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3(월)

기획
Home >  기획

실시간뉴스

실시간 기획 기사

  • [마을지킴이 90] 김일순 동문1동 새마을부녀회장||“건강이 따라주는 한 봉사활동은 쭈욱~”
    김일순(57ㆍ사진) 동문1동 새마을부녀회장은 매년 김장을 2천포기 가까이 한다. 자신의 식구들만 먹는다면야 몇 십 포기면 충분하지만 김 회장이 챙겨야 될 식구들은 엄청나게 많다. 주위의 어려운 이웃 모두가 그녀에게는 식구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이 이렇듯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6년 전, 당시 통장님의 적극적인 권유 때문 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새마을운동을 아직도 하고 있나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큰 관심이 없었죠. 하지만 과거의 개발사업 위주가 아닌 봉사단체로서 변모한 새마을운동의 모습에 반해 열심히 하게 됐습니다.” 봉사활동의 매력에 반한 김 회장은 지난 6년간을 참으로 바쁘게 보내왔다. 집수리, 도배, 장판 깔기, 거동 불편하신 어르신 돌봐드리기 등 봉사의 손길이 필요하다면 만사 제쳐 놓고 뛰어다녔다. 근래에는 열악한 재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배추, 고구마, 마늘 같은 농작물을 직접 가꾸기 시작했다. 농사라고는 지어보지 않은 터라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나중에 기뻐할 불우이웃들의 얼굴이 눈앞에 선했던 까닭에 모두 이겨낼 수 있었다. “동문1동만 해도 서산 시내라고 회원들이 농사에 익숙하지 않더군요. 처음에는 많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지금은 제법 농사짓는 흉내는 내고 있습니다. 지난 11월에 김장을 할 때도 저희가 직접 기른 배추를 써서 그런지 맛이 더 좋은 것 같더군요. 힘들었지만 보람은 몇 배나 더 컸습니다.”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에 정신이 없다보니 정작 남편과 자식들에게는 소홀히 대하는 것 같아 늘 미안해하고 있는 김 회장이지만 한번 시작한 봉사활동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임기가 끝나는 김 회장은 동문2동 자원봉사회장으로 새롭게 출발할 채비를 준비하고 있다. 건강이 따라주는 한 봉사활동은 쭉 계속되어야 한다는 그녀이기에 오늘도 밝게 웃으며 어려운 이웃을 찾아 돌보고 있다.
    • 기획
    • 특집
    2008-12-09
  • [서산의 발견-마을기행 53] 지곡면 장현1리||유독 나무와 관련된 전설 많이 전해져
    지곡면 장현1리(이장 정봉수)는 1914년의 행정 개편 당시 장이치리, 어현리, 독주동의 세 마을을 합쳐서 만든 마을이다. 연화산(234m) 산맥이 동편으로 화방산을 만들었는데 이 산줄기의 북 서편에 자리 잡은 마을로 근처의 닷개해만의 300여ha가 막히기 전에는 이곳 닷개를 통하여 각종 범선들의 왕래가 빈번하여 새로운 문물의 유입지로 이름이 높던 마을이었다. 이 마을에는 조선 중종 때 공조참판을 지낸 정운표와 관련된 전설이 있는데 대략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운표가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에 내려올 당시 정원수로 측백나무 한그루와 은행나무 두 그루를 가져다 심었는데 은행나무가 번성하여 마을의 큰 정자를 이루었고, 은행만도 여러 섬을 수확했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이 마을을 정자마을이란 뜻의 정지미 마을이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그 많던 은행나무는 구한 말 어느 가구업자의 손에 다 잘려나가 지금은 흔적조차 없다. 그러나 그 당시 같이 심었던 측백나무는 100여 년 전 고사했으나 지금도 흉고직경 20cm, 높이 8m의 고사 당시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이는 고사된 측백나무를 훼손하면 큰 화를 입는다는 전설에 기인한 탓인데 실제로도 50여 년 전 마을주민이 도끼로 측백나무를 찍었다가 앙화를 입고 죽은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 후로 이 나무는 동네를 지켜주는 수호신의 역할을 하고 있어, 후손들이 이러한 내용을 지난 1991년도에 비석을 세워 기록했다. 한편 이 마을에는 유독 물이 잘나는 샘이 있어 가람물이라 불리는 마을명칭이 있는데 지곡면의 산성리, 장현리 논을 군내 최고의 논으로 쳤다고 하니 토질의 비옥함을 짐작할 수 있다. 또 백제나 신라시대에 해상을 통한 중국과의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수행해 검문보초가 있었다하여 번두고개라 불리는 고개가 있고, 마을이 음지인 까닭에 눈이 오면 딴 곳의 눈이 다 녹은 후에도 오래도록 눈이 녹지 않고 있다 하여 유래된 설골, 십리는 못되고 오리는 넘는다는 의미의 오리너머굴 등 재미있는 마을지명 들이 전해지고 있다. ▲겨울 들판은 한없이 쓸쓸해 보이지만 화목과 단결의 힘으로 똘똘 뭉쳐 있는 장현1리 주민들의 가슴은 항상 따듯하다. 