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Home >  오피니언 >  칼럼
실시간뉴스
실시간 칼럼 기사
-
-
장수하려면 좋은 습관 만들어야
- 마음에서 비롯한 습관이 한 사람의 운명을 바꿔놓는다고 합니다. 마음이 바뀌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는 말입니다. 습관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짐작합니다. 며칠 전 조선일보에 장수학자 박상철 교수가 본 백세인과 장수 지역의 특징이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결론은 장수 요인 70%가 생활 습관에 기인한다고 했습니다. 박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장수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생활 습관이 있다는 것입니다. 좋은 생활 습관이 있는 사람은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 기저 질환이 2~4%로 매우 낮았다고 합니다. 오래 사는 건 인류의 오랜 꿈이었습니다. 제주도에는 장수를 갈망하던 진시황과 서복 이야기가 담긴 서복전시관이 있습니다. 인간들의 수명이 길어졌습니다. 우리나라도 장수 국가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신문이나 TV에서도 건강에 관한 온갖 정보가 넘쳐납니다. 어떤 이는 몸에 좋다는 보양식을 찾아 헤매는가 하면 온갖 운동을 열심히 하기도 합니다. 아침저녁으로 호수공원이나 부춘산 등산로에는 운동하는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문득 친애하는 후배 유종덕 박사가 보내준 ‘건강을 위한 습관’이란 글이 생각났습니다. 그는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는 습관이 있다고 했습니다. 첫 번째는 아침에 일어나면 이를 닦고 따뜻한 물 한 컵을 마신 후 맨손체조를 한다고 합니다. 국민체조 음악을 들으며 2번 연속으로 하고 나면 온몸이 개운하고 풀어진다고 했습니다. 장소와 일기에 관계없이 할 수 있는 전천후 운동이며 이를 벌써 15년째 이어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오후 저녁 무렵에는, 근처 공원으로 달려가 기구 운동한다고 했습니다. 팔과 옆구리 스트레칭을 위한 양팔 줄 달리기, 하체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레그프레스, 크로스칸트리, 유연성을 길러주는 롤링웨이스트, 등과 허리 마사지로 근육을 풀어주는 로라 등 기구 운동을 끝낸 후 걷기 운동을 합니다. 하루 평균 8천 보 이상을 걷는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 습관은 하모니카를 즐겨 분다고 했습니다. 집에서 시간이 있을 때마다 연습하고 양로원이나 요양원 위문 공연을 하면서 하모니카 연주로 어르신들을 위로한다고 했습니다. 기분도 좋아지고 폐활량을 늘리는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세 번째 습관은 전화를 걸거나 받을 때는 늘 움직이면서 통화한다고 했습니다. 거실로 침실로 돌아다니며 왔다 갔다 하는 버릇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것 역시 몸을 움직인다는 면에서는 건강에 도움이 될 듯싶습니다. 필자도 따라 해 볼까 하여 아침에 일어나 이를 닦고 맨손체조를 몇 번 하다가 ‘작심삼일’하고 말았습니다. 더구나 공원에 가서 기구 운동을 몇 번 흉내 내고는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찌 습관을 만들 수 있겠습니까? 유 박사를 따라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몇 가지는 건강을 위해 실천하고 있습니다. ‘누죽보산’(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라는 우스갯말이 있지요. 되도록 차를 타지 않는 것입니다. 시내는 어디가 되었든 무조건 걷습니다. 걷다 보면 때로는 두어 시간 걸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걷습니다. 걸으면서 생각하고 시를 암송하기도 하면 일거양득이 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새벽기도회에 나가는 일입니다. 이른 시간 새벽을 깨우며 기도하러 가는 시간은 그야말로 건강과 더불어 기쁨을 얻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합니다. 건강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하지 않고 어떻게 소득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이제부터 건강한 삶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차례로 적어보았습니다. 박상철 전남대 석좌 교수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강수(康壽)를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건강하게 살기를 원한다면 ‘생활 습관을 바꿔라. 그리고 실천하라’라고 했습니다. 장수를 바라신다면 이제부터 건강을 위해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이 어떨까요?
