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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을 바꿔라
- 세상이 참 어지럽습니다. 이 어지러운 세상을 걱정하다가 우연히 앞에 놓인 거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얼굴에 있는 눈, 코, 입, 귀가 보였습니다. 문득 이목구비에 담긴 창조주의 깊은 뜻을 짐작해보았습니다.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창조주의 오묘한 이치가 경이롭습니다. 귀와 눈은 두 개씩이지만 하는 일은 하나씩입니다. 나와 남을 위한 배려입니다. 나이가 들면 약해집니다. 코와 입은 하나지만 하는 일은 두 가지씩입니다. 생존의 조건이며 수명과 함께합니다. 귀를 보았습니다. 얼굴 좌우에 하나씩 달려있습니다. 치우치지 말고 양쪽의 소리를 들으라는 뜻일진대 한쪽 말만 듣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사회가 어지러워지는 겁니다. 귀는 항상 열려 있습니다. 언제든지 들으라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열려 있는 귀를 애써 닫아놓습니다. 닫아놓고 어찌 올바로 소통할 수 있겠습니까? 내 말을 하기 전에 먼저 남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누군가 말했습니다. 지금은 입만 있고 귀는 없는 사회라고. 눈을 보았습니다. 눈도 귀와 같이 두 개입니다. 잘 보고 잘 판단하라는 뜻입니다. 하나로는 부족하니 두 눈으로 보라는 겁니다. 그런데도 외눈박이처럼 살고 있습니다. 어디를 보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집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집니다. 눈은 귀와 달리 감을 수도 있고 뜰 수 있습니다. 깨어있을 때 눈을 떠서 똑바로 보고 잠잘 때는 눈꺼풀을 만들어 편히 쉬게 만든 것입니다. 재충전하라는 뜻입니다. 필요할 때만 뜨고 쉴 때는 감고 있으라는 것입니다. 불의를 보면 똑바로 떠서 감시하고 딱한 사정을 보면 질끈 감기도 하라는 것입니다. 보아야 할 때 보고 보지 말아야 할 때 감으라는 것입니다. 인류의 조상 ‘하와’가 선악과를 보지 않았다면 인류의 역사는 완전히 새로 써야 했을 겁니다. 다윗왕이 목욕하는 밧세바를 보지 않았더라면 간음도 살인도 없었을 겁니다. 이스라엘 역사가 바뀌고 성경도 바뀌었을 것입니다. 코를 봅니다. 한 개의 코에 구멍이 두 개입니다. 한 지붕 두 가족입니다. 숨도 쉬고 냄새도 맡습니다. 숨은 생명입니다.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죽은 사람은 숨을 쉬지 않습니다. 가장 소중한 통로이기에 두꺼운 살로 덮어 놓았습니다. 코는 숨만 쉬는 곳이 아닙니다. 냄새를 맡아 사물을 분별합니다.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냄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코는 그걸 알아 분별하는 것입니다. 보지 않아도 똥인지 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냄새는 거짓이 없습니다. 악취와 향기를 가려냅니다.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줄 알라고 가르칩니다. 입을 보았습니다. 한일(一)자로 닫혀있습니다. 입을 생각하면 늘 할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34년이 지나도록 집안에서 대를 이을 남자가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젖을 떼고 나서부터 바로 할아버지 곁으로 갔습니다. 네 살 때부터 할아버지 곁에서 잤습니다. 철들 무렵부터 할아버지는 어린 손주에게 한문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천자문과 계몽 편을 배웠습니다. 새벽잠이 없으셨는지 곤히 자는 손주를 깨워 한문을 가르쳤습니다. 누워서 잠을 참으며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기억하며 항상 마음에 두는 말씀은 ‘수구여병 하라’였습니다. 수구여병(守口如甁)은 입은 병마개와 같다는 뜻입니다. 꼭 필요할 때만 병마개처럼 입을 열라는 뜻입니다. 혀는 배의 키와 같다고 했습니다.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게 세 치 혀입니다. 입은 음식이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더러운 말을 입에 담으면 몸도 더러워집니다. 이목구비를 보다가 이를 조종하는 건 마음이란 걸 알았습니다. 마음은 이목구비의 컨트롤 타워입니다. 어떤 마음을 갖느냐가 인생을 좌우합니다. 마음은 수시로 변합니다. 귀, 눈, 코, 입과 마음은 상호작용을 합니다. 마음이 이목구비를 조종할 수도 있지만, 이들에 의해 마음이 바뀌기도 합니다. 어떤 마음으로 사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집니다. 긍정적 마음을 가진 사람은 늘 밝은 면을 봅니다. 그러나 부정적 사람은 언제나 어둠을 봅니다. 긍정의 힘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가능성을 믿으며 문제를 해결할 힘이 됩니다. ‘희망과 긍정적 사고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라고 헬렌 켈러는 말했습니다. 난국이 닥칠 때는 채널을 바꿔야 합니다. 부정을 긍정의 채널로, 절망을 희망의 채널로, 낙심을 용기의 채널로 바꿔야 합니다. 심히 어지러운 나라를 걱정합니다. 채널을 바꾸라고 소리치고 싶습니다. 이번 국난이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마음으로 기도합니다./목사, 시인, 수필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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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그 의미에 관하여
- ‘인사’라는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는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하고 폭넓게 영향을 미친다. 언뜻 두 가지가 서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연관성을 찾으면 그 의미는 예사롭지 않다. 하나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이루어지는 의례화된 언어와 행동이고, 다른 하나는 조직에서 구성원의 임용, 승진, 전보 등에 관한 제도적인 일이다. 일반적으로 사람과의 관계에서 행하는 인사는 안부를 묻거나 공경, 친애, 우정을 표현하는 예의이며 말이나 행동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예절을 중시했는데 인사는 기본적인 예절가운데 하나이다. 인사는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주며 자칫 소원하거나 단절되는 것을 막아 준다. 위계와 서열을 나타내는 역할도 한다. 인사하는 방법은 상대와 때, 장소, 상황에 따라 다르다. 아침, 점심, 저녁이 다르고 만나거나 헤어질 때도 방식을 달리한다. 예전에는 문안과 경조사 등에서 매우 엄격한 격식을 요구했으나 서구 문물의 영향으로 점점 간략해지고 있다. 악수나 포옹과 같은 인사법도 익숙하게 되었다. 인사가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방법도 다양한데 말로, 행동으로, 서신으로, 선물로 하는 인사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말로 하는 인사는 가장 일반적인 행위로서 쉽고 간단하면서도 효과는 크다. 흔히 ‘입인사’라고도 하는데 교분 관계나 상황에 따라 표현 방식을 달리한다. 전화로 하는 인사도 포함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 ‘평소에는 전화 한 번도 안 하더니…’라는 말은 그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절은 행동으로 하는 인사로써 예절의 구체적인 표현 방식이다. 