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2-14(금)

오피니언
Home >  오피니언

실시간뉴스

실시간 오피니언 기사

  • 채널을 바꿔라
    세상이 참 어지럽습니다. 이 어지러운 세상을 걱정하다가 우연히 앞에 놓인 거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얼굴에 있는 눈, 코, 입, 귀가 보였습니다. 문득 이목구비에 담긴 창조주의 깊은 뜻을 짐작해보았습니다.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창조주의 오묘한 이치가 경이롭습니다. 귀와 눈은 두 개씩이지만 하는 일은 하나씩입니다. 나와 남을 위한 배려입니다. 나이가 들면 약해집니다. 코와 입은 하나지만 하는 일은 두 가지씩입니다. 생존의 조건이며 수명과 함께합니다. 귀를 보았습니다. 얼굴 좌우에 하나씩 달려있습니다. 치우치지 말고 양쪽의 소리를 들으라는 뜻일진대 한쪽 말만 듣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사회가 어지러워지는 겁니다. 귀는 항상 열려 있습니다. 언제든지 들으라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열려 있는 귀를 애써 닫아놓습니다. 닫아놓고 어찌 올바로 소통할 수 있겠습니까? 내 말을 하기 전에 먼저 남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누군가 말했습니다. 지금은 입만 있고 귀는 없는 사회라고. 눈을 보았습니다. 눈도 귀와 같이 두 개입니다. 잘 보고 잘 판단하라는 뜻입니다. 하나로는 부족하니 두 눈으로 보라는 겁니다. 그런데도 외눈박이처럼 살고 있습니다. 어디를 보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집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집니다. 눈은 귀와 달리 감을 수도 있고 뜰 수 있습니다. 깨어있을 때 눈을 떠서 똑바로 보고 잠잘 때는 눈꺼풀을 만들어 편히 쉬게 만든 것입니다. 재충전하라는 뜻입니다. 필요할 때만 뜨고 쉴 때는 감고 있으라는 것입니다. 불의를 보면 똑바로 떠서 감시하고 딱한 사정을 보면 질끈 감기도 하라는 것입니다. 보아야 할 때 보고 보지 말아야 할 때 감으라는 것입니다. 인류의 조상 ‘하와’가 선악과를 보지 않았다면 인류의 역사는 완전히 새로 써야 했을 겁니다. 다윗왕이 목욕하는 밧세바를 보지 않았더라면 간음도 살인도 없었을 겁니다. 이스라엘 역사가 바뀌고 성경도 바뀌었을 것입니다. 코를 봅니다. 한 개의 코에 구멍이 두 개입니다. 한 지붕 두 가족입니다. 숨도 쉬고 냄새도 맡습니다. 숨은 생명입니다.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죽은 사람은 숨을 쉬지 않습니다. 가장 소중한 통로이기에 두꺼운 살로 덮어 놓았습니다. 코는 숨만 쉬는 곳이 아닙니다. 냄새를 맡아 사물을 분별합니다.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냄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코는 그걸 알아 분별하는 것입니다. 보지 않아도 똥인지 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냄새는 거짓이 없습니다. 악취와 향기를 가려냅니다.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줄 알라고 가르칩니다. 입을 보았습니다. 한일(一)자로 닫혀있습니다. 입을 생각하면 늘 할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34년이 지나도록 집안에서 대를 이을 남자가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젖을 떼고 나서부터 바로 할아버지 곁으로 갔습니다. 네 살 때부터 할아버지 곁에서 잤습니다. 철들 무렵부터 할아버지는 어린 손주에게 한문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천자문과 계몽 편을 배웠습니다. 새벽잠이 없으셨는지 곤히 자는 손주를 깨워 한문을 가르쳤습니다. 누워서 잠을 참으며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기억하며 항상 마음에 두는 말씀은 ‘수구여병 하라’였습니다. 수구여병(守口如甁)은 입은 병마개와 같다는 뜻입니다. 꼭 필요할 때만 병마개처럼 입을 열라는 뜻입니다. 혀는 배의 키와 같다고 했습니다.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게 세 치 혀입니다. 입은 음식이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더러운 말을 입에 담으면 몸도 더러워집니다. 이목구비를 보다가 이를 조종하는 건 마음이란 걸 알았습니다. 마음은 이목구비의 컨트롤 타워입니다. 어떤 마음을 갖느냐가 인생을 좌우합니다. 마음은 수시로 변합니다. 귀, 눈, 코, 입과 마음은 상호작용을 합니다. 마음이 이목구비를 조종할 수도 있지만, 이들에 의해 마음이 바뀌기도 합니다. 어떤 마음으로 사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집니다. 긍정적 마음을 가진 사람은 늘 밝은 면을 봅니다. 그러나 부정적 사람은 언제나 어둠을 봅니다. 긍정의 힘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가능성을 믿으며 문제를 해결할 힘이 됩니다. ‘희망과 긍정적 사고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라고 헬렌 켈러는 말했습니다. 난국이 닥칠 때는 채널을 바꿔야 합니다. 부정을 긍정의 채널로, 절망을 희망의 채널로, 낙심을 용기의 채널로 바꿔야 합니다. 심히 어지러운 나라를 걱정합니다. 채널을 바꾸라고 소리치고 싶습니다. 이번 국난이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마음으로 기도합니다./목사, 시인, 수필가, 소설가