장현1리 사람들 높은 벼슬을 지낸 인재와 부모에 대한 효성이 지극한 효자 등이 예로부터 많이 배출된 마을이라는 주민들의 자랑 속에는 자신들이 평생을 살아온 고향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서려 있었다. 화목, 단결이라는 마을회관 앞의 비석문구처럼 마을주민 모두가 서로를 아끼며 오늘을 살고 있는 장현 1리 주민들의 희로애락을 들어보았다. ▲정영원(68)씨 = 장현 1리에서 태어나서 어린 시절과 청년기를 보내고 한 40여 년 전에 이웃 마을인 화천리로 분가했습니다. 옛날에야 지금과 비교할 수 있나요. 특히 이 마을은 고개가 많아 교통이 많이 불편했습니다. 지금도 길이 잘 포장된 마을과 비교한다면 도로 사정이 썩 좋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큰 집에 제사 지내러 왔는데 조상님들이 보살펴 주시는 덕에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을에 대대로 선비가 많아 지금도 주민들이 점잖고 인심이 좋습니다. ▲원양희(70) 서예가 = 어렸을 적 살던 집터에 화실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10대 때부터 그림과 서예를 했으니까 꽤 오랜 세월을 해온 셈이지요. 옛날에는 농사지어가며 그림 그린다는 것에 대해 이해를 못하는 분들이 많았죠. 때로는 시기와 비아냥거림도 있었지만 지금은 세월이 흘러 모두 다 제 작품을 좋아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마을에 화랑을 만들어 예술을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꿈입니다. ▲김석순(80)씨 = 산성리에서 60년 전에 이 마을로 시집 왔어요. 옛날에는 고개 너머까지 물동이 이고 가서 물 길러다 살았죠. 마을이 산골에 있어 옛날에는 길도 전혀 없었어요. 논두렁 따라 사람하나 빠듯이 지나 다녔지. 논도 다랭이 논이라고 형편없었는데 지금은 경지정리 해서 번듯하게 변했죠. 앞으로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사는 게 우리 같은 노인들 소원이지 다른 것 바랄 게 뭐가 있겠어요. ▲방상신(75)씨 = 할아버지가 지게에다 짐 싸들고 온양에서 이곳으로 이사 오셨다고 하는데 무슨 연유로 이곳까지 오셨나는 알 수 없지. 하여간 이 동네에서 태어나 이 동네에서 시집 가서 여태껏 살고 있으니 참 오래 살았지. 옛날보다야 못하지만 이 동네 인심은 어디가도 자랑할 만하지. 그나저나 도라지를 조금 심었는데 가격이 높았으면 좋겠어.
    • 기획
    • 특집
    2008-12-09
  • [마을지킴이 89] 부석면 지산 2리 구본흥 이장||“이장이 든든해야 농촌이 버팁니다”
    부석면 지산2리 구본흥(62ㆍ사진)이장은 40대이던 지난 70년대와 80년대 이장을 보았다. 그리고 20여년이 흐른 지금 2006년도부터 다시 이장을 맡아 마을 일을 챙기고 있다. 한 마디로 구 이장은 이장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는 셈이며, 그가 느끼는 이장직의 변천사는 우리 농촌의 변천사이기도 하다. 구 이장은 “70년대만 해도 이장을 선출로 뽑는 마을이 80% 이상 이었다”고 회상하며 “그러나 지금은 80% 이상의 마을에서 이장을 선뜻 나서서 할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그만큼 농촌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사실 구 이장 본인도 다시 이장을 맡는 것에 대해 썩 내켜하지 않았다. 농촌의 어려운 현실 앞에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이장이 된 지금 그의 행보는 과거보다 훨씬 바쁘다. 부석면사무소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당을 새로 지었고, 40%에 불과하던 마을도로 포장을 90% 이상으로 끌어 올려놓았다. 그리고 마을 숙원사업인 지반공사도 마을주민들의 전폭적인 동의 속에 타당성 검사에 들어가 있다. “사실 이장해서 큰 칭찬 받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마을을 위해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주민들이 농사짓기에 차츰 편해지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전에는 마을 농노가 비좁고 위험해 주민이 사망하는 사고도 일어나곤 했습니다. 넓게 포장이 된 후론 가슴 아픈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렇듯 마을일로도 바쁜 그가 올해부터는 부석면 이장단 회장까지 맡게 되어 더욱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한창 바쁠 때는 정작 자신의 일도 못 챙기는 경우도 있지만 구 이장은 농촌을 위한 일이라면 마을행사, 면 행사, 시 행사 가릴 것 없이 부지런히 동참하고 있다. 마을이장들이 부지런해질수록 농촌이 살만해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구 이장은 마지막으로 동료 이장들에게 한 가지 당부를 부탁했다. “이제 농촌 인구가 고령화에서 초고령화로 접어들면서 향후 10년이 지나면 우리 이장들도 필요가 없어질지 모릅니다. 어렵지만 우리 이장들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어야 그나마 농촌이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세월 동료 이장님들과 우리농촌주민이 똘똘 뭉쳐 다시 일어서기를 기원해봅니다”