연소자나 아랫사람이 연장자, 상위자에게 경건한 마음과 태도로 인사하고자 할 때는 절을 하게 된다. 절은 서서 고개를 숙이는 인사와 반절, 큰절이 있다. 손바닥을 펴서 이마나 모자에 대는 경례가 있고 악수도 인사의 범위에 넣을 수 있다. 서신으로 하는 인사도 있다. 과거에는 서신을 쓸 때 방식이나 호칭에 일정한 형식과 규격에 따라 격식을 갖추어야 했는데 꽤 까다로운 편이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격식과 내용이 많이 변화하고 간소화되어 자연스럽게 표현하려는 경향이 있다. 최근 이런 손 편지는 크게 줄었다. 요즘은 휴대전화나 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통한 문자 송수신이 활발하다. 말, 행동, 서신으로 하는 인사는 비물질적임에 비하여 선물로 하는 인사는 물질로 한다는 면에서 궤를 달리한다. 흔히 ‘인사치레’라고도 한다. 현금, 상품권, 기프트 카드가 있고 카카오톡으로 보내기도 한다. 선물이 인정이나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 과분하거나 의도가 있는 선물은 물의가 일기도 한다. 그에 따라 어떤 대가가 수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뇌물과 구별이 애매하고 공직선거법, 청탁금지법 등으로 규제하는 것을 보면 선물의 부작용을 예방하려는 목적도 있다. 하니 순수한 정이 담긴 선물만을 인사의 범위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조직 안에서 사람의 신상에 변동을 주는 인사도 관심 사항이다. 인사는 개인이 조직의 목표 달성에 대한 기여도를 분석, 평가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따라서 당사자는 물론이고 조직 내외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 사람의 현재와 장래를 좌우하고 주위에 영향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공무원의 경우 본인과 소속기관은 물론이고 시민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주위에서도 많은 관심을 두게 된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예절과 소통의 한 분야인 인사와, 개인의 신상에 변화를 주는 인사는 다른 듯하면서도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필자가 겪은 두 가지를 들어본다. 군청에 있을 때 승진하여 읍으로 갔는데 몇 년 후 다시 군청으로 가게 되었다. 강임 조건이었다. 매우 불합리하다 할 수 있는데 그 조차도 ‘인사’를 해야 수월할 것이라는 귀 뜸을 받았다. 도에 근무할 때였다. 시의 어느 부부 공무원을 한꺼번에 도와 인접 시로 옮기는데 역할을 했다. 애향심도 한몫 했다. 세월이 흐른 후 주말농장에서 그들을 한 번 스쳐본 것이 전부였을 뿐 대면한 적이 없었다. 다시 몇 년이 지난 뒤 도에 문의할 일이 있었다. 마침, 업무를 담당하는 그에게 몇 번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었다. ‘망덕(忘德)’이라는 단어가 떠올랐고 서운함이 떠나지 않았다. 올해 도 정기 인사에서 주요 부서로 영전한 그의 이름이 보였다. 인사는 글자대로 사람에 관한 일이다. 인사를 주고받으며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이를 소홀히 한다면 관계가 소원해진다. 인사를 잘함으로써 상호 유대와 존중이 이루어진다. 신년 첫날부터 설날까지 이어지는 시기에 덕담을 주고받는다. 의례적이라 하더라도 서로를 이어주는 끈이다. 새해 인사와 공무원 인사 시기가 겹치면서 인사의 두 가지 의미를 떠올린다. 을사년 정월, 새봄을 기약하는 입춘 즈음에 필자의 졸고에 많은 관심을 주시는 독자님들께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늘 좋은 일만 가득하시기를 기원하는 인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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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그 의미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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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왔습니다 -김풍배 칼럼 4년-
- 1월 28일은 필자의 생일이었습니다. 2021년 ‘김풍배 칼럼’ 이란 이름으로 시작해서 만 4년째 되는 날입니다. 저 같은 부족한 사람이 200여 편의 칼럼을 4년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서산타임즈 지면 한 자리를 지켰다니 기적 같은 생각이 듭니다. 200자 원고지 2.200매, 책으로 엮어도 두꺼운 책 3권 분량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적’입니다. 쓸 때마다 기도했고 막히면 하나님께 도움을 구했습니다. 그러면 길이 보였습니다. 저는 칼럼을 쓸 때마다 마치 가파른 산을 등산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느 때는 비교적 쉬운 길도 있었으나 어떤 때는 좁고 가파른 길이어서 쉬어가고 싶고 이제 고만 내려갈까 하는 마음도 들 때가 있었습니다. 포기했던 시(詩)도 생각났고 소설도 생각났습니다. 내려가서 마음 편하게 하고 싶은 걸 해보라는 속삭임도 들렸습니다. 그때, 문득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았습니다. 보람이 보석처럼 반짝거리고 있었습니다. 다시 올라가자 마음을 추슬렀습니다. 그때 들리는 생수 같은 한마디, 그것은 바로 독자들의 목소리였습니다. 서산 지역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수원에서, 대전에서 때로는 멀리 경상도에서까지 전화로, 카톡으로 격려와 응원이었습니다. 시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지인으로부터 “칼럼 잘 읽고 있네” “제일 먼저 그걸 본다네”라며 칼럼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신문의 힘을 실감하는 순간이며 이 말 한마디가 힘들었던 순간들을 잊게 해주었습니다. 특히 수원의 Y 박사님, 대전의 K 부시장님은 수시로 전화나 문자로 격려해주시고 조언도 해주셨습니다. 그때마다 새로운 힘을 얻었습니다. 어느 구독자님께서 카톡으로 보내주신 글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무렵 무척 힘들 때였습니다. 공교롭게도 여러 가지 일들이 겹쳐 시간에 쫓긴 때로 기억합니다. 『<가시> 칼럼을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번 주 <졸혼 이야기>도 공감하는 바가 많았습니다. 신문이 오면 먼저 선생님의 칼럼을 보게 됩니다』 그때 <고래처럼 춤을>이란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이런 문자들을 다 기록해 두었더라면 참 좋을 뻔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처음 칼럼을 쓰기 시작할 때는 코로나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무렵이었습니다. 질병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샘물과 같은 시원함이라도 드리고 싶었습니다. 칼럼이란 원래 시사성이나 사회적 관심거리 등을 대상으로 하지만, 이런 걸 쓰는 분은 세상에 널려있습니다. 오히려 나까지 덤벼들면 걸리적거리기밖에 더 하겠습니까? 하여 마음에 애초에 품었던 마음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가 끝난 후로는 소재의 빈곤이 찾아왔습니다. 