    • 오피니언
    • 칼럼
    2025-02-11
  •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헌법 개정의 서막
    국민의힘 성일종 국회의원(서산·태안, 국회 국방위원장)이 지난 2월 6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국가대개조를 위한 개헌 토론회’를 개최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헌법 개정 논의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토론회는 정치권과 학계, 청년 세대가 한자리에 모여 현행 헌법의 한계를 분석하고 새로운 권력 구조와 통치 방식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토론회에는 여야 정치인, 헌법 전문가, 시민사회 활동가, 언론 그리고 다양한 세대의 국민 200여 명이 참석하여 현행 헌법의 문제점과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성일종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현행 헌법은 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뒷받침해 왔지만, 이제는 변화된 시대 상황과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개헌은 국가적 필수 과제이자 정치권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여야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국민과 함께 초당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협력을 공식 제안하며 초당적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 현행 헌법의 한계와 새로운 비전 기조연설에 나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년 단임 대통령제는 단기적 성과를 중시하는 정치적 관행을 조장하며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책 추진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의 임기를 4년 중임제로 전환하여 정치적 연속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더불어 “다음 대선에서 개헌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국민적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치적 리더십의 변화를 촉구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개헌은 특정 정파나 집단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필수 과제”라며 개헌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행 헌법이 정치적 불안정과 국정 운영의 비효율성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전종익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앙집권적 권력 구조를 분권형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지방자치와 균형 발전을 저해하는 현재의 헌법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권한의 분산과 지방정부의 권한 강화를 통해 보다 균형 잡힌 국가 운영 체제를 구축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정현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현재의 5년 단임제는 정책의 일관성을 저해하며 장기적인 국가 전략 수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며 대통령제의 개혁을 촉구했다. ◇ 헌법 개정과 선거법 개혁의 병행 토론 세션에서는 헌법 개정과 선거법 개혁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헌법 개정은 선거법 개혁과 맞물려야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정치 구조 전반의 혁신을 요구했다. 특히 그는 “정치권이 이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정치권의 책임을 환기했다. 청년 세대 대표도 이번 토론회에 참여하여 미래 세대의 목소리를 강하게 전달했다. 