기지가 아니라,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파트너로 거듭나야 한다. 주민들은 국가 안보를 위해 오랜 시간 희생해 왔으며, 이제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해야 할 때다. 정부와 서산시는 피해 지역 주민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구체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소음 피해 문제는 단순히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문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피해 주민들이 더 이상 고통을 감내하지 않고도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모든 관계 기관이 협력하여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이는 국가와 국민 간 신뢰를 회복하고, 사회적 통합을 이루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문제는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군사 기지와 인근 주민들 간의 갈등은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되고 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군사 기지 주변 지역 주민들이 소음 피해를 입었을 때, 군은 비행 경로를 변경하거나 소음 저감 기술을 도입해 피해를 최소화하였다. 뿐만 아니라 피해 주민들을 위해 의료 지원과 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도 마련되었다.
영국에서는 RAF(왕립공군) 기지 주변의 주민들과 협력하여, 소음 피해 지역 농산물을 우선 구매하는 정책을 도입한 사례가 있다. 이 정책은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었으며, 소음 피해를 해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서산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이 주민들과 협력하여 소음 피해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