1주일이 왜 그렇게 빠른지, 어느 때는 토요일까지 주제도 정하지 못하고 잠을 이루지 못한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 남들처럼 사회문제에 대하여 비판하고 주장하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습니다. 그런 글이라면 열 꼭지도 더 쓸 듯싶었습니다. 그러나 절필할지언정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영혼을 살리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시내 곳곳에 걸려 있는 현수막의 글을 보면 마치 으르렁거리는 사나운 개가 연상되었습니다. 어느 때는 모골이 송연할 정도로 섬뜩한 글들이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의 인격을 도저히 존중할 수 없습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눈곱만큼도 없는 듯합니다. 아무리 사회가 혼탁하고 어지러워도 누군가 영혼을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번도 목회자라는 신분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소재의 빈곤으로 늘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왜 소재가 없겠습니까? 복잡다단한 우리 삶의 언저리엔 수많은 서사가 숨어 있습니다. 다만, 저의 부족한 안목이 그걸 찾아내지 못할 뿐입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버텨온 건 오로지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오히려 격려와 응원해주신 구독자님들의 사랑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세배를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병렬 발행인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서산타임즈가 더 좋은 신문이 될 수 있도록 구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성원도 아울러 당부드립니다./목사, 시인, 소설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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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왔습니다 -김풍배 칼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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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열매
- 괴롭고 힘든 고난은 불필요한 것일까요? 한세상 살다 보면 늘 편안할 수는 없습니다. 크고 작은 고난과 부딪힙니다. 그러기에 세상을 가리켜 고해라고 합니다. 사업, 직장, 가정, 재물, 인간관계, 건강 등 우리의 삶 전반에서 예기치 않는 고난이 닥칠 때 어떻게 대처하는가는 참으로 중요합니다. 농업학교 다닐 때 배웠던 이식(移植)의 필요성을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도 기억합니다. 고추나 가지, 오이 등 열매채소를 가꿀 때 반드시 옮겨심기해야 실한 열매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정식(定植) 전에 이식하는 이유는 새로운 잔뿌리가 발생하여 땅속으로 뻗은 뿌리의 갈래가 충실해져서 정식(定植)할 때 활착을 빠르게 합니다. 식물도 옮겨 심으면 한동안 누렇게 몸살을 합니다. 그런 후에 더 튼튼한 모종이 됩니다. 두 달 전이었습니다. 차에서 내려 걸으려니 왼쪽 무릎에 감각이 없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몇 발짝 걸었더니 풀렸습니다. 그런 증상이 반복되더니 어느 날부터 무릎에 통증이 왔습니다. 한의원에 가서 침도 맞고 물리치료를 받았으나 차도가 없고 오히려 똑바로 걷기가 불편했습니다. H 병원이 생각났습니다. 아내가 다니던 병원이었습니다. 몇 번 치료 받고 나서 약간의 통증을 느꼈으나 그런대로 걸을 수는 있었습니다. 엊그제는 치료받고 돌아와 차에서 내렸는데 한 걸음도 옮길 수 없습니다. 순간 덜컥 겁이 났습니다. 이러다 영영 불구가 되는 건 아닌가? 의료사고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되짚어 차에 올라 절뚝거리며 간신히 병원으로 올라갔습니다. 원장님은 그럴 수 있다며 무슨 기구로 치료했습니다. 신음이 절로 나올 만큼 통증이 왔습니다. 원인을 설명해주었으나 의학 용어였기에 기억할 수 없으나 다만 이해하기는 그동안 쓰지 않았던 근육에 자극을 주어서 그렇다고 나름대로 해석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통증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화장실 가기도 어려워 지팡이에 의지해야만 했습니다. 근심 걱정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한숨 자다 깨어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더니 거짓말처럼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멀쩡하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실로 두어 달 만에 똑바로 걸을 수 있었습니다. 엎드려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건강에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덥다는 핑계로 여름 내내 운동하지 않았고, 가을이 되어서도 바쁘다는 구실로 매일 다니던 뒷산 한번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굳어지는 게 근육입니다. 몸이 정직하게 반응한 것입니다. 니체는 ‘고통 없이는 새로운 탄생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초년고생은 은을 주고라도 하라고 했습니다. 강철은 수많은 풀무질과 망치질로 강해집니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물살이 빠르고 다리가 없는 강을 건널 때 무거운 돌을 등에 지고 건너간다고 합니다. 로키산맥같이 험준하고 깊은 계곡에서 비바람 눈보라를 맞고 자란 나무가 명품 바이올린이 된다고 합니다. 무자비하게 삶의 터전을 망가트리는 태풍은 사람이 할 수 없는 자연 생태계를 정화하는 이로움이 있습니다. 바다를 뒤집어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하고 토양을 비옥하게 하며 수질을 개선합니다. 기후를 조절하고 지구를 냉각시키며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합니다. 이처럼 백해무익할 듯한 태풍마저도 인간이 할 수 없는 자연 생태계의 균형을 잡아주고 복원하여 주는 것입니다. 지금 나라가 심히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신음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불행한 고난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이 고난의 고비가 지나가면 이전보다 훨씬 더 튼튼하고 단단한 나라가 될 것을 믿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우리나라가 여기까지 오도록 얼마나 많은 고난이 있었던가요? 존망지추에 놓였던 때도 있었습니다. 6.25, 4.19, 5.16, 6.29, 5.18, IMF 등 그러나 이런 위기를 극복한 결과 오늘날 같은 선진 대한민국이 되었습니다. 한순간 의심했던 H의원 원장님께 진심으로 용서를 빕니다. 굳어 있던 근육을 풀어지는 고통을 겪은 후 이전의 몸이 되었습니다. 고난의 순간을 주었던 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어쩌면 우리나라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심각하게 굳어 있는 근육이 있었을지 모릅니다. 고난은 또 다른 축복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 견디기 어려운 고난, 어둠의 순간이 지나면 반드시 찬란한 아침이 올 것을 굳게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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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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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기침