-
- 오피니언
- 칼럼
-
장수하려면 좋은 습관 만들어야
-
-
추석 선물
- ‘아내와 처남이 추석이라고 다녀갔어/오랜만에 얼굴 봐서 좋았어/아내가 지낼 만하냐고 묻더군/나 좀 데리고 가라고 했지//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알면서도 아내 뒤를 따라가고 싶었지//오늘은 날씨가 참 좋네/내일은 바람 불고 비가 온다지//인생도 그런 것 같아/늘 맑은 날만 있을 줄 알았는데/어지러워 쓰러진 이후 몸도 못 쓰고/이렇게 꼼짝없이 주저앉아 살고 있으니’ 얼마 전에 받은 이영월 시인의 시집 「박꽃이 피었다」에 실려 있는 조용엽 씨의 ‘추석 선물’이란 시입니다. 시를 쓴 이는 이제는 고인이 되신 시인의 부군입니다. 추석은 명절 중의 명절입니다. 무더위가 끝나고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수확하는 풍성한 계절을 맞아 감사하고 즐기는 절기가 바로 추석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이 추석 명절을 맞아 즐기며 기뻐할 때 함께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군인이나 경찰, 소방관처럼 나라를 지키고 안전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이나 산업현장을 지켜야 하는 분들이 그들입니다. 그리고 병원이나 요양원의 병상에서 신체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환자나 어르신들입니다. ‘명절이 별거더라/ 설 추석이 별거더라/찾아와 웃고 울고/더러는 집에 간다/나 홀로/지내는 명절/외롭고도 서럽다//한때는 내게도/ 설 추석이 있었지/지난날 돌아보니/ 그때가 꿈만 같다/차라리/ 지우고 싶은/명절날의 추억들’ 필자는 한때 요양원에서 어르신을 섬긴 적이 있습니다. 그때 쓴 ‘명절’이란 졸시 중 일부입니다. 고 조용엽 씨는 견딜 만 하느냐고 묻는 아내에게 따라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자신도 그것이 불가능한 소용없는 말이란 걸 알면서도 집에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한때는 맑은 날처럼 한세상을 풍미했던 그였지만, 어쩔 수 없이 누워 있을 수밖에 없는 자신을 바라보며 인생도 날씨 같다며 체념합니다. ‘요양원에 가면 집에 돌아올 수 없다/짐작만 하고 있었습니다//가기 싫다 아이처럼 떼쓰는 당신/어르고 달래어 혹여나 몸 좋아지면 /집에 돌아올 수 있다는 말도 하였습니다//기적이란 내게 빛을 비추지 않고/멀리 저 멀리 달아나 버렸습니다//가느다란 한 줄기 되돌아 올 수 있다/내 말을 빛 따라 간 당신// 끝내 내 말은 나의 말은/샛노란 거짓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영월 시인은 남편을 보내고 난 후, 그의 시집 「박꽃이 피었다」에서 ‘샛노란 거짓말’이란 시로 그의 마음을 그렸습니다. 어쩔 수 없이 사랑하는 가족을 시설에 보낸 남은 자의 마음 또한 괴롭기는 매일반입니다. 아니, 어쩌면 더 괴로워하고 힘들지도 모릅니다. 죄책감에 잠 못 이루며 고통스러워하는 나날이 때로는 차라리 처지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기에 웃어도 웃을 수가 없고 맛있는 걸 먹어도 맛을 모릅니다. 명절에는 선물을 주고받습니다. 평소 베풀어 주신 사랑을 감사하고 그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표시하는 것이 선물입니다. 고 조용엽 씨는 아내와 처남이 왔다 감을 선물이라 생각했습니다. 전화 한 통조차 없는 사람에게 비하면 이렇게 찾아주는 아내와 처남이 고마웠기에 선물이라 했습니다. 우리 인간들은 빈손으로 왔습니다. 현재 소유하고 누리고 있는 모든 것. 생각하면 모두 선물입니다. 공기와 하늘과 땅과 나무와 풀, 이 모든 자연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입니다. 어느 것도 내가 노력하여 얻은 건 없습니다. 가족, 친지, 이웃 모두 선물입니다. 이들은 새의 날개와 같은 존재들입니다. 때로는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날개가 있기에 날 수가 있습니다. 여기까지 내 힘으로 왔다고 하지 마십시오. 그건 착각입니다. 감사할 줄 모른다면 파렴치한 사람이 됩니다. 추석 명절을 맞아 받은 선물에 감사해야겠습니다. 하나님에게, 가족에게, 이웃에게, 친지에게, 그리고 부모님과 조상님께.