국민의힘 중앙대학생위원회 김채수 위원장은 “청년들은 단순히 개헌의 수혜자가 아니라 주체로서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며 “분권형 협치를 도입하고 청년 세대의 의견을 반영한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청년들은 이번 개헌 논의가 기성세대의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미래 세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현실적 실행 방안과 정치권의 책임 이번 토론회는 단순히 이론적 논의를 넘어 현실적인 실행 가능성을 탐색하는 자리였다. 성일종 의원은 “개헌 논의는 단기적 이익을 넘어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필수적 과제”라며 “이번 토론회가 여야의 초당적 협력과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권은 국민의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정치적 책임감을 강조했다. 현행 헌법 체제는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과 정치적 안정에 기여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적 요구와 국민의 기대를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번 토론회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헌법 체제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개헌은 단순히 법적 틀의 변화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국가적 비전과 전략의 전환점이다. 앞으로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과 국민적 참여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루어질지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이번 개헌 논의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정치권과 국민이 함께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2025-02-11
  • 죽이려던 데이트 폭력범과 살리려던 의사가 공범이 되는 나라
    최근 데이트 폭력범에게 맞은 중상 환자를 의사가 응급수술로 살리려다가 죽었는데 같이 공동 책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모든 의학적 처치는 위험성이 함께 존재하며, 이러한 위험을 감안하고라도 필요한 경우 시행하는 것이다. 의료라는 행위 자체가 위험한 행위로서 얼마든지 뜻하지 않게 정상 조직을 건드려서 전혀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척추 수술하다가 대정맥을 터트릴 수도 있고, 뇌수술을 하다가 뇌혈관이 터져 죽을 수도 있고, 췌담도 건드리다가 터져서 합병증으로 죽을 수도 있고, 유착박리술하다가 장천공이 생길수도 있다. 필자가 약을 처방하면 환자는 알러지로 피부 발진부터 사망까지도 발생 할 수 있다. 과장 하는 게 아니다. 실제로 그렇다. 내 환자도 약물 부작용 독성괴사로 사망한 경우가 있다. 그래서 그 회사 그 약은 평생 안 쓴다. 경동맥을 커터 칼로 찌른 것도 아니고 의료용 중심정맥관 삽입용 주사바늘로 찔렀다고 해서 환자가 죽지 않는다. 그만큼 뇌출혈로 인해 이미 그전부터 환자의 바이탈은 크게 흔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걸 두고 설명 의무를 들어서 밀어서 넘어뜨려 뇌출혈을 일으킨 범죄자와 같이 묶어서 의사도 책임지라고 판결하는 판사의 핀결은 이해하기 어렵다. 중심 정맥을 잡지 않아 수술 중 혈압이 떨어져 사망한 경우에도 역시 똑같이 의료진에 책임을 물었을 것이다. 설명의 의무를 엄격하게 적용한다면 응급실의 복통환자는 사망가능성부터 4,000가지의 병명을 다 설명해야만 할 것이다. 의사는 최선을 다한다. 아무리 양심이 없는 돈만 밝히는 의사라도 죽어가는 사람 앞에서는 최선을 다한다.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은 의료에 대해서 많이 모르는 사람들이거나 의료를 삐뚤어지게 바라보는 시선에서 나온 생각이다. 필자나 필자의 가족이 불의의 사고나 질병에 걸려 생사의 갈림길에 섰을 때 치료하시는 의료진에게 절대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다. 의사 선생님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주리라 믿기 때문이다. 설명 할 시간에 먼저 치료를 해주십시오./박경신(굿모닝정신건강의학과의원/전문의/ 순천향대 의대 외래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2025-02-11
  • 인사, 그 의미에 관하여