- 대기업에 다니는 38세 A씨는 요즘 걱정이 한 가지 생겼다. 한 달 전부터 하던 기침이 아직도 멎지 않고 계속 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감기에 걸렸겠지 하며 종합감기약을 먹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기침이 떨어지지 않자 동네 의원에 가서 감기약을 조제하여 먹어 봤지만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 이제 사무실 동료 직원들도 신경을 쓰는 것 같다. 20대 때 담배를 피다가 5년 전부터 금연을 하고 있는데, 젊어서 핀 담배 때문에 폐암이라도 생긴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된다. 요즘 젊은 사람들도 암에 걸린다고 하던 얘기가 자꾸 생각난다. 아직 아이도 어리고, 할 일이 많은데 걱정이 앞서니 입맛도 없어진다. 겨울이 되고 추운 날씨가 지속되면 호흡기 내과를 찾는 환자들의 발걸음이 잦아진다. 급격한 일교차와 건조한 공기, 환기를 잘 하지 않고, 건물 안에서 지내다 보면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 질환들은 이 사람 저 사람을 옮겨 다니며, 불편한 증상들을 퍼트리게 된다. 그 중 가장 흔한 것이 바로 기침이다. 기침은 환자들이 호흡기 외래 진료를 찾아오는 가장 빈도가 높은 증상이다. 기침은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호기(내쉬는 호흡) 반응이며, 이물질이 하기도로 흡인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어 작용으로, 기도의 과도한 분비물이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작용이다. 기침은 그 자체로서도 중요한 방어 작용이지만, 기침으로 인한 피로감, 두통, 목쉼, 요실금, 근골격계 동통 등과 같은 불편함 동반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증상의 완화를 위해 병원을 찾는다. 그 중 3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기침은 감기가 가장 흔한 원인인 급성 기침과 달리 다양한 질병이 원인일 수 있다. 그렇다면 A씨처럼 만성 기침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원인으로 기침이 지속되는 것일까? 만성 기침과 관련된 질병은 크게 흡연자와 비흡연자로 구분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흡연자에서는 만성 기관지염(chronic bronchitis)이 가장 흔한 원인이고, 비흡연자에서는 후비루 증후군(후비루, postnasal drip), 천식(asthma), 위식도 역류(gastroesophageal reflux) 세 가지 원인이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흉부 X-레이가 정상이며, 흡연을 하지 않는 성인의 만성기침은 거의 대부분이 이와 같은 원인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후비루 증후군은 비흡연자에서 가장 흔한 만성 기침의 원인으로 콧물, 뒤로 콧물이 넘어간다고 느끼는 후비루증, 목 이물감등이 동반되며, 치료로는 콧물약이라 알고 있는 항히스타민제나 비충혈 억제제를 사용한다. 부비동염의 경우 세균 감염이 흔하므로 항생제를 사용하거나 알레르기가 원인인 경우는 항원회피를 하는 것으로 치료를 하게 된다. 만성 기침이 있는 경우에는 흉부 X선 검사와 함께 코와 코 주위의 부비동을 볼 수 있는 X레이를 함께 찍어 보는 것이 좋다. 천식은 비흡연자에서 두 번째로 흔한 원인으로 특히 소아에게 흔하며, 80% 이상은 알레르기와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야간이나 이른 아침에 기침이 심하며, 다른 증상은 없고 기침만 있는 경우를 ‘기침 변이형 천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 증상으로는 기침, 쌕쌕소리가 난다고 말씀하시는 천명음, 주로 운동이나 활동할 때 나타나는 호흡곤란 등을 들 수 있다. 천식의 치료는 확인된 원인 항원이 있거나 피할 수 있는 원인 항원의 경우 원인항원을 환경에서 제거하거나 회피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 다음으로는 약물요법과 그밖에 원인항원에 대한 우리 몸의 내성을 유도하는 면역요법이 있다. 약물요법은 기관지 확장효과를 갖는 완화약물과 천식의 근본적인 원인인 만성 기관지 염증을 치료할 수 있는 항염증 작용이 있는 약물들은 적절히 사용하게 된다. 위식도 역류 질환은 비흡연자에서 세 번째로 흔한 원인이며, 위산 등이 식도 내로 역류되어 자극을 줌으로써 기침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가슴앓이, 신맛을 자주 느끼는 것, 증상으로 느끼는 역류증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없이 단순 기침만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확진을 위해서는 24시간 식도 산성도(pH) 모니터링 검사가 필요하나 검사의 불편함으로 인해 일반적으로 권장되지는 않는다. 치료로는 식도괄약근을 약화시키는 담배, 커피, 초콜렛 등을 삼가고, 식후 바로 눕지 않고, 과식을 삼가고, 기름진 음식을 절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고 위산 억제제, 위장관 운동 개선제 등을 사용한다. 그 외에 혈압 강하제로 사용되는 혈압약 중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 inhibitors)를 사용하는 경우 기침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고혈압으로 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기침이 지속되는 경우 본인의 혈압약에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 inhibitors)가 포함되어 있는지 담당 의사에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통상적으로 기침이 만성적으로 있는 경우 감기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진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위에서 설명한 질환들 이외에도 만성 기관지염, 기관지확장증, 결핵, 폐렴, 폐기종, 간질성 폐질환, 폐암, 심장질환 등 많은 질환에서 나타날 수 있다. 이들 기타 원인에 의한 질환들은 대개 흉부 방사선 검사상 이상소견이 나타나므로 3주 이상 기침을 하는 환자는 흉부 X-선 촬영을 먼저 해야 한다. 그러나 폐암의 초기나 기관지결핵은 흉부X-선상 정상으로 보일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하며, 무분별한 진해제의 사용은 기침의 방어작용을 억제시키고, 원인 질환들을 발견하지 못한 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원인이 불확실한 만성 기침 환자는 진해제 등의 대증적 치료보다는 호흡기 내과 전문의를 찾아가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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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에 끝이 있을까? Ⅲ