-
- 오피니언
- 칼럼
-
추석 선물
-
-
걷기 vs 운동
-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은 22년에 걷기(37.2%) 등산(17.3%), 보디빌딩(16.3%) 순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생활체육 참여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가 60대로 조사되어서 걷기가 중년 및 노년기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운동으로 지속적으로 1위를 하고 있는 거 같다. 걷기운동의 장점은 접근성이 쉽고 별도의 운동시간이 필요로 하지 않으며 관절염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혈압 및 혈당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누구나 알고 있는 장점들이 있다. 하지만 최소한의 운동효과를 얻으려고 하면 40분 이상 운동해야 하며 신체개선을 위해서는 큰 의미는 없다. 달리기 운동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대한고혈압학회는 빨리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에어로빅 등을 혈압 관리 운동으로 추천한다. 강원대 간호학과에서 발표한 메타 분석 논문에 따르면 혈압 강하 효과가 빨리 걷기 또는 달리기는 평균 6.26㎜Hg 강하효과가 있다고 보고하였다. 체중 70kg 성인, 1시간 운동 기준으로 ▲수영은 360~500kcal ▲테니스는 360~480kcal ▲빨리 걷기는 360~420kcal를 소모했다. 러닝은 약 700kcal로 높은 편에 속한다. 물론 사람마다의 연령, 운동능력 차이가 있어서 어떤 운동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걷기가 전혀 어렵지 않다면 다른 운동을 권장한다. 파워 워킹 (시속 6~8km) 또는 초보적 러닝을 시도해 본다면 생각보다 많이 좋아진 신체에 놀랄 수도 있다. 본인의 경험담을 말하자면 의료원까지 출퇴근이 왕복 2km 정도인데 완만한 내리막, 오르막이 있는 길이라 적절한 출퇴근수단을 고민하다가 수동킥보드를 장만하였다. 자전거를 못 타는 게 가장 큰 이유였는데 이제 2개월 정도 지났는데 걷기나 달리기에 비해 무릎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허벅지, 종아리 근육을 고루 발달 및 balance training을 통한 agility(민첩성) 향상 되면서 단지 이동수단이 아닌 중강도의 운동으로서 너무 훌륭하다고 느끼고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agility의 저하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표되고 향상을 위한 연구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참고로 하루 200kcal를 소모하기 위해서 달려야 하는 거리는 대략 4km, 킥보드를 하루 30분정도 사용하면 같은 200kcal 소모가 가능하다고 한다. 본인은 대한스포츠과학.운동의학회 생활체육이사로 재직한지 3년째여서 국민생활체육의 변화 및 방향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이제는 국민생활체육 부동의 1위인 걷기 종목이 다른 종목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바라본다.
-
- 오피니언
- 칼럼
-
걷기 vs 운동
-
-
처서 소고(處暑 小考)
- 올해 여름은 기록에 남을 만큼 더웠습니다. 8월 폭염(최고 기온 33도 이상) 발생 일수는 최악의 여름이었던 2018년과 1994년 8월의 기록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따라서 열대야도 기승을 부려 장장 35일이나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하도 오래도록 더위가 계속하니 자꾸 달력을 보게 됩니다. 사람 곁의 개(伏)처럼, 더위에 엎드려 초복, 중복, 말복도 다 보냈는데 여전히 덥습니다. 처서가 언제인가를 찾아보았습니다. 몇 해 전이었던가요? 맹위를 떨치던 무더위가 신비하게도 처서 다음날 거짓말처럼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었습니다. 어떻게 절기를 그토록 계절의 흐름을 정확하게 정해 놓았는지 새삼 옛사람들의 슬기에 놀랐습니다. 인터넷을 뒤져 처서를 알아보았습니다. 24절기 가운데 입추와 백로 사이에 처서가 있습니다. 입추는 말 그대로 가을이 시작되는 시점을 알리는 신호이며, 이제 가을이 완연하여 농작물에 흰 이슬이 맺힌다고 백로라 하였습니다. 입추는 그저 가을이 온다는 신호이며 실제로 더위가 물러가는 시기는 바로 처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처서가 되면 가을이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을 타고 온다’ 라고 했습니다. 처서가 지나면 날씨가 갑자기 서늘해져 ‘풀도 울며 돌아간다’라고 했습니다. 기온이 낮아지니 땅의 풀들이 더는 자라지 않아 논두렁의 풀을 깎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예전에 부인들과 선비들은 여름 동안 장마에 젖은 옷이나 책을 음지에 말리 거나 햇빛에 말렸습니다. 산소의 벌초도 바로 이때 한다고 했습니다. 농부들은 이때가 가장 한가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정칠월’‘건들팔월’이라고 합니다. 어정거리며 칠월을 보내고 건들거리며 팔월을 보낸다는 말로 농한기의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한 말입니다. 이때가 되면 농사에 지치고 더위에 지친 심신을 회복하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처서 무렵에는 벼가 팰 때입니다. 햇살을 마음껏 받아야 벼가 잘 아뭅니다. 그러기에 ‘처서에 비가 오면 독 안의 든 쌀이 줄어든다’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쾌청한 날씨에 마음껏 햇빛을 받아 한들거리는 바람에 실한 알곡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처서 때의 비는 벼농사에 큰 장애가 됩니다. ‘처서에 비가 오면 십 리 천 석을 감하고 백로에 비가 오면, 십 리 백석을 감한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그만큼 농사는 자연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기후 환경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올해는 처서가 지났어도 불볕더위는 여전합니다. 간간이 스콜 같은 소낙비도 내립니다. 9월 초까지 열대야가 계속되리라는 예보도 있습니다. 옛날에는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라고 했습니다. 이젠 세상이 변해서 겨울이 되어도 입은 멀쩡해서 여전히 사납게 달려듭니다. 다행히 조기 이앙한 벼는 벌써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에 한들거리는 벼 이삭들을 바라보며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습니다. 남아도는 쌀로 인해 농가의 소득이 줄어들 거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비가 와서 독 안의 쌀이 줄어드는 걱정도 앞서지만, 거꾸로 수확량이 많아서 남을까 걱정합니다. 풍작이 되어도 걱정, 흉작이 되어도 걱정. 걱정도 팔자란 말을 생각하며 쓴웃음을 짖습니다. 계절의 흐름을 보면서 인생을 생각합니다.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은 더위도 가을이 오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습니다. 가을이 가고, 엄동설한 겨울이 왔다가 다시 봄이 됩니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요즘 국회를 들여다보면 온통 폭염(暴炎)으로 들끓습니다. 공직자 후보들은 하나같이 피고인이 되어 심문받습니다. 호통치고 망신 주고 막말로 윽박지르니 듣고 보는 이들이 오히려 민망할 정도입니다. 제아무리 더워도 처서가 지났으니 분명 더위도 물러갈 것입니다. ‘화무십일홍’이란 말도 있고 ‘권불십년’이란 말도 있습니다. 처서가 왔다고 그분들에게 문자라도 보낼까 싶습니다. 처서를 지나면서 문득 해본 생각입니다.