    • 기획
    • 특집
    2008-12-01
  • [서산의 발견-마을기행 53] 성연면 일람1리||서산테크노밸리 건설로 일대 변화 예고
    과거 나그네들이 지나던 이 길을 따라 지금은 많은 차량들이 지나고 있다. 성연면 일람1리(이장 이봉우)는 조선시대에 성연면 일호리라 불렸다. 그 후 1895년의 행정개편에서 일호리와 람동, 사련동으로 나뉘었다가 1914년 행정개편에서 성연면 일람리가 되었다. 이 마을은 지곡면과 대산면 사람들이 서산장에 나갈 때 꼭 지나가던 곳으로 ‘일흔’이란 명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일흔’이란 명칭에 대한 정확한 어원은 알 수 없고 다만 지곡이나 대산지역 사람들이 이곳까지 걸어오는 길이 멀어 그렇게 부르지 않았을까 추정만 할뿐이다. 마을주민들에 의하면 옛날에 이 마을에 기와집이 70호나 있어 일흔집 이라 부르던 것이 변하여 조선시대의 마을이름인 일호리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이 또한 정확한 근원을 알 수 없다. 그러나 사람들이 도보로만 서산을 왕래하던 시절에는 ‘일흔이’ 주막거리가 생기어 지나가는 나그네의 휴식처가 되었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또 사련동이란 마을이름도 있는데 주민들도 사련동이란 이름에 대해서는 아는 이가 많지 않고 묏쥐골 이란 이름이 더 알려져 있다. 흔히 뫼주골로 통하는 이 이름은 마을에 산쥐와 들쥐가 많아서 생긴 이름이다. 또 과거 지나가는 행인들을 감시하는 초소가 있었다 하여 목감시란 이름도 갖고 있다. 지금은 29호선 국도가 곧게 뻗어 있으며 그 어느 지역보다도 매우 청정함을 자랑하는 전형적 농촌마을에 일대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4월 한 업체가 일람1리 일원에 추진하고 있는 ‘건폐장 사업계획서 반려처분 취소’행정소송에 대한 현장 검증이 실시된 것. 마을주민들은 마을 곳곳에 건폐장 설치 반대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소송을 즉각 철회하라”고 성토 했다. 이 지역은 바로 인근에 민가가 있으며, 국도 29호선에 이르는 구간에는 차량 회전반경도 나오지 않는데다가 인근에는 800여두를 사육하는 돼지농장이 있다. 이와 함께 인근 지역과 함께 서산테크노밸리가 건설되면서 이 마을은 일대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일람1리 사람들 최근 성연지역에 불어 닥친 개발여파로 인해 인접한 마을들의 소란스러움을 바라보고 있는 일람1리 주민들은 개발과 보전이 같이 공존하는 농촌 마을이 만들어 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서산-대산 간 국도가 교통량이 많은데다 과속을 일삼고 있어 주민들은 늘 불안하기만하다. 글로벌 경제위기속에 두려운 연말을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그들이 새해에 거는 기대는 크다. 주민들의 새해 소망은 무엇인지 미리 들어보았다. ▲유영노(59)씨 = 석유 값이 많이 올라 나무보일러와 석유보일러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배추농사를 지었는데 가격이 폭락해서 영 재미가 없습니다. 요즘 농촌이 다들 어려워 딱히 자랑할 거리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 마을은 인심 좋고 공기 좋아 살기 좋은 동네입니다. 새해에는 농민들이 활짝 웃을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영수(63)씨 = 서울 서초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처갓집에 김장하러 내려왔습니다. 천포기는 담글 예정입니다. 요즘은 서울에서도 많은 주부들이 직접 김장을 합니다. 중국산이다 뭐다해서 믿고 먹을 게 없다는 얘기죠. 농촌이 대도시와 직접 거래한다면 양쪽 다 이득인데 그렇게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습니다. 농촌에 내려와서 들을 때 마다 사정이 나쁘다고 하니 가슴이 아플 뿐입니다. ▲유정순(56)씨 = 30년 전에 객지로 시집갔어요. 옛날 처녀 적에 비하면 길도 좋아졌고, 집도 좋아졌고 모든 게 살기 편하게 편해졌죠. 다만 인심은 옛날처럼 순박하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살고 있는 도시와는 비교 못할 정도로 인심이 좋긴 하지만 제가 옛날 어릴 적 느꼈던 인심은 아닌 것 같아 조금 아쉽네요. ▲공선식(67)씨 = 옛날에는 딸기마을이라고 해서 딸기를 많이 재배했었고, 요즘은 오이 작목반이 생겨서 오이를 재배하고 있지. 나도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데 노지에서는 한 20일 정도 밖에 수확을 못해요. 하우스 재배를 해야 하는데 자재 값이 보통 올랐어야 말이지. 지난번에는 폭설로 하우스가 무너져 다시 고치느라 애 많이 썼지. 내년에는 농자재 가격이 떨어질 런지 큰 걱정이야. ▲이기붕(70)씨 = 어릴 적에는 서산 넘어가는 샛길이 하나 있었고, 그 뒤로 새마을 운동 할 때 마을사람들이 리어카 2대를 사서 40일 동안 밥해 먹으면서 도로를 넓혀 놨지. 내 생각에는 요즘 같은 세상에는 농촌에도 공장도 좀 들어서고 해서 발전이 돼야 할 것 같아. 노인들 죽고 나면 동네에 누가 살겠어. 사람들이 농사는 짓지 않더라도 들어와 살아야 동네가 유지가 되지 않겠어.