- 100세 시대를 실감합니다. 지난해 12월 12일 오후 국내 석학 70여 명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모여 ‘초고령사회 대응, 시니어 스카우트 연대’ 심포지엄을 열었다고 합니다. 국민 4분의 1이 65세 이상인 지금 노인은 복지 혜택만 받을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완규 전 서울대 총장은 “나는 1928년생이니 이팔청춘”이라며 “나이를 의식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서산이 낳은 이생진 시인도 1929년생입니다. 지난해 12월 열린 한 출판기념회에서 참석하셔서 아직도 카랑카랑한 음성으로 시 낭송을 하셨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연세에도 불구하고 후배의 출판기념회에 오셔서 축하해주시고 직접 시를 낭송하시는 모습은 나이를 먹어가는 후배들에게는 큰 귀감이 되었습니다. 20세기는 경험이 지혜가 되는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경험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격변하는 세상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익혀 새로운 세상의 흐름에 동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함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배워야 합니다. 헨리 포드는 말했습니다. ‘배우기를 멈춘 사람은 스무 살이든 여든 살이든 늙은이다.’ 평생교육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평생교육은 생애의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통하여 지식과 기술을 익히고 이를 통하여 자기 삶의 질을 높이고 보람을 갖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배우려는 지세가 필요합니다. 선생은 어디에든 널려있습니다.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요? 늙은이에게 젊은이가 스승입니다. 디지털, 인공지능. 앞서가는 문명의 모든 것들은 젊은이가 스승입니다. 묻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오히려 모르는 게 부끄러운 게지요. ‘이 나이에’라는 생각으로 포기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입니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易悅好) 배우고 제때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옛날 중학교 때 배웠던 논어의 첫 구절 말씀입니다. 모르는 걸 배워서 아는 순간 그 기쁨을 무엇에 비할까요? 눈을 돌려 보면 배울 곳은 널려있습니다. 복지관, 문화원, 도서관, 주민센터는 물론 개인이 운영하는 평생교육도 그 일익을 담당합니다. 다양한 형태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취미 생활은 물론 직업 훈련까지 제공됩니다.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개인의 학습도 가능하지만, 함께하는 학습이야말로 서로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배움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서산문학예술연구소(대표 김가연)에서는 2022년부터 문학 아카데미를 개설하여 이어지고 있습니다. 첫해에는 5월부터 11월까지 총 7기를 개설하여 시 창작 교실을 운영하였고 2023년에는 3차에 걸쳐 문학 아카데미를 개설하였습니다. 특히 박덕규 교수를 특별강사로 초빙하여 에세이 특강을 하였습니다. 필자도 박덕규 교수의 에세이 창작 특강을 수강한 적이 있습니다. 아주 짧은 기간이었지만, 매우 유익한 교육이었습니다. 작년에도 서산문학예술연구소는 어김없이 문학아카데미를 열어 지역주민들에게 문학의 저변확대를 위해 기여하고 있습니다. 2월에는 ‘일상을 예술로 그림 특강’을 통해 미술과 문학과의 관계를 조명하기도 했습니다. 12월의 문학 아카데미에 필자는 이사의 한 사람으로 덕담 한마디를 부탁받아 참석했습니다. 많은 인원은 아니었지만, 90대 노년에서부터 20대 여성분까지 시 창작 특강을 듣고자 오셨습니다. 참가하신 한분한분 배움의 열정 어린 말씀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평생교육은 자아실현과 삶의 질을 향상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을 익히고 그로 인해 개인의 잠재적 소질을 발견하여 노후 생활을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 길잡이가 됩니다. 여든 넘어 한글을 배워 시를 쓰신 칠곡 할머니들을 생각합니다. 헨리 포드는 배움에 나이가 없다고 했습니다. 배움에 끝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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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에 끝이 있을까? 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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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국체육대회 유치를 꿈꿔본다
- 세월은 끊임이 없는 시간의 연속이다. 시간 가운데 일, 주, 월, 년이라는 각각의 시점을 두고 그 기간의 일을 매듭짓고 새로 시작하게 된다. 지금은 새로운 한해에 할 일을 계획하고 시작하는 시기이다. 개인이든 조직체이든 마찬가지다. 서산시는 지난해 말 올해(2024년)를 빛낸 10대 성과로 초록 광장·예천지구 공영주차장 조성사업 추진, 제3기 수소도시 선정, 충청권 최초로 서산을 모항으로 하는 국제크루즈선 취항, 제76회 충남도민체육대회 성공 개최 등을 선정 발표했다. 올해에는 서산공항과 시 신청사 건립 기본 및 실시설계 추진, 대산과 성연 산업단지 조성, 문화예술타운 조성, 수석지구 등 도시개발사업, 해미국제성지 순례 방문자센터 조성, 대산~당진 고속도로 건설 추진, 아시아 조류박람회 개최 등으로 새로운 도약과 성과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발표했다.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서산은 전국의 어느 시군보다 월등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이런 눈부신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계획한 사업을 착실하게 추진하여 ‘5천만이 살고 싶은 서산’으로의 기반을 닦는 데까지 지속 발전하기를 소망한다. 아울러 5년 단위 구상을 전제로 2030년 제111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 유치를 제안하고 싶다. 1920년 처음 개최한 전국체전은 국내 최대의 스포츠 행사로서 100년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민족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았다. 대규모 행사이다 보니 1994년 이전에는 주로 대도시에서 개최되었다. 이후 중소도시에서도 개최하기로 함에 따라 1995년 제76회 대회는 경북 포항시를 주 개최지로 하고 도내 여러 곳으로 나눠 열렸다. 충남에서는 2001년 천안시에서, 2016년 아산시에서 개최한 바 있다. 2006년에는 인구가 14만여 명에 지나지 않는 경북 김천시에서 열렸다. 김천시의 전례를 볼 때 시세나 다양한 지역 성장 인프라를 갖춘 서산이 5년 여 시간을 갖고 준비한다면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전국체전이 대체로 시·도를 돌아가며 개최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2030년에 충남이 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서산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 이때는 고속도로망도 확충되고 항공망도 갖추게 됨으로써 육·해·공 교통망을 고루 아우르는 도시가 될 것이다. 