-
- 오피니언
- 칼럼
-
처서 소고(處暑 小考)
-
-
출산장려정책에 국가유공자 제도 활용 제안
- 대한민국은 현재 심각한 저출산 문제와 인구 고령화라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인구 소멸의 위기에 처한 현실에서 국가와 지역 사회는 다양한 대책과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저출산 대응 기획부를 신설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저출산 문제는 단순한 출산 장려를 넘어 국가 전체의 구조적 변화와 통합적 접근이 필요한 복잡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저출산 문제는 출산율 저하에 그치지 않고 국가의 인구 구조와 사회 경제적 안정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인구 감소는 경제적 활력을 떨어뜨리고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의 인구 소멸은 지역 사회의 기능을 약화시키고 경제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제도화, 상생형 어린이집 및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를 제안하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보다 혁신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국가 유공자 제도의 신뢰성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가짜 유공자가 국가 자원을 불법적으로 착복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제도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짜 유공자를 철저히 색출하고 엄정한 처벌을 강화하며, 불법적으로 착복한 국고를 환수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동시에, 출산과 육아에 기여하는 세대를 국가 유공자로 지정하는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이러한 접근은 출산과 육아를 장려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국가의 출산과 육아 정책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출산과 육아는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출산 세대를 국가 유공자로 지정함으로써 출산과 육아를 장려하고 지원할 수 있는 강력한 정책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출산 장려금 확대, 육아휴직 동안의 소득 보전,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 확충, 주거 지원 정책 강화 등과 함께, 국가 유공자 제도를 활용한 지원은 출산과 육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웨덴과 프랑스 등의 성공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스웨덴은 부모가 육아휴직을 균등하게 나눌 수 있도록 지원하며, 육아휴직 중에도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부모들이 육아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며 출산율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프랑스는 자녀수에 따라 세금 혜택을 제공하고, 어린이집과 보육 시설을 대폭 확충하여 부모들의 육아 부담을 줄이고 있다. 이는 출산율 증가와 육아 지원의 실질적인 개선을 이끌어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사례를 참고하여 다음과 같은 추가적인 대책을 펼쳐야 한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대폭 강화하여 부모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출산 장려금을 확대하고 육아휴직 기간 동안 충분한 소득 보전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해야 한다.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확충하여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젊은 세대가 안정적인 주거 환경에서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주거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기업 문화를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한다. 저출산 문제는 단순히 출산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는 중대한 과제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가 함께 노력하여 저출산 문제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특히, 국가 유공자 제도를 활용한 출산 장려 정책은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출산과 육아를 국가의 중요한 임무로 삼아 이를 지원하는 정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밝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 문제를 국가 비상사태로 인식하고,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해결해 나가야 할 때이다.