    ‘인사’라는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는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하고 폭넓게 영향을 미친다. 언뜻 두 가지가 서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연관성을 찾으면 그 의미는 예사롭지 않다. 하나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이루어지는 의례화된 언어와 행동이고, 다른 하나는 조직에서 구성원의 임용, 승진, 전보 등에 관한 제도적인 일이다. 일반적으로 사람과의 관계에서 행하는 인사는 안부를 묻거나 공경, 친애, 우정을 표현하는 예의이며 말이나 행동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예절을 중시했는데 인사는 기본적인 예절가운데 하나이다. 인사는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주며 자칫 소원하거나 단절되는 것을 막아 준다. 위계와 서열을 나타내는 역할도 한다. 인사하는 방법은 상대와 때, 장소, 상황에 따라 다르다. 아침, 점심, 저녁이 다르고 만나거나 헤어질 때도 방식을 달리한다. 예전에는 문안과 경조사 등에서 매우 엄격한 격식을 요구했으나 서구 문물의 영향으로 점점 간략해지고 있다. 악수나 포옹과 같은 인사법도 익숙하게 되었다. 인사가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방법도 다양한데 말로, 행동으로, 서신으로, 선물로 하는 인사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말로 하는 인사는 가장 일반적인 행위로서 쉽고 간단하면서도 효과는 크다. 흔히 ‘입인사’라고도 하는데 교분 관계나 상황에 따라 표현 방식을 달리한다. 전화로 하는 인사도 포함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 ‘평소에는 전화 한 번도 안 하더니…’라는 말은 그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절은 행동으로 하는 인사로써 예절의 구체적인 표현 방식이다. 연소자나 아랫사람이 연장자, 상위자에게 경건한 마음과 태도로 인사하고자 할 때는 절을 하게 된다. 절은 서서 고개를 숙이는 인사와 반절, 큰절이 있다. 손바닥을 펴서 이마나 모자에 대는 경례가 있고 악수도 인사의 범위에 넣을 수 있다. 서신으로 하는 인사도 있다. 과거에는 서신을 쓸 때 방식이나 호칭에 일정한 형식과 규격에 따라 격식을 갖추어야 했는데 꽤 까다로운 편이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격식과 내용이 많이 변화하고 간소화되어 자연스럽게 표현하려는 경향이 있다. 최근 이런 손 편지는 크게 줄었다. 요즘은 휴대전화나 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통한 문자 송수신이 활발하다. 말, 행동, 서신으로 하는 인사는 비물질적임에 비하여 선물로 하는 인사는 물질로 한다는 면에서 궤를 달리한다. 흔히 ‘인사치레’라고도 한다. 현금, 상품권, 기프트 카드가 있고 카카오톡으로 보내기도 한다. 선물이 인정이나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 과분하거나 의도가 있는 선물은 물의가 일기도 한다. 그에 따라 어떤 대가가 수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뇌물과 구별이 애매하고 공직선거법, 청탁금지법 등으로 규제하는 것을 보면 선물의 부작용을 예방하려는 목적도 있다. 하니 순수한 정이 담긴 선물만을 인사의 범위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조직 안에서 사람의 신상에 변동을 주는 인사도 관심 사항이다. 인사는 개인이 조직의 목표 달성에 대한 기여도를 분석, 평가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따라서 당사자는 물론이고 조직 내외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 사람의 현재와 장래를 좌우하고 주위에 영향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공무원의 경우 본인과 소속기관은 물론이고 시민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주위에서도 많은 관심을 두게 된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예절과 소통의 한 분야인 인사와, 개인의 신상에 변화를 주는 인사는 다른 듯하면서도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필자가 겪은 두 가지를 들어본다. 군청에 있을 때 승진하여 읍으로 갔는데 몇 년 후 다시 군청으로 가게 되었다. 강임 조건이었다. 매우 불합리하다 할 수 있는데 그 조차도 ‘인사’를 해야 수월할 것이라는 귀 뜸을 받았다. 도에 근무할 때였다. 시의 어느 부부 공무원을 한꺼번에 도와 인접 시로 옮기는데 역할을 했다. 애향심도 한몫 했다. 세월이 흐른 후 주말농장에서 그들을 한 번 스쳐본 것이 전부였을 뿐 대면한 적이 없었다. 다시 몇 년이 지난 뒤 도에 문의할 일이 있었다. 마침, 업무를 담당하는 그에게 몇 번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었다. ‘망덕(忘德)’이라는 단어가 떠올랐고 서운함이 떠나지 않았다. 올해 도 정기 인사에서 주요 부서로 영전한 그의 이름이 보였다. 인사는 글자대로 사람에 관한 일이다. 인사를 주고받으며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이를 소홀히 한다면 관계가 소원해진다. 인사를 잘함으로써 상호 유대와 존중이 이루어진다. 신년 첫날부터 설날까지 이어지는 시기에 덕담을 주고받는다. 의례적이라 하더라도 서로를 이어주는 끈이다. 새해 인사와 공무원 인사 시기가 겹치면서 인사의 두 가지 의미를 떠올린다. 을사년 정월, 새봄을 기약하는 입춘 즈음에 필자의 졸고에 많은 관심을 주시는 독자님들께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늘 좋은 일만 가득하시기를 기원하는 인사 올립니다.