여기에 부춘산을 배후로 둔 신청사도 멋진 모습을 드러낼 것이니 자축의 의미도 크다고 본다. 전국체전을 치르게 된다면 여러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선 각종 체육 시설 확충과 도시 기반 정비를 촉진할 수 있다. 시민들의 스포츠 활동을 북돋을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지역 이미지 제고와 문화․관광자원을 널리 알리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접객업소 시설 개선, 서비스 향상, 서산의 특산물을 중심으로 만든 독특한 음식으로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 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대형 행사를 치르기 위하여 공무원들의 역량을 개발하고 마음껏 발휘하여 행정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열망을 모아 선진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뜻있는 시민들에게 자원봉사 기회를 줌으로써 지역사회 참여와 보람 있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지난해 도민체육대회를 비롯하여 몇 차례 대규모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추진하면 여느 대회 못지않게 치를 수 있다고 본다. 요즘 전국체전은 개최 지역에서 전 종목 경기를 치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경기장이나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는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항상 유효하다. 스포츠만큼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분야는 흔치 않다. 단순히 체육 행사 차원을 넘어 정치·경제·문화적으로 갖는 의미가 크다. 국위 선양과 국제적 인식을 높이는데도 한 몫 한다. 86년 아시아경기대회, 88년 하계올림픽, 2002년 FIFA 월드컵 경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이를 증명한다. 여러 나라가 올림픽과 월드컵 대회,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를 비롯하여 굵직한 스포츠 행사를 유치하기 위하여 국력을 기울여 발 벗고 나서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서울시가 2036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한 발걸음을 시작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20여 년 전, 이탈리아에 간 적이 있다. 이 때 사람들이 ‘코리아’를 잘 알지 못하기에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나라”라고 하니 엄지 척 하며 “오! 코리아”라고 알아보던 장면이 떠오른다. 그동안 서산시가 하드웨어적인 발전과 문화, 예술, 체육 분야에서 쌓은 성과를 집약하여 이제 전국체전에 관심을 두어도 좋을 것이다. ‘2030 프로젝트 제111회 전국체전 유치’는 불가능하지 않고 못 할 일도 아니다. ‘헛된 꿈’은 더욱 아니라고 본다. 50개에 이르는 경기 종목에 3만여 명의 임원과선수단에 더하여 수많은 응원단과 관람객이 찾아온다면 아마 서산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손님이 찾아오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시가 중심이 되고 각 계가 참여하는 유치위원회를 구성하여 거시적인 노력과 활동을 새해의 화두로 삼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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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국체육대회 유치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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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인사
- 새해가 되면 메일과 휴대 전화에 카톡과 문자가 넘쳐납니다. 멋진 동영상도 보내고 장문의 글도 받습니다. 받기도 하고 보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미처 답을 못해 죄송하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잊지 않고 보내주신 한분 한분의 성의와 사랑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인사의 무게감이 떨어짐을 느낍니다. 마치 으레 차려주는 밥상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왜 그럴까요? 어쩌면 디지털시대 문명이 주는 편의주의 앞에 진심의 모습이 덜하기 때문일 듯싶습니다.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연말에는 우편물이 넘쳐났습니다. 성탄절 카드와 연하장 때문이었습니다. 문방구에는 예쁜 카드가 줄줄이 걸려있고 연하장도 수북하게 쌓여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 마음에 드는 카드를 구하기 위해 문방구를 순회하기도 했습니다. 카드는 신자나 불신자를 막론하고 서로 주고받았습니다. 봉투를 열면 캐럴이 흘러나오는 카드도 있었습니다. 카드를 보내지 못한 사람에게는 연하장을 보냈습니다. 정성 들여 손수 글씨를 써서 보내기도 했습니다. 정성이 보였고 온기가 전해져왔습니다. 요즘의 문자나 카톡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정성이 흠뻑 담긴 새해 인사였습니다. 마음에 드는 카드나 연하장은 없애지 않고 일 년 내내 보낸 이의 마음을 곁에 두기도 했습니다. 옛 생각이 나서 성탄절 카드나 연하장을 찾아 문방구를 가보았으나 주인조차도 그걸 모르는 분도 있었습니다. 연하장은 아예 없었고 카드가 있기는 했으나 우편 규격에도 맞지 않는 소품 같은 것이었습니다. 주인에게 넌지시 물어보니 아내나 이성 친구끼리 주고받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1,300원을 주고 한 장 샀습니다. 예쁜 장식의 조그만 카드였습니다. 아내에게 몇 자 적어 내밀고 싶었지만, 쑥스러워 포기하고 대신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 그리움을 담아 보내드리기로 했습니다. 자그만 연두색 종이에 어머니라고 쓰자 눈물이 낫습니다. 휴지를 찾고 있을 때 전화가 왔습니다. 올해 94세 되신 김낙중 선생님의 전화였습니다. 새해 인사를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순간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에 땅속으로 숨고 싶었습니다. 아무리 세상이 거꾸로 돌아간다지만, 정말 ‘이럴 수는 없는데, 이래서는 안 되는데’라는 마음에 어쩔 줄 몰랐습니다.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송구스러워하는 마음을 읽었는지 나뿐이 아니라 선생님이 평소 좋아하시는 분들 스무 명을 적어놓고 이렇게 차곡차곡 전화하신다고 하셨습니다.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인사는 아무나 하면 되는 게지 순서가 무슨 대수냐”라고 하셨습니다. 그런 마음을 가지셨으니 94세까지 장수하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성탄절 카드나 연하장은 아날로그 시대의 방식이고 산물이라면 현재는 디지털시대에는 카톡이나 문자로 인사하는 방법이 효과적이고 편리한 방법이라 항변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인사에 정성과 마음이 없다면 그건 허례일 뿐입니다.