-
- 오피니언
- 칼럼
-
출산장려정책에 국가유공자 제도 활용 제안
-
-
정답은 없다
- 국제결혼 해서 사는 딸이 외손녀와 함께 왔습니다. 외손녀들은 프랑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자연히 프랑스 국적으로 지금은 둘 다 대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한국말과 한글을 익혀서 손녀들과의 의사소통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둘 다 공부를 잘해서 일류대학교에 다닌다는 소릴 아내에게 들었던 터라 프랑스의 교육제도가 궁금했습니다. 손녀들을 앉혀놓고 궁금한 것들을 인터뷰 형식으로 물었습니다. 듣고 보니 프랑스와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는 전혀 달랐습니다. 먼저 공교육은 만 3세에 입학하여 5세에 졸업하고 초등학교는 6세에 입학하여 10세에 졸업하고(5년 동안), 중학교는 11세에 입학하여 14세에 졸업(4년간). 고등학교는 15세에 입학하여 17세에 졸업(3년간)합니다. 이는 학제만 다를 뿐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는 우리나라와 비슷하였으나 대학과정은 전혀 달랐습니다. 프랑스에서도 우리나라의 수능시험과 같은 바칼로레아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는 고등학교 졸업 자격증인 동시에 대학교 입학 자격을 제공하는 시험입니다. 바칼로레아는 다양한 트랙을 제공하는데 일반 바칼로레아 외에도 기술 바칼로레아, 직업 바칼로레아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절대적인 건 아니어서 불합격률이 10%밖에 안 된다고 했습니다. 프랑스의 고등교육은 ‘에콜’(직업전문학교), ‘그랑제콜’(특수 대학교), ‘위니베르시테’(정규대학교)와 같이 갈린다고 했습니다. 대략 프랑스의 대학 진학률은 40% 정도라고 했습니다. 그랑제콜을 가기 위해서는 ‘프레빠’라는 2년 동안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는 파리의 유명 대학 내 최상위 그랑제콜을 가기 전 밟는 제도라 했습니다. 학비를 거의 내지 않는 대신에 자격시험을 학년마다 실시하여 상위 단계의 진입이 매우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여러 번의 시험을 통과해야만 진학할 수 있고 이때 많은 학생이 탈락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진급과 졸업이 매우 힘들어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습니다. 특히 의대 같은 경우는 더욱 심해서 1학년에서 2학년 올라갈 때 신입생의 약 8~90%가 탈락한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프랑스에서는 입학보다는 졸업이 힘들고 우리나라처럼 너도나도 대학을 가는 게 아니라 공부를 더 해야 할 사람만 대학을 가고 나머지는 자기 기준에 맞춰 학교에 다닌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모든 학생이 1등부터 100등까지 줄 세워서 경쟁시키지만, 프랑스에서는 1등부터 4등까지의 상위권 학생들만 경쟁시키는 모습이라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서구 사람들은 엘리트로 불리는 사람들에게 특별히 존경심을 갖거나, 또는 노골적 혐오심 없이 그저 같은 사람으로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아시아 사람들처럼 수직적 관점이 아니라 수평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프랑스는 임금도 높고 복지도 잘되어 있어 엘리트가 되지 않아도 충분히 인생을 즐기며 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랑제콜 출신 엘리트가 되는 것도 ‘선택’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큰손녀는 내년에 의대 진학을 앞둔 ‘위니베르시테’ 3학년생이며 둘째는 그랑제콜을 준비하는 ‘프레빠’ 2학년생입니다. 알고 보니 아내의 말이 허언은 아니었습니다. 손녀의 설명을 들으며 참 합리적 교육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마다 적성이 다르고 잘하는 분야도 다른데 오로지 일류 대학의 진학을 위해 주입식 공부만 하는 우리나라의 현실, 공교육이 무너지고 과도한 사교육비로 등골 휘는 학부모의 고통을 생각하면 차라리 프랑스 같은 제도가 좋을 듯했습니다. 그래서 얼핏 그런 말을 했더니 듣고 있던 딸아이가 발끈했습니다. “아버지, 경쟁 없는 사회는 도태될 수밖에 없어요. 프랑스는 지금 계속 퇴보하고 있어요. 대한민국이 이렇게 잘살고 있는 건 그런 혹독한 경쟁으로 실력을 길렀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문득 미꾸라지 수입상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중국에서 들여올 때 많은 수의 미꾸라지가 죽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은 한 마리도 죽지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생각되어 살펴봤더니 메기가 한 마리 들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때마다 미꾸라지 상자에 메기 한 마리씩을 넣었더니 모두 살아있더라는 것입니다. 살아남겠다는 생의 본능이 죽음을 이긴 것입니다. 세상에 정답이 어디 있겠습니까? 각각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지 생각했습니다.
-
- 오피니언
- 칼럼
-
정답은 없다
-
-
해외연수 거부한 안원기 의원의 용기
- 서산시의회 안원기 의원은 시의회가 8월 28일부터 9월 5일까지 북유럽 3개국을 방문하는 공무 국외 출장 즉 ‘해외연수’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여러 중앙지와 방송을 비롯한 많은 언론이 보도하여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나온 불참 발언이라 크게 주목받은 것이다. 안 의원은 “시민의 혈세 4천 여 만 원을 들여 진행하는 이번 연수는 해외에서 선진 사례를 배운다는 명목이지만, 과거의 사례처럼 그 성과가 불확실하고 이번에도 단순한 여행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라면서 “시의회는 그동안 보여준 불미스러운 행태를 깊이 반성하고 이제라도 시민을 위한 민생 의정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지방의회의 존재 의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또 “해외 연수를 다녀와서 제출해야 할 보고서와 관련해 연수 진행업체에서 ‘걱정하지 말라’는 말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의원들이 현지에서 무엇을 보며 무슨 고민을 깊게 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번 연수 대상 지역은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이다. 