    • 오피니언
    • 칼럼
    2025-02-04
  • 여기까지 왔습니다 -김풍배 칼럼 4년-
    1월 28일은 필자의 생일이었습니다. 2021년 ‘김풍배 칼럼’ 이란 이름으로 시작해서 만 4년째 되는 날입니다. 저 같은 부족한 사람이 200여 편의 칼럼을 4년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서산타임즈 지면 한 자리를 지켰다니 기적 같은 생각이 듭니다. 200자 원고지 2.200매, 책으로 엮어도 두꺼운 책 3권 분량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적’입니다. 쓸 때마다 기도했고 막히면 하나님께 도움을 구했습니다. 그러면 길이 보였습니다. 저는 칼럼을 쓸 때마다 마치 가파른 산을 등산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느 때는 비교적 쉬운 길도 있었으나 어떤 때는 좁고 가파른 길이어서 쉬어가고 싶고 이제 고만 내려갈까 하는 마음도 들 때가 있었습니다. 포기했던 시(詩)도 생각났고 소설도 생각났습니다. 내려가서 마음 편하게 하고 싶은 걸 해보라는 속삭임도 들렸습니다. 그때, 문득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았습니다. 보람이 보석처럼 반짝거리고 있었습니다. 다시 올라가자 마음을 추슬렀습니다. 그때 들리는 생수 같은 한마디, 그것은 바로 독자들의 목소리였습니다. 서산 지역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수원에서, 대전에서 때로는 멀리 경상도에서까지 전화로, 카톡으로 격려와 응원이었습니다. 시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지인으로부터 “칼럼 잘 읽고 있네” “제일 먼저 그걸 본다네”라며 칼럼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신문의 힘을 실감하는 순간이며 이 말 한마디가 힘들었던 순간들을 잊게 해주었습니다. 특히 수원의 Y 박사님, 대전의 K 부시장님은 수시로 전화나 문자로 격려해주시고 조언도 해주셨습니다. 그때마다 새로운 힘을 얻었습니다. 어느 구독자님께서 카톡으로 보내주신 글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무렵 무척 힘들 때였습니다. 공교롭게도 여러 가지 일들이 겹쳐 시간에 쫓긴 때로 기억합니다. 『<가시> 칼럼을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번 주 <졸혼 이야기>도 공감하는 바가 많았습니다. 신문이 오면 먼저 선생님의 칼럼을 보게 됩니다』 그때 <고래처럼 춤을>이란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이런 문자들을 다 기록해 두었더라면 참 좋을 뻔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처음 칼럼을 쓰기 시작할 때는 코로나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무렵이었습니다. 질병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샘물과 같은 시원함이라도 드리고 싶었습니다. 칼럼이란 원래 시사성이나 사회적 관심거리 등을 대상으로 하지만, 이런 걸 쓰는 분은 세상에 널려있습니다. 오히려 나까지 덤벼들면 걸리적거리기밖에 더 하겠습니까? 하여 마음에 애초에 품었던 마음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가 끝난 후로는 소재의 빈곤이 찾아왔습니다. 1주일이 왜 그렇게 빠른지, 어느 때는 토요일까지 주제도 정하지 못하고 잠을 이루지 못한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 남들처럼 사회문제에 대하여 비판하고 주장하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습니다. 그런 글이라면 열 꼭지도 더 쓸 듯싶었습니다. 그러나 절필할지언정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영혼을 살리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시내 곳곳에 걸려 있는 현수막의 글을 보면 마치 으르렁거리는 사나운 개가 연상되었습니다. 어느 때는 모골이 송연할 정도로 섬뜩한 글들이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의 인격을 도저히 존중할 수 없습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눈곱만큼도 없는 듯합니다. 아무리 사회가 혼탁하고 어지러워도 누군가 영혼을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번도 목회자라는 신분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소재의 빈곤으로 늘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왜 소재가 없겠습니까? 복잡다단한 우리 삶의 언저리엔 수많은 서사가 숨어 있습니다. 다만, 저의 부족한 안목이 그걸 찾아내지 못할 뿐입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버텨온 건 오로지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오히려 격려와 응원해주신 구독자님들의 사랑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세배를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병렬 발행인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서산타임즈가 더 좋은 신문이 될 수 있도록 구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성원도 아울러 당부드립니다./목사, 시인, 소설가, 수필가
    • 오피니언
    • 칼럼
    2025-02-04
  • “국외 반출 문화유산 귀환, 역사적 정의 회복”