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크게 깨달았습니다. 스마트 폰이라는 똑같은 기계로 문자보다는 한 통의 목소리가 훨씬 더 정다움을 느낀다는 걸. 집에 돌아와 가까운 분들 이름을 적어보았습니다. 놀랍게도 열 명이 넘어가니 전화를 드릴 만한 분들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엊그제 통화했던 분도 계셨고 이미 문자를 드린 분도 계셨습니다. 그래도 음성으로 다시 인사드려야겠다고 억지로 스무 명을 채웠습니다. 실제 전화해보니 그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통화 중이거나 응답하지 않으신 분도 많았습니다. 먼저 병원에 계신 분들께 드렸습니다. 한 결같이 고마워하셨습니다. 새해가 된 지 벌써 여러 날 되었지만, 아직도 여러분이 남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 통화를 할 계획입니다. 전화를 드리다가 문득 점심이라도 대접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큰 사랑과 도움을 받고 살았나 싶었습니다. 형편 되는대로 몇 분을 모시고 그런 자리를 가졌습니다. 조금이라도 성의를 표시했다는 마음에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세상일은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오늘은 또 낭패를 보고 말았습니다. 선배님을 초청했는데 오히려 선배님께 신세를 지고 말았습니다. 평소에 선배님께서 생각하고 계셨다고 하시면서 굳이 거금을 내셨습니다. 송구하고 감사한 마음에 어쩔 줄 모르겠습니다. 문자로, 카톡으로 가을바람에 날리는 낙엽 같은 인사보다 노 선생님 덕분으로 진짜 새해 인사를 주고받은 것 같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인사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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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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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팥죽
- 지난 12월 21일은 동짓날이었습니다. 바람도 불고 눈발도 날렸습니다. 이제 겨울이 본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았습니다. 동지는 24절기 중 22번째로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입니다. 동지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팥죽입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동짓날에는 의례 팥죽을 먹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여 유래를 찾아보니 중국으로부터 전해 내려온 듯합니다. 중국에 ‘공공씨’가 망나니 아들을 두었는데 그 아들이 동짓날 죽어서 전염병 귀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귀신을 쫒기 위해 아들이 평소 팥을 두려워한 것을 생각하고 동짓날 팥죽을 쑤어 전염병 귀신을 쫓아냈다고 합니다. 중국의 <형초세시기>에 나오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팥죽을 쑤면 제일 먼저 사당에 제사를 지내고 방과 헛간 또는 장독대 같은 곳에 한 그릇씩 갖다 놓고 ‘고수레’라고 하면서 대문이나 벽에 죽을 뿌렸다고 합니다. 악귀를 쫓는 동시에 아마도 겨울에 먹을 것이 부족한 짐승들에 대한 배려라고 합니다. 문득, 출애굽기에 나오는 유월절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출애굽기를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 전날 밤, 마지막 재앙인 장자의 죽음을 맞아 가정마다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발라 죽음의 신이 그걸 보고 넘어가 장자의 죽음을 피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를 기념하여 이스라엘 민족은 유월절을 명절로 지킵니다. 양의 피와 붉은 팥죽 사이에는 무슨 연관성은 없을까?(극동으로 이주하며 아득한 조상들의 유월절 풍속이 팥죽으로 변하지 않았을까?) 라는 기독교인다운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사실 시장에 나갈 때까지 동짓날인 걸 몰랐습니다. 재래시장 식당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웬일인가 쳐다봤더니 ‘원조 팥죽’이란 글씨가 보였습니다. 비로소 동짓날인 줄 알았습니다. 갑자기 팥죽이 먹고 싶었습니다. 줄을 선 사람들은 팥죽을 사 들고 가시는 분들이었습니다. 탁자 하나 놓여 있는 좁은 식당 안에는 남자 손님 두 분이 앉아 있었습니다. 손님 곁에 앉았습니다. 아주머니는 팥죽을 주면서 부족하면 더 달라고 했습니다. 훈훈한 인심이 난로처럼 따사로웠습니다. 옛날 시골 인심이 이러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두 분 손님은 직장 동료인 듯했습니다. 옛날 시세 풍속을 더듬어 이야기할 때 나도 모르게 끼어들어 말동무가 되었습니다. 불과 몇 십 년 전 일인데도 지금은 전설처럼 까마득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팥죽을 먹다가 문득 어느 장로님 생각이 났습니다. 공교롭게도 구역예배 드리는 날이 동짓날이었습니다. 좀처럼 예배를 드리지 않던 가정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해서 구역장인 장로님은 기쁘고 반가운 마음으로 달려갔다고 합니다. 사달은 예배를 드린 후에 나온 팥죽이었습니다. 팥죽을 본 장로님이 “난 죽을 좋아하지 않으니 밥이 있으면 밥을 달라. 밥이 없으면 라면이라도 좋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때 주인 집사님이 “우리 집엔 밥도 없고 라면도 없으니 그냥 팥죽을 드시라”라고 했습니다. 결국 감정만 상한 채 팥죽을 놔두고 헤어지고 말았다고 합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권사님은 ‘둘 다 똑같은 사람들’이라고 필자에게 말했습니다. 장로님은 전에 팥죽을 먹고 체한 후 팥죽을 보기만 해도 싫다고 했습니다. 팥죽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던 것입니다. 집사님은 마침 동짓날이니 별미를 대접해야겠다며 정성스럽게 팥죽을 쑤었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싫어도 정성 다해 내왔으니 장로님은 그저 드는 척이라도 했으면 좋을 뻔했다고 하면서도, 집사님은 아무리 정성 들여 쑤었다 해도 굳이 싫다는 걸 억지로 먹으라는 처사는 옳지 못하다고 권사님은 양비론을 내세웠습니다. 문득 황희 정승 생각이 나서 ‘장로님도 맞고, 집사님도 맞고, 권사님 말도 맞다’라고 말했습니다. 벨기에 출신 작가 아멜리 노통브는 그의 소설 <사랑의 파괴>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계는 나의 존재를 위해 존재한다. 세계 전체는 내게로 귀착되고 있었다. 지구의 무게 중심은 나를 따라 이동할 터였다.” 우리 주위에도 이런 사람을 흔히 만납니다. 마치 세상이 자기를 위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을 어지럽히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세상은 그렇지 않다고 했습니다. “나의 쇠락은 세상의 중심이 내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시작되었다”라고 고백합니다. 서로의 처지와 입장을 존중하는 사회, 역지사지의 마음을 갖고 산다면 세상은 훨씬 좋아질 것입니다. 팥죽 한 그릇을 퍼주며 ‘부족하면 더 달라고 하세요’라는 넉넉한 주인아주머니의 마음이 팥죽만큼 따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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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팥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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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의 이해와 오해