    • 기획
    • 특집
    2008-12-01
  • 폐지 값 ‘뚝’…“또 겨울이 찾아왔건만”||[2008년 서산의 겨울]
    칠순을 넘은 할아버지가 보기에도 힘겨울 정도로 힘들게 폐지를 모아 고물 수집상으로 향하고 있다. 전 세계를 뒤덮은 경기 침체의 여파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적 약자’인 서민들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유류비와 각종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고로 말미암아 서민의 겨울나기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직장을 잃지나 않을까 하는 심리적 압박감이 한겨울 한파보다 더 몸을 움츠리게 한다. 서민 가정을 뿌리째 흔들 수 있는 ‘경기 침체 쓰나미’앞에 놓인 서민들의 애환을 담았다. 2~3일 모아야 1만 원…연탄ㆍ등유가격 급등 불황 탓 정부ㆍ후원자 도움마저 줄어‘막막’ 동문동 길가에서 폐지가 가득 실린 손수레를 끌고 가던 노인이 힘에 겨운 듯 손수레를 세우고 한숨을 돌리고 있다. 인근에 사는 김 모(71) 할아버지가 이른 새벽부터 동네를 돌며 모은 폐지를 싣고 고물상으로 가는 길이다. 칠순 노인이 힘에 부칠 정도로 한 수레 가득 폐지를 모으려면 2∼3일은 족히 걸린다. 이렇게 힘들게 다리품을 팔아 모은 폐지와 고철은 최근 가격이 폭락해 고작 만 원가량을 받는다. 지난해에는 할아버지가 폐지와 고철을 모아 번 수입이 한 달에 25만 원가량은 됐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13만 원을 번 것이 고작이다. 할아버지는 슬하에 3남 1녀를 두었지만 자식들 형편도 좋은 편이 못된다. 그나마 시집간 딸이 가끔 건네는 용돈이 가욋돈의 전부다. 그런데도 할아버지에겐 작은 집 한 채가 있어 정부로부터 저소득층 지원을 받지 못하고 폐지를 주운 돈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겨울을 나자면 최소 두 드럼가량의 기름 값인 40만 원이 필요하지만 수입이 턱없이 줄어 냉골에서 지내야 할 형편이다. 김 할아버지는 “지난해에는 아끼고 아껴서 겨우 겨울을 났는데 올해는 걱정이다”며 “끼니는 어떻게 해결한다 해도 난방비 탓에 추운 겨울나기가 큰일이다”고 하소연했다.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시작되면서 많은 서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는 예년보다 경기가 더 나빠지면서 특히 혼자 사는 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에게는 더욱더 혹독한 겨울이 예상된다. 이들 저소득 가정에서는 난방을 위해 등유나 연탄을 사용하지만 지난해보다 가격이 올라 아끼고 아껴도 부담스럽다. 연탄은 배달비를 포함해서 한 장에 430원가량 하던 것이 올해는 530원으로 올랐다. 보일러에 사용되는 등유도 지난해 11월 한 드럼(200ℓ)에 21만 8000원에서 올해는 23만 원 선이다. 여기에다 이들의 주 수입원인 폐지와 고철 값이 폭락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폐지는 평소 1㎏에 100원을 넘던 것이 최근에는 60원, 고철은 1㎏에 300∼400원 하던 것이 50∼7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 때문에 하루 평균 3000원 정도의 수입이 절반 정도인 1500원으로 줄었다. 게다가 이들은 정부와 후원자의 도움이 큰 힘이 돼 왔지만 올 들어 후원이 줄면서 이조차 기대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읍내동에 사는 이 모(79) 할머니도 역시 겨울을 날 연탄값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겨울을 나자면 400장 정도의 연탄이 필요하다. 지난주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누기 운동본부의 지원으로 200장은 확보를 했지만 나머지 연탄값이 문제다. 다리가 불편한 이 할머니는 폐지도 주울 수 없어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30만 원이 수입의 전부이다. 그러나 월세 10만 원과 병원비, 생활비를 빼면 10만 원이 넘는 연탄값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 할머니는 “없는 사람들은 겨울만 되면 걱정이다”면서 “빨리 죽으면 이 고생 안 할 텐데 또 겨울이 찾아왔는데 어떻게 지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쉰다.
    • 기획
    • 특집
    2008-11-25
  • [마을지킴이 88] 부석면 가사1리3반 조한묵 반장||“어려운 농촌이지만 포기란 절대 없어”
    부석면 가사1리 3반 조한묵(62ㆍ사진)반장은 시골에서 태어나고, 농부인 부모님 밑에서 성장하며 평생을 자연과 살아온 전형적인 농사꾼이다. 과거 가난했던 농촌의 현실을 극복하고, 좀 더 나은 농촌을 만들어가기 위해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왔던 그가 농정에 대해 쓴 소리를 뱉어냈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한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의 농촌정책과 요즘 농촌현실을 뒤돌아보면 이 옛말이 다시금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사실 정부에서도 많은 일을 벌이긴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성공보다는 실패한 사례가 훨씬 많습니다. 아마도 농촌 현실에 맞지 않는 정책들을 추진했기 때문이겠죠” 20년이 넘게 반장일을 맡아온 그이기에 누구보다도 정부시책을 잘 따르고 호응해왔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왠지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정부의 시책이 성공해 빛을 본 경우도 있었지만 잘못된 정부의 선택을 믿고 따랐던 이웃들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은 경우도 종종 봐 온 터라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저도 17년 전에 정부의 보조로 과수재배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그때는 수입이 괜찮아 성공적인 사례였습니다. 그러나 일시적인 성공에만 집착해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계획 없이 과수를 늘리다 보니 지금은 과잉생산으로 공멸의 위기에 있습니다. 그나마 앞으로는 농촌에 일손이 없어 과수재배 자체가 어려울 지경입니다” 그러나 조 반장은 이처럼 어려운 농촌현실에서도 포기란 단어는 절대 쓰지 않고 있다. 나라님도 못한 일이지만 오랜 세월 농촌을 지켜온 농군들이 있기에 희망은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높은 배나무 가지도 계속 땅으로 유도하면 자연스레 내려오게 됩니다. 하물며 나뭇가지도 이런데 사람이 하는 일이 열심히 방도를 찾다보면 꼭 해답이 나올 것이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조한묵 반장이 희망을 갖는 이치다.