    문화유산은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의 정체성과 미래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다. 그것은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부심이며, 미래 세대에게 우리의 역사와 가치를 전달하는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거친 과정을 통해 수많은 문화유산이 국외로 반출되었고, 그 중 많은 유물이 일본, 미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다. 그 중 일부는 강제적이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빼앗긴 것이라는 점에서, 이를 되찾는 일은 단순한 소유권 회복을 넘어, 역사적 정의를 회복하는 중요한 과제가 된다. 특히, 서산 부석사의 금동관음보살좌상 사건은 한국과 일본 간의 역사적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 불상은 고려 말에 제작되어 부석사에 봉안되었으나, 13세기 조선 초기 왜구의 약탈로 일본으로 반출되었고, 이후 일본 쓰시마에서 도난당해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 법원은 이 불상이 약탈된 문화재이므로, 본래 소유자인 부석사로 반환되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일본 측은 이를 반박하며 대법원은 일본에 소유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대한불교조계종은 대법원의 판결을 "반역사적"이라 비판하며, 약탈문화재의 특수성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소유권 문제를 넘어, 약탈문화재의 역사적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 대법원의 판결은 취득시효를 이유로 일본 측에 소유권을 인정한 것인데, 이는 향후 약탈문화재 문제에 있어 약탈 국가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위험한 선례를 남기게 되었다. 즉, 약탈문화재의 반환은 그 자체로 단순히 소유권 회복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회복하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적 정의를 회복하고, 민족적 자존심을 되찾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중요한 사례는 조선 초기의 명화인 ‘몽유도원도’와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이다. 몽유도원도는 조선의 대표적인 화가 안견이 그린 작품으로, 자연과 이상 세계를 환상적으로 묘사한 걸작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현재 일본 궁내청에 소장되어 있으며, 일반 대중과 학계에서도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 일본으로 반출된 경위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 작품이 약탈적 맥락에서 빼앗긴 문화유산으로 보고 있다. 몽유도원도를 되찾는 일은 단순히 예술적 가치를 회복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조선 시대의 문화와 정체성을 온전히 복원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직지심체요절은 1377년 청주에서 간행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으로, 구텐베르크 활자본보다 78년 앞선 혁신적인 인쇄물이다. 현재 이 책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19세기 프랑스 외교관 콜랭 드 플랑시에 의해 반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정부는 유네스코와 국제 협력을 통해 직지심체요절의 반환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도전과 과제를 안고 있다. 직지심체요절의 반환은 단순히 문화유산을 되찾는 것을 넘어, 한국의 금속활자와 인쇄 문화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문화유산의 귀환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과거 약탈된 유물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문화유산 반환의 중요성이 점차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프랑스는 최근 베냉에서 약탈한 유물 26점을 반환했으며, 독일은 나미비아에 약탈 유물을 돌려주었다. 그리스는 영국 대영박물관에 소장된 엘긴 마블의 반환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 사회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문화유산의 반환은 단순히 국가 간의 논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제 사회의 협력과 공감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도 유네스코와 같은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국외로 반출된 문화유산의 반환 운동을 더욱 체계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문화재청을 중심으로 반환 협상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을 더욱 강화하고, 국제 사회에 우리의 당위성을 설득할 구체적인 자료와 논리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국외에 있는 문화유산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없이는 문화유산의 반환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문화유산의 반환은 단순히 과거를 복원하는 작업이 아니다. 이는 우리의 역사적 주권을 회복하고, 우리의 민족적 자존심을 되찾는 일이다. 