- 가끔 주변 지인들에게 CT촬영을 여러 번 했는데 몸에 영향이 없는냐는 등 X선을 이용한 영상검사의 안전성과 원전 등 방사선 관련 사회이슈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면 적잖게 당황하게 된다. 사실 방사선 이론지식은 전문의 과정 중에 습득한 지식뿐이고 지금은 가물가물하기 때문이다. 때마침 칼럼을 요청받아 이에 대해 상식수준의 도움이 되고자 알아보았고 방사선의 이해와 오해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방사선이란 발생된 곳에서 모든 방향으로, 즉 방사형으로 퍼져나가는 입자나 파동을 말하며 빛, 소리, 열, X선 등이 있다. 여기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상의 모든 물질(공기 중의 라돈, 음식물, 땅, 바다, 물 등)로부터 자연적으로 생긴 방사선과 우주로부터 나오는 방사선 등 먼 옛날부터 있었던 자연방사선과 의료, 핵발전 등 인위적으로 필요에 따라서 발생시킨 인공방사선이 있다. 인공방사선은 의료용 방사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이외 TV, 형광등, 컴퓨터 등 전자제품에서 나오는 인공방사선은 전체의 3~4%를 차지한다. 인체에는 피폭량이 중요한데, 단위는 발생된 방사선 중 인체에 흡수된 에너지의 양인 흡수선량(absorbed dose: 1rads=1cGy 방사선검사에서 검사선량을 말할 때)과 인체에 방사선이 미치는 영향의 관점에서 방사선감수성이 다른 각각의 인체부위가 받는 영향을 고려한 피폭선량을 말하는 유효선량(effective dose, 1Sv=100rem)으로 표기한다. Sv(시버트)는 스웨덴 방사선물리학자 막시밀리안 시버트에서 유래한다. 일반인의 방사선 선량한도는 ALARA의 개념에 준하여 5년간 평균하여 연 1mSv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정하였으나, 단일한 1년에 대하여 1mSV를 넘는 값은 인정될 수 있다. (단, 방사선 작업종사자의 경우는 예외로 연간 50mSv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5년간 100mSv) 하지만, 방사선에 의한 진단이나 치료목적의 의료 상 피폭(medical exposure)은 선량한도의 적용에서 제외된다. 의료목적으로 방사선의 사용이 최선이며 이는 피폭으로 인한 이득을 환자자신이 돌려받기 때문이다. 일례로 항암치료의 한 형태로 방사선 치료를 할 경우는 6000mSv까지 의도적으로 노출되기도 한다. 위에서 기술한 ALARA(As low as reasonably achievable)란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1977년 확립한 개념적 기준으로 뜻은 합리적으로 달성 가능한 피폭선량을 최소한으로 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가만히 있어도 일상에서 자연 방사선에는 노출이 되며 우리나라는 연간 3mSv정도는 된다. 이는 단순흉부촬영 대략 20장 정도를 해마다 찍는 것과 같다. (흉부촬영 1회의 유효선량은 0.1~0.3mSv정도이다.) 다른 생활방사선의 예를 들면, 브라질의 가라바리시 주민의 경우 고도가 높아서 연간 10mSV정도(복부CT 1회선량) 노출된다. 북유럽은 7mSv, 뉴욕을 비행기로 왕복하는 경우 흉부X선 1회 촬영분은 되고 땅에서 0.4, 음식물에서 0.35, 공기 중에서 1.3mSv정도는 된다. 그런데 최근 사회적으로 공포 마케팅이 됐던 원자력발전소 주변의 방사선량 목표치는 연간 0.05mSv이며 실제 측정값은 0.01mSv미만이다. 물, 공기, 음식물 섭취에서 노출되는 방사선보다도 훨씬 적은 값인 것이다. 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1년 동안 방사선 작업 시 4.4mSv정도 노출되는데 북유럽에 그냥 사는 것 보다 적은수치이다. 이점은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선 유해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만하다. 흉부방사선 1회가 담배 1.5개피의 흡연으로 암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정도로 거의 미미한 확률에 비해 흉부방사선 1회의 의학적 이득이 얼마나 비교되지 않을 만큼 이득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럼에도 실제로는 불가능한 수치(연간 1mSv)를 넘지 말아야 할 기준수치로 정한 것은 개념적으로 방사선은 유해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노출을 줄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설명하자면, 방사선의 노출선량과 장해발생 관계에서의 확정적(결정적)영향 때문인데, 이는 짧은 기간 급성으로 대량피폭의 경우에 일정량 이상이면 누구에게나 생기는 증상이 있고, 그 심각성이 노출선량에 비례하며 발단선량(threshold dose) 값이 있어서 이를 넘으면 즉시 증상이 나타나므로 선량한도를 설정함으로써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방사선 피폭량에 따른 신체적 영향이 갑자기 0.5 Sv(Gy)이상노출이면 백혈구감소, 수정체혼탁, 0.15에서는 일시적불임(남성), 1(1000mGy)이면 아동의 갑상선장애, 10이상이면 궤양 등이 생기는 구체적인 발단 선량값을 가진다. 또 확률적 영향이라는 특징도 있는데, 이는 만성적 저선량에 노출될 경우를 말하며, 병이 생길수도 안 생길수도 있고, 발생확률이 선량에 비례는 하나 심각성은 선량에 무관하며 저선량에서도 발단 선량값 없이 장해발생확률이 다른 질병의 발생률과 비교 시 무시할 수준이지만10mSv 노출 시 자손의 유전적 영향0.01%, 일반적 자연장애(10%), 중증장애(3%)에 의한 유전적 영향이 있기는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합리적(방사선) 피폭최소화(ALARA: As low as reasonably achievable)라는 추상적 개념이 필요한 것이다. 한편, 지난 세기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여러 방사선 노출사건과 이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 중인데, 200mSv 이하에서는 유효선량과 질병발생과의 상관관계가 아직 밝혀진 것은 없다. 체르노빌원자로사고에서 유효선량 1000mSv넘어야 혈액암 발생과 인과관계가 있다는 연구는 있다. 역사적으로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피해자의 약75%가 5-200mSv의 피폭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심각한 후유증은 아직은 없으나 그 생존자들에 대한 추적검사가 진행 중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고지대에 살아서 생활 방사선노출이 많은 지역이나 우라늄광산 지역거주민 등 저선량의 방사선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암 발생이 오히려 적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럼에도 불필요한 방사선을 가급적 받지 않도록 방사선 발생장치의 안전관리와 오남용방지 노력 또한 반드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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