이들 나라는 풍광이 그림처럼 빼어난 데다 빙하가 만든 피오르드(fiord)에서 페리호를 타고 바다의 절경을 조망할 수 있는 ‘꿈의 여행지’, ‘유럽의 마지막 여행지’로 알려진 곳이다. 사회복지제도가 잘 마련되어 선망하는 나라들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평생 꼭 가보고 싶은 버킷리스트에 넣기도 한다. 안 의원도 이들 나라를 찾아가는 해외연수를 포기하는 아쉬움에 더하여 낯선 나라 새로운 분위기에서 동료 의원들과 화합과 결속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데에 대한 미련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함에도 내린 용단을 높게 평가한다. 이에 가선숙, 이수의, 이정수 의원도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를 곱지 않게 보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먼저 의원공무국외 출장의 적정성 여부를 심의하는 위원회는 대부분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공무국외 연수를 하려면 제대로 진행해 줄 전문 연수기관에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그런 기관이 많지 않다. 설령 찾았다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일정도 빡빡하고 메마르다. 이렇다 보니 대부분 여행사를 통하여 추진하게 되고, 여행사가 운영하는 일정에 몇 곳의 공공기관 방문을 끼워 넣는 형태로 진행된다. 현지 통역도 거의 가이드가 맡는데 전문 용어를 이해하지 못하여 내실 있는 진행보다 ‘수박 겉핥기 식 시찰’로 끝나는 사례가 있다. 또한 유명 관광지를 포함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연수’라는 명목과는 달리 ‘관광성 외유’라는 비판이 이는 것도 이러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수 일정에는 5개소를 방문 또는 견학하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공식 방문지를 제외한 나머지 일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실제 일정에는 들어간 관광지 등은 누락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설령 관광이 포함되었다 할지라도 숨길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외국에 간 기회에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는 것은 폭넓은 학습효과가 있음을 감안할 때 굳이 외면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하니 투명하게 드러내는 것이 좋다. 연수를 다녀온 후 제출하는 보고서는 대체로 부실하다고 평가한다. 이마저 공무원이 대필하거나 상당 부분 기존 자료를 찾아 짜깁기하는 경우가 있다고 인식한다. 연수계획서를 보면 공식 방문 기관에 관하여 여섯 쪽에 이르는 자료와 사진이 첨부되어 있다. 여기에 현지에서 얻은 얼마만큼의 정보와 견문 내용을 보태면 보고서는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연수에 공무원이 참가하지 않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동안 지방의원 해외연수에 여럿 공무원을 대동하는 사례에서 본다면 의아하다. 혹시 다른 이유나 배경이 있는지 궁금하다. 아울러 이런 연수행태는 앞으로 의원들만 참가하는 관행으로 정착될 것인지 주목된다. 안 의원은 앞으로 국외 연수는 물론이고 강원, 제주도 등 관외에서 실시되는 국내 연수에도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부르짖는 언행과는 분명 배치된다는 것이다. 원거리로 나갔을 때 혹시 모를 일탈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에도 동의한다. 국내 연수를 굳이 외지로 가려 함은 ‘새로운 분위기에서 충실한 연수’를 이유로 든다. 하지만 먼 곳에서 실시할 때 참가율을 높이고 도중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 진정 연수나 연찬이 목적이라면 전문가를 초빙하여 강의를 듣거나 실습을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시간과 비용도 크게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을 외면하지 않기 바란다. 있어야할 현장에는 늘 그가 있고, 합리적 대안 제시와 건전한 비판으로 지방의원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안원기 의원, 이번 안 의원의 용기는 혹시 동료 의원들로부터는 ‘팀 킬’ 이라는 비난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바람직한 지방의회상을 세우기 위하여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될 것이다.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고 시민들의 지지와 성원도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번 연수에 불참하는 세 의원도 기억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
- 오피니언
- 칼럼
-
해외연수 거부한 안원기 의원의 용기
-
-
명절, 그리고 벌초대행 서비스가 던지는 질문
- 추석이 다가옵니다. 한가위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우리의 고유 명절인 추석은 햇곡식과 과일로 가득 채운 차례상을 준비하며 조상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시간입니다. 또한, 가족들이 한데 모여 덕담을 나누고, 오랜만에 웃음꽃을 피우는 특별한 날이기도 합니다. 추석이 가까워지면 바빠지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벌초입니다. 이맘때면 가족들은 고향으로 내려가 조상님의 산소를 찾아 벌초를 합니다. 고된 작업이지만, 조상의 무덤을 정성껏 돌보는 것은 우리 민족이 수백 년 동안 이어온 아름다운 전통입니다. 예로부터 벌초는 단순한 작업을 넘어, 조상에 대한 예우와 공경심을 표현하는 중요한 의식이었습니다. 잡초를 제거하고 무덤을 정돈하면서 조상의 은덕을 되새기고, 그 은혜를 자손에게 이어주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이러한 전통에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바로 벌초 대행 서비스의 등장입니다. 몇 년 전부터 생겨난 이 서비스는 이제 완전히 자리 잡아, 바쁜 현대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벌초를 직접 하기 어려워지면서 대행 업체를 통해 벌초를 맡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처럼 간편하게 벌초를 맡길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벌초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조상의 무덤을 돌보는 일이 타인에게 맡겨져야 할 일로 전락한 것은 아닐까요?