    • 기획
    • 특집
    2008-11-25
  • [서산의 발견-마을기행 52] 인지면 성1리||큰 인물 배출 되라는 뜻으로 마을지명 창명
    성1리에서는 논 보다는 밭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록 올해는 밭농사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새로운 희망을 심기위해 밭을 정리해 놓았다. 인지면 성1리(이장 안택수)는 1914년 행정개편 당시 쌍효동, 신동, 내동, 용암동, 행제동 등의 일부를 합하여 만든 마을이다. 이 당시 새로운 마을의 이름을 만들 때 통상적으로 합병마을의 이름을 한자씩 취하여 새로운 명칭을 만들어 내곤 했는데 이곳은 전혀 지명에 상관없이 지어졌다. 마을주민들은 장래 이 마을에서 큰 인물이 배출 되라는 뜻에서 이룰 성자를 써 성리(成里)라는 이름으로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예로부터 논농사보다는 밭농사가 더 많았다. 현재도 마늘, 당근, 생강, 양배추 등의 밭작물이 많이 생산되고 있으며 품질도 전국 어느 곳의 제품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우수하다. 그러나 이러한 풍부한 생산에도 불구하고 수입농산물의 공습과 유류가격 폭등, 채소류 가격 폭락 등의 연이은 악재로 인해 주민들의 근심이 높다. 특히 올해에는 생강을 제외한 모든 채소의 가격이 바닥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 충격이 더욱 크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안택수 이장을 중심으로 난관을 헤쳐 나갈 묘수를 찾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미 녹색농촌체험마을 조성이라는 묘수 한 가지는 찾아내 내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녹색농촌체험마을이 조성되면 마늘, 생강, 당근 등을 도시민의 웰빙 욕구에 맞춰 직거래 판매할 예정이다. 또 마을 주변에 있는 폐탄광, 소나무 숲, 산 등을 개발해 갈수록 삭막해져만 가는 도시생활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푸근한 고향의 정을 느끼게해 줄 근사한 계획도 차근차근 진행시켜 나가고 있어 주민들은 내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성1리에는 동산말, 쌍효동, 신동, 밤고개, 검억바위 등의 지명이 있으며 특히 쌍효동은 옛날 전주이씨 회안대군과 13대손 형제가 살았는데 효성이 지극하여 이 형제의 효성이 크게 이름나서 정해진 지명으로 전해지고 있다. 방관식 기자 성1리 사람들 면 체육대회를 앞두고 자체훈련을 할 정도로 단합심이 강한 성1리 주민들은 마을에 대한 자부심 또한 높았다. 비록 올해는 채소 가격이 폭락하여 일하는 데 흥이 덜하지만 당근을 뽑아내고 마늘을 심을 계획으로 일손은 바쁘기만 하다. 어려워만 가는 농촌 현실에 주민들의 속사정은 어떤지 들어보았다. ▲안택수(60) 이장 = 몇 년 동안 가격이 좋지 않던 생강만이 올해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올해는 워낙 재배 농가가 없던 탓에 높은 가격이 형성됐습니다. 기존 작물가격이 좋지 않아 마을에서 산채 작목반을 결성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농촌이 살길은 직거래 밖에 없다고 봅니다. 농협이나 정부에서 적극적인 협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노만(72)씨 = 올해는 모든 게 엉망이야. 배추, 당근, 양배추 뭐 하나 값나는 게 있어야지. 산지서는 배추가 300백 원인데 시장서는 1000원이 넘어가니 농사꾼하고 사먹는 사람만 골탕 먹는 거지. 중간상들이 너무 많이 챙기려고 하니 모두가 손해 보는 거야. 다른 사람도 같이 살 수 있게 해줘야지. ▲이정열(65)씨 = 3년 전에 이사 왔습니다. 경치 좋고, 공기 좋고, 인심 좋고 살기에는 이만한 곳이 없다고 봅니다. 다만 한 가지 도시에 비해 불편하다면 차편이 너무 없어요. 오전, 오후 3대씩인데 시간 맞추기가 어렵죠. 여유가 된다면 차편을 늘려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화선(81)씨 = 옛날에는 지금처럼 여러 가지 심기나 했나 그저 콩하고 보리였지. 올해는 당근을 많이 심었는데 장사꾼들이 작업을 안 해가서 마늘을 못 심고 있어. 당근 가격이 없어 인건비도 안 나온다고 안 가져간다고 하더군. 고생해서 지어 놨는데 고생한 만큼도 값어치가 없으니 속만 상해. ▲문추월(87)씨 = 시집 올 때야 이 동네는 완전 산골동네였지. 지금처럼 길이나 재대로 나있었나 사람하나 간신히 다닐만한 길에 지게로 다 운반하고 살았지. 채소 가격이 떨어져 다들 걱정인데 요즘은 너무 흔해. 나 젊었을 때만 해도 채소가 귀했어요. 농약이 있나 비료가 있나 거름으로만 키웠으니 수확량이 없었지. 없어도 걱정, 많아도 걱정 늘 걱정이야.