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 오늘날에는 일상이 되어버린 이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우리 부모 세대에게 벌초는 단순한 노동이 아니었습니다. 가족들이 모여 조상의 묘를 함께 돌보는 시간은, 조상을 기리며 가족의 유대감을 확인하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시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자식들이 벌초를 대행 업체에 맡기며, 그들의 마음속에는 편리함과 동시에 죄책감이 자리 잡습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남에게 맡기는 것에 대한 불편함과, 조상에 대한 예의를 다하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이 교차합니다. 이제 명절이 다가오면 우리는 생각해 봐야 합니다. 과연 우리가 이어가야 할 전통은 무엇이며, 그 의미는 무엇일까요? 편리함 속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잃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조상에 대한 예의를 다하는 것이 단순히 무덤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의 삶과 가르침을 기억하고, 그 가치와 정신을 오늘날의 우리 삶 속에 되살리는 것이 아닐까요? 벌초를 대행 업체에 맡기는 현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전통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합니다. 시대가 변하고, 생활이 바빠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추석을 맞아 우리는 조상의 은혜를 기억하며, 그분들이 남긴 가르침과 가치가 우리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 숨 쉬고 있는지 성찰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벌초를 직접 하지 못해도, 조상에 대한 예우와 존경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묘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조상님의 정신을 기리고, 그분들이 지켜온 삶의 지혜를 우리의 일상에 녹여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이 바로 명절의 진정한 의미를 되살리는 길이 아닐까요? 이번 추석,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춰 서서, 조상님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되새겨 봅시다. 조상의 은덕을 기억하고, 그 가르침을 이어가려는 다짐을 통해, 우리 삶에 더 큰 울림과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 오피니언
- 칼럼
-
명절, 그리고 벌초대행 서비스가 던지는 질문
-
-
배롱나무꽃
- 사나운 더위와 맞서 정열을 불태우는 꽃이 있습니다. 바로 배롱나무꽃입니다. 이글이글 타는 빨간 배롱나무꽃을 바라보노라면 마치 태양을 빨아들여 제 몸속에 태우는 착각에 빠집니다. 모든 꽃이 더위를 피해 봄에 활짝 자태를 뽐내어도 이런 한여름에 피어 태양과 벗하는 꽃은 몇 안 될 듯싶습니다. 배롱나무꽃은 색깔도 다양하고 또한 그 이름도 많습니다. 옛날에는 불꽃처럼 타오르는 빨간색 일색이었으나 지금은 연분홍에서부터 노란색, 하얀색 등이 있습니다. 그 이름도 다양합니다. 백일 동안이나 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목백일홍입니다. 그런가 하면 줄기를 만지면 나무가 간지럼을 타는 듯 흔들거려 간지럼 나무, 간질밥 나무로 불리기도 합니다. 필자의 생가 마당가에 한그루의 배롱나무가 있었습니다. 여름이면 빨갛게 핀 배롱나무꽃 그늘에서 앉아서 소꿉장난하며 놀다 시들해지면 손톱으로 나무 밑동을 긁었습니다. 그러면 나무가 마치 간지럼을 타는 듯 잔가지들이 흔드는 걸 보고 깔깔대며 웃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후에 그 나무가 백일홍 나무, 그리고 배롱나무란 걸 알았습니다. 무리 지어 피어있는 여름꽃 배롱나무를 바라보노라면 아득한 전설 속으로 빠져듭니다. 백일홍 나무의 전설을 들은 건 초등학교 4학년 때, 이제는 고인이 되신 한종익 선생님에게서입니다. 백일홍 나무를 볼 때마다 선생님과 함께 그때 들었던 전설이 생각납니다. 옛날 남쪽 어느 바닷가 마을에 해룡이 나타나 마을 사람들을 괴롭혔습니다. 그래서 매년 처녀를 바쳐 해룡을 달래었습니다. 마침 한 처녀가 제물이 될 차례가 되었는데 그를 사랑하던 소년장수가 있었습니다. 그는 사랑하는 처녀를 구하려고 해룡과 싸우려 바다로 나가며 돌아올 때 이기면 흰 깃발을, 지면 빨간 깃발을 달고 오겠다며 약속했습니다. 처녀는 언덕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렸습니다. 마침 약속한 100일이 되었을 때 멀리서 소년 용사가 탔던 배가 돌아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기쁨으로 배를 쳐다보는데 안타깝게도 배에는 빨간 깃발이 보였습니다. 낙심한 처녀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해룡을 물리치고 돌아온 소년 용사는 깃발에 해룡의 붉은 피가 묻어있는 걸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그대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그걸 알게 된 소년 용사는 애통하며 사랑하는 처녀를 언덕에 묻었습니다. 후에 그의 무덤에서 나무가 자라서 빨간 꽃을 100일 동안이나 피었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그 나무를 백일홍 나무라 불렀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어려서부터 그런 전설을 안고 살아서 인지 몰라도 배롱나무를 소재로 시도 쓰고 소설도 썼습니다. ‘배롱나무꽃’이란 제 졸시입니다. ‘사랑이란/속옷조차 걸치지 않은 맨몸 같은 것/아무런 가식도 없는 것/아무것도 감추지 않는 것//사랑이란/살짝만 건드려도/발끝부터 정수리까지/온몸 간지러운 것/까르르 웃음 나오는 것//사랑이란 /샘물처럼/펑펑 솟아나는 것도 아니고/졸졸 흐르는 것도 아니지//사랑이란 /한 번 피어 백일 가는 게 아니고/피고 지고, 지었다 다시 피는/ 배롱나무꽃 같은 게 사랑이야//백일홍이라 부르지 말아다오/미끄러운 사랑 붙들고/일생을 견디어 간다.’ ‘화무십일홍이라고 무슨 뜻인지 알어? 피어서 열흘 가는 꽃이 웂다는 게여. 그런디 배롱나무꽃은 백일이나 간다는 게여. 그렇다구 실지루 백일 가는 줄 알어? 아녀. 그게 아닌 게여. 한 송이가 피어서 시들면 다른 송이가 피어서 진자리를 메꾸는 게여. 그렇게 백일이나 피어 있으니께 사람들은 그런 줄두 몰르구 백일홍이라 그러지. 남녀 간 사랑두 그런 게여. 사람이 워떻게 계속 사랑만 할 수 있겄어. 워떻게 맨날 이뿌기만 허겄어. 그레두 참구 노력허다 보면 미워졌다가두 이뻐지구, 살다 보면 정두 생기구 그런 게지. 그렇게 해서 백년해로하는 게여. 그럴 자신 없으면 애초부터 꽃을 피우지 말어.’ 필자의 ‘배롱나무’라는 소설 한 대목입니다. 폭염 앞에 당당히 맞서는 배롱나무꽃을 바라보며 움츠러드는 삶의 고단함을 추스릅니다./본지 칼럼리스트