    • 기획
    • 특집
    2008-11-24
  • [방과후 교실 탐방] 예천초등학교 탁구교실||탁구교실 테마는 ‘즐거움’…2.7g의 작은 공에 14명이 ‘함박웃음’
    예천초등학교 탁구교실에선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지름 40mm, 무게 2.7g의 작은 하얀색 탁구공이 튈 때마다 14명 탁구교실 학생들은 무엇이 그리도 즐거운지 함박웃음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즐겁게 운동하는 어린학생들의 모습에서 엘리트체육육성에만 매달렸던, 기존 학교체육의 문제점을 해결 할, 답안을 찾을 수 있었다. 일주일에 3일, 방과 후 2시부터 4시까지 이뤄지고 있는 탁구교실의 테마는 ‘즐거움’ 바로 그 자체였다. “탁구를 잘치고 못치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즐겁게 운동을 하고 탁구를 통해 만족을 느끼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지요. 전문적인 선수육성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생활체육차원의 탁구교실이기에 가능한 일이겠죠” 지난 3월부터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현숙(여ㆍ26) 코치는 탁구교실에서 탁구기술을 가르치기보다는 즐겁게 운동하는 법과 운동을 통한 자신만의 만족감을 얻는 방법을 가르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엘리트체육 코스를 밟아 힘들게 운동을 배운 선수출신인 이 코치는 자신이 운동 할 때 느꼈던 부담감 없이 탁구 자체를 즐기는 아이들에게서 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제가 운동할 때는 즐겁다는 생각보다는 너무 힘들다는 생각뿐 이였습니다. 운동은 힘들게 배워야만 실력이 성장한다는 게 정론 이였죠. 하지만 저는 우리 탁구교실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운동을 하면서도 실력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전문적인 선수가 되기 위한 훈련은 받고 있지 않아 아이들의 실력도 가지각색이고 지금은 놀이수준의 실력을 보이고 있지만 개중에는 선수로도 키워볼 만큼 실력이 일취월장한 친구들도 눈에 띠고 있다. 내년 도민체전 출전을 목표로 나름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예천초 탁구교실에서 10년 후 박사출신 탁구 금메달리스트가 배출될지 기대해볼 일이다.
    • 기획
    • 특집
    2008-11-24
  • 침수 걱정 끝… ‘환경도시’로 가는 길을 놓다||서산시 하수관거정비 임대형 민자사업(BTL)
    200여년 전, 파리에서는 120㎞에 이르는 새로운 하수도가 축조됐다. 그리고 그 위에 화려하고도 아름다운 도시 ‘파리’가 세워졌다. 하수도는 생활하수와 빗물의 배출이란 기능만으로도 도시 기반시설 중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여기에다 환경과 도시경관이 강조되는 현실에서 잘 갖춰진 하수도는 ‘미래로 가는 길’에 다름 아니다. 서산시가 약 640억원 투자규모의 하수관거 정비 임대형 민자사업(BTL)에 나섰다. 도심 침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경관도시, 환경도시의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관련기사 3면 3년간 640억 투자… 하수관거 84㎞ 건설 삶의 질 향상 도시가치ㆍ경관 업그레이드 ■ 미래로 가는 길 전통과 문화, 아름다운 자연 환경의 행복한 도시 서산의 기반을 갖추기 위해 대대적인 도심 하수관거 정비사업이 펼쳐진다. 이 사업으로 완전하고도 항구적인 하수관망이 갖춰지면 상습적인 도심 침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여름 장마는 물론 예기치 못한 가을 태풍에 집과 상가, 도로가 잠기는 고통은 되풀이 되지 않게 된다. 가정이나 공장에서 흘러나온 하수와 빗물이 분리 처리되고, 더 이상 가정의 정화조에 수질을 맡기지 않아도 되는 과학적인 하수처리 시스템이 갖춰져 악취 없는 도시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서산시 하수관거정비사업에는 640억원이 투입된다. 현대건설 등 5개 업체로 구성된 ‘서산청천(주)’가 사업비를 부담해 84㎞의 하수관거를 설치하는 BTL 방식의 대규모 토목사업이다. ■ 시민불편 최소화 오는 2012년 공사를 마칠 때까지 공사가 펼쳐지는 구역마다 공사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도로를 따라 하수관거를 매설하는 공사가 펼쳐지면 공사가 펼쳐지는 한쪽 차로는 차량 운행이 금지돼 우회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공사로 인한 소음, 먼지 피해를 비롯해 특히 도심권의 교통체증이나 상가의 매출 손실 등 다양한 형태의 불편과 불이익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서산시는 공사 구역별로 주민설명회를 열어 공사 일정과 방법을 사전 협의하고, 개별방문을 통해 공사 현황을 설명하는 한편 24시간 주민 여론 수렴 체제를 갖춰 불편과 불이익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 시민들이 얻는 것 일단 동 지역 저지대 주민들은 더 이상 주택과 상가가 침수되는 피해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하수관거 정비사업이 가져 올 가장 큰 혜택이다. 이밖에도 시민들이 얻게될 혜택은 다양하다. 하수관거 정비지역내 가정은 정화조가 필요 없다. 가정에서 배출되는 생활하수는 물론 분뇨까지 하수관에 바로 투입할 수 있게 된다. 정화조가 필요없게 돼 자연히 정화조 설치를 위한 토지 확보와 설치ㆍ관리ㆍ청소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새 하수관거에는 악취 방지시설이 갖춰져 더 이상 하수구 냄새 등의 악취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시민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면서 재산 가치 향상, 주변 상권의 활성화 등 다양한 효과와 혜택들이 기대된다.
    • 기획
    • 특집
    2008-11-18
  • “수도권 얼마나 더 늘어야…참으로 답답”||[한국지역신문협회 공동=이완구 충남도지사 특별 대담]
    이완구 충남도지사가 김중기 한국지역신문협회장과 대담에서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정책으로 수도권 주민들 당장은 좋아하겠지만 과밀화가 더욱 심해지고 집값이 상승이 불 보듯 뻔해 나중에는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수도권규제 완화정책으로 지방이 아사(餓死) 직전까지 내몰리면서 지방의 광역자치단체장은 물론 국회의원, 심지어는 온 국민까지 반발이 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수도권과 가장 근접해 있고 첨단산업의 메카로 막 부상하고 있던 충남도로서는 가장 피해가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한국지역신문협회(회장 김중기)와 충남지역신문협회(회장 이평선)가 공동으로 긴급히 이완구 도지사를 만나 정부의 수도권규제완화 정책에 대한 문제점과 이의 해결 방안을 들어봤다. 또 외자유치유공을 인정받아 대통령상을 수상하게 된 계기와 소감도 함께 들어봤다./편집자 주 - 지난 10월 30일 발표한 정부의 국토이용 효율화방안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어려워진 경제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생각에만 집착, 정부가 너무 서둘러 발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수도권규제완화와 같은 중요한 문제는 국가 전체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미래의 국가 모습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결정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쫓기듯 단기적 시각으로 발표한 수도권 규제완화는 장기적으로 볼 때 수도권의 과밀 혼잡과 지방의 피폐화 등으로 엄청난 부작용에 시달리게 될 것이 자명하다. 또한 절차 면에서 볼 때도 지방과 수도권 간에 심도 있는 논의와 합의하는 노력은 물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이후 발표하는 것이 옳았는데 그렇지 못했고, 내용상으로도 지방에 대한 구체적 배려가 없다는 점에 대해 비수도권에서는 납득할 수가 없는 조치다. 수도권 규제완화에 앞서 지방발전 계획이 병행ㆍ선행돼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점에서 수도권 규제완화 방안은 절차나 방법 등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 구체적으로 수도권 규제완화 어떤 점을 우려하나? ▲수도권 규제완화 방안의 핵심내용은 수도권의 경제자유구역과 산업단지 내에서는 업종에 제한 없이 공장 신·증설을 허용하고 성장관리권역 중 산업단지외 지역 내 모든 첨단업종(96개) 기존공장의 증설을 가능하게 하고 있으며 서울에 지식ㆍ문화ㆍIT산업 입주를 위한 1만㎡이상 도시첨단산업단지 개발을 가능케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이러한 규제완화가 현실화 될 경우 지방이전을 고려하고 있던 수도권 기업들은 수도권에 잔류하면서 공장을 증설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서울시에 첨단산업단지 개발허용으로 지방에 있는 기존 첨단산업 관련 기업들이 수도권으로 U-턴 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 수도권 규제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보는 이유는. ▲정부는 1964년부터 ‘대도시 인구집중 방지대책’을 시작으로 ‘수도권 정비계획법’제정(1982년12월) 등 수차례의 종합적인 시책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진해 왔으나 정부의 강력한 추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으로의 집중은 계속돼 왔다. 지난 1982년부터 2006년까지 총 3천32개소가 폐교됐는데 이중 비수도권에서만 93%인 2천822개 학교가 문을 닫아 비수도권에 집중된 반면, 수도권의 폐교 비율은 7%에 불구하고 특히 경기도의 경우를 살펴보면 비수도권의 계속되는 폐교와는 반대로 앞으로 3년 내 316개, 인천은 6년 내 143개, 서울은 4년 내 78개교가 필요한 실정이다. 여기에 소요되는 부지매입비가 13조7천억원, 건축비까지 포함할 경우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국가적인 낭비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수도권 교통혼잡 비용으로 12조8천억원이 소요되고 대기오염 피해비용으로 연간 10조원이 소요되는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 - 수도권규제로 수도권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수도권규제로 경쟁력을 잃었다는 주장은 수도권 규제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2000년 이후 주요 통계를 살펴보면 인구의 경우 비수도권은 1.4% 감소한 반면, 수도권은 오히려 8.7%가 증가했다. 특히 경기도의 집중도가 두드러지는데, 1981년부터 2006년까지 110개 지구 1억849만㎡의 택지를 개발, 302만 명의 인구유입이 있었다. 공장등록 수는 1994년부터 2006년까지 12년간 1만8천842개에서 2배가 증가한 3만9천891개로 증가했다. 벤처기업도 2000년부터 2년간 1천782개에서 3천539개로 2배 증가했다. 규제 속에서도 이처럼 팽창이 돼온 게 사실인데 수도권이 더 얼마나 늘어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인지 참으로 답답하다. 다만, 수도권 규제 중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는 과밀부담금과 공장총량제가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원인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도 그 내용을 살펴보면 전혀 타당하지 않다. 먼저 과밀부담금은 도시기반시설 수요증가 및 과밀유발 비용을 원인자에게 부담하는 것으로 국토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당연한 제한해야 하는 제도라 할 것이다. 특히 이는 서울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경기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공장총량제는 수도권에 공장의 과도한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3년 단위로 공장 총 입지면적을 제한하는 제도다. 