-
- 오피니언
- 칼럼
-
배롱나무꽃
-
-
농업인 위해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 규제 완화해야
- 지역사랑상품권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도입된 제도이다. 이 상품권은 지역 내 상점에서만 사용 가능하도록 하여,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과 같은 대규모 자본이 아닌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그러나 이런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특히 농업인들을 비롯한 많은 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불편은 지역사랑상품권이 농협에서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농업인들이 주요하게 이용하는 농협은 그들의 생계와 직결된 기관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농업인의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사안으로 이어진다. 농업인들은 대부분 농촌 지역에 거주하며, 농협은 그들에게 필수적인 생활 기반이다. 농협을 통해 농업 자재를 구입하고, 농산물을 판매하며, 금융 업무를 처리하는 등 농업인들의 일상과 농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연 매출액이 30억 원을 초과하는 농협의 경제사업장에서조차 지역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은 농업인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이는 농업인들이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상점이 거의 없는 농촌 지역에서는 더욱 심각한 문제로 다가온다.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거나, 불필요한 물품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농협에 대한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 규제의 완화이다. 농업인들이 이용하는 농협은 그 자체로 지역 경제의 중심이며, 농업인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농협을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에 포함시키면 농업인들이 상품권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순환도 더욱 원활해질 것이다. 또한, 농협은 농산물 판매를 촉진하는 중요한 유통망이므로, 농업인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의 유통이 활성화되어 농가 소득 증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농협의 연 매출액이 30억 원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이는 농업인들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농촌 지역에서 농협 경제사업장은 사실상 유일한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이다. 다른 상점을 찾기 힘들고, 설령 상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필요한 물품을 구비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더욱이 고령화된 농촌 주민들은 몸이 불편한 경우가 많아 멀리 떨어진 상점을 이용하는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의 사용이 제한됨으로써, 농업인들은 실질적으로 상품권을 활용하기 어려워지고,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본래의 목적을 무색하게 만든다. 따라서 농업인에 한해서라도 농협 매장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 연 매출액 30억 원을 초과하는 농협 경제사업장이라 할지라도, 농업인들이 생필품과 농자재를 구입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는 단순히 농업인의 불편을 해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며, 더 나아가 농촌 지역의 균형 있는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정책 개선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우선, 농협과 지자체 간의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필요한 기술적, 행정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농협이 지역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로 인한 잠재적 문제들을 미리 점검하여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충분한 논의와 협의를 통해 극복할 수 있으며, 그 이익은 분명히 농업인과 지역사회 전체에 돌아갈 것이다. 결론적으로, 농업인들이 지역사랑상품권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개선이 절실하다. 특히, 농협 매장에서 농업인들이 지역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농업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적 결정이다. 지역사랑상품권의 본래 목적이 지역 경제를 촉진하고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보호하는 데 있다면, 농업인들이 주요하게 이용하는 농협을 사용처로 포함시키는 것은 그 취지를 더욱 강화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이제는 농업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그들이 지역사랑상품권을 통해 보다 나은 경제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정책적 변화를 이루어야 할 때이다.
-
- 오피니언
- 칼럼
-
농업인 위해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 규제 완화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