여기서 직시해야 할 것은 기(旣)배정 물량마저 미(未)소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해 6월 건교부 국토해양발전본부에서 펴낸 국토업무편람에 의하면 배정량 소화비율이 2002년의 경우 99.7%, 2003년 98.3%, 2004년 97.4%, 2005년 76.5%, 2006년 76%로 이는 배정된 물량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여기서 구태여 공장총량제 폐지 등을 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할 것이다. - 수도권 규제완화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대안이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2007년 6월 건설교통부 국토균형발전 본부에서 펴낸 국토업무편람에 의하면 전 국토면적의 11.8%인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48.6%, 제조업의 57.2%, 지역내 총생산 47.4%, 대학 38.8%, 의료기관 51.4%, 예금 68.7%이 집중돼 있다. 이로 인한 난개발, 교통, 환경, 주택 등 국토이용의 비효율성 야기, 국가경쟁력 약화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에 비해 지금 우리 농촌의 현실은 이루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운 여건에 놓여 있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우리 충남의 경우만 하더라도 지난해 도내 23개 면에서는 아기가 10명 이하로 태어났다. 1년 내 울음소리 한 번 듣지 못한 마을도 부지기수이며, 하루에 버스가 한 두 번 밖에 운행되지 못하는 곳도 한 두 곳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수도권규제 완화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대안이라고 말할 수 있겠나? - 국가경쟁력위원회는 수도권 규제 합리와에 따른 이익을 지방자치단체가 제시하는 지역투자프로그램에 지원키로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수도권규제완화로 인해 얻는 투자유발 효과가 4조원 가량 나오는 것으로 돼 있다. 반면에 우리 충남도가 지난 2년간 국내외 투자를 유치한 금액이 41조원의 효과창출을 했다. 이렇듯, 4조원 투자효과를 내기위해 지난 30여년간 이어온 국가운영의 큰 틀을 바꾸는 건 정말 어리석인 발상이다. 또한 정부방침대로 지역투자프로그램을 실행하려면 수도권지역에 대한 세금부과 방법이나 부과율 등이 엄청나 과히 혁명적이라 할 정도로 상향조정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거둬들인 국세에 대해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지원한다면 수도권의 동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며, 설사 이러한 제도가 정착된다 해도 지방은 수도권과 정부만 바라볼 수밖에 없어 지방자치제도의 근간이 흔들리게 돼 결국 중앙집권형 권력구조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 수도권과 인접한 충청권은 악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구체적으로 충남지역, 어떤 피해를 예상하고 있나? ▲최근, 비수도권에서는 13개 시ㆍ도 발전연구원이 참여하는 ‘지역균형발전협의체 자문단’에서 수도권 규제가 풀리는 경우 지방이 입게 되는 피해에 대해 연구해왔다. 연구결과, 첨단 25개 업종의 규제가 철폐될 경우 비수도권에서의 성장률을 50%에 그치고 비수도권에서 2011년까지 종사자수 8만5천570명, 생산액 88조3천936억원 및 부가가치 35조7천492억원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중 우리 충남지역의 피해가 가장 커 1만8천737명의 종사자수가 급감하고 25조188억원의 생산액 감소와 10조3천850억원의 부가가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 투자유치 유공 대통령표창을 수상하셨는데 수상의 의미? ▲우리 도가 이번에 이러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투자진흥 기여도부분과 35억2천50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유치 실적 금액, 기관장 관심도와 외자유치 활동 지원금 수령실적, 그리고 외국인 투자유치활동 실적 등에서 좋은 평점을 받은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 대통령상 수상은 정부의 투자유치부문 종합평가에서 충남이 최우수 지자체로 인정을 받았다는 점과 세계적인 경제침체로 국내외 기업투자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도 최고의 외자유치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 최근 2년간 투자유치에 있어서 대단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 ▲지난 2006년 7월 1일 취임하면서 민선4기중 유치목표를 외자유치 50억달러, 국내기업 2천개로 잡았다. 지금까지 지구를 네 바퀴 반을돌면서 열심히 띈 결과 총 42조6천억원의 투자유치 실적을 올렸다. 이를 내용별로 살펴보면 외투기업의 경우 22건에 3조6천억원 3만6천명에 이르는 고용창출 효과, 국내기업의 경우 1천926개 기업에 투자액 39조원, 매년 4만명에 이르는 고용창출 효과를 일궈냈다. ‘Open Ticket제’를 운영 등 기업들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 등 조직 및 제도를 마련했고 공무원들의 열정적인 노력이 뒷받침 된 결과다. - 충남도가 가지고 있는 자랑할 만한 투자 환경은 무엇인지요? ▲우리 충남은 국토의 중심이자 수도권 배후지역으로 고속도로가 7개 노선, 철도가 8개 노선이 통과하고 4개의 무역 항구를 보유하고 있는 등 탁월한 입지 및 완벽한 교통망ㆍ물류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 가능한 토지와 보령댐, 금강, 삽교호 등 양질의 공업용수 공급이 가능지역이다. 도청 이전, 세종신도시ㆍ아산신도시 건설 등 2010년까지 약 70조원 투자 계획을 갖고 있는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는 지역이기도 하다. 또한 2007 노사분쟁현황이 전국 115건인데 비해 4건으로 전국대비3% 에 불과하고 2007년 산업재해현황 또한 전국 9만147건에 비해 3천936건으로 전국대비 4%의 안정된 노사문화와 산업재해로부터 안전지역이란 장점을 지니고 있다.
    • 기획
    • 특집
    2008-11-17
비밀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