과거 약탈된 문화유산을 되찾는 일은 우리가 그동안 겪었던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고, 더 나아가 우리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과정이 된다. 또한,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유산을 물려주는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협력과 연대가 필요하다. 정부, 학계, 시민 사회가 하나 되어 힘을 모아야만, 흩어진 우리의 문화유산들이 본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과거를 바로잡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문화유산의 반환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우리의 자랑스러운 유산을 고국의 품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부와 국민이 하나 되어 함께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역사적 정의를 회복하는 일은 과거를 바로잡고, 우리의 정체성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미래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국외로 반출된 우리의 문화유산들이 하루빨리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
    • 오피니언
    • 기고
    2025-02-04
  • [시니어 기자 시] 정문 등성이
    정문 등성이 (경주최씨 忠孝烈 삼강정려각) 신선이 놀다 돌아간 듯 아늑하고 양지바른 정문 등성이 천년 묵은 학을 닮았나 고즈넉이 자리 잡은 삼강 정려문 경주최씨 문중에서 충신 최몽량 효자 최호주 열녀 최호문처 나주정씨 삼강정려를 하사받으니 문중에 경사요 고을에 경사라 할 지어다 산 높고 물이 맑아 청풍명월이라 충절에 고장 엄나무골 보일 듯 말 듯 문살사이로 보이는 켜켜이 쌓인 세월 충절의 향기에 지나가는 나그네 걸음 멈추게 하고 초당 위 달 기우니 정려각 그림자 길게 누워 버리네
    • 오피니언
    • 기고
    2025-01-22
  • 고난의 열매
    괴롭고 힘든 고난은 불필요한 것일까요? 한세상 살다 보면 늘 편안할 수는 없습니다. 크고 작은 고난과 부딪힙니다. 그러기에 세상을 가리켜 고해라고 합니다. 사업, 직장, 가정, 재물, 인간관계, 건강 등 우리의 삶 전반에서 예기치 않는 고난이 닥칠 때 어떻게 대처하는가는 참으로 중요합니다. 농업학교 다닐 때 배웠던 이식(移植)의 필요성을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도 기억합니다. 고추나 가지, 오이 등 열매채소를 가꿀 때 반드시 옮겨심기해야 실한 열매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정식(定植) 전에 이식하는 이유는 새로운 잔뿌리가 발생하여 땅속으로 뻗은 뿌리의 갈래가 충실해져서 정식(定植)할 때 활착을 빠르게 합니다. 식물도 옮겨 심으면 한동안 누렇게 몸살을 합니다. 그런 후에 더 튼튼한 모종이 됩니다. 두 달 전이었습니다. 차에서 내려 걸으려니 왼쪽 무릎에 감각이 없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몇 발짝 걸었더니 풀렸습니다. 그런 증상이 반복되더니 어느 날부터 무릎에 통증이 왔습니다. 한의원에 가서 침도 맞고 물리치료를 받았으나 차도가 없고 오히려 똑바로 걷기가 불편했습니다. H 병원이 생각났습니다. 아내가 다니던 병원이었습니다. 몇 번 치료 받고 나서 약간의 통증을 느꼈으나 그런대로 걸을 수는 있었습니다. 엊그제는 치료받고 돌아와 차에서 내렸는데 한 걸음도 옮길 수 없습니다. 순간 덜컥 겁이 났습니다. 이러다 영영 불구가 되는 건 아닌가? 의료사고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되짚어 차에 올라 절뚝거리며 간신히 병원으로 올라갔습니다. 원장님은 그럴 수 있다며 무슨 기구로 치료했습니다. 신음이 절로 나올 만큼 통증이 왔습니다. 원인을 설명해주었으나 의학 용어였기에 기억할 수 없으나 다만 이해하기는 그동안 쓰지 않았던 근육에 자극을 주어서 그렇다고 나름대로 해석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통증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화장실 가기도 어려워 지팡이에 의지해야만 했습니다. 근심 걱정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한숨 자다 깨어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더니 거짓말처럼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멀쩡하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실로 두어 달 만에 똑바로 걸을 수 있었습니다. 엎드려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건강에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덥다는 핑계로 여름 내내 운동하지 않았고, 가을이 되어서도 바쁘다는 구실로 매일 다니던 뒷산 한번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굳어지는 게 근육입니다. 몸이 정직하게 반응한 것입니다. 니체는 ‘고통 없이는 새로운 탄생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초년고생은 은을 주고라도 하라고 했습니다. 강철은 수많은 풀무질과 망치질로 강해집니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물살이 빠르고 다리가 없는 강을 건널 때 무거운 돌을 등에 지고 건너간다고 합니다. 로키산맥같이 험준하고 깊은 계곡에서 비바람 눈보라를 맞고 자란 나무가 명품 바이올린이 된다고 합니다. 무자비하게 삶의 터전을 망가트리는 태풍은 사람이 할 수 없는 자연 생태계를 정화하는 이로움이 있습니다. 바다를 뒤집어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하고 토양을 비옥하게 하며 수질을 개선합니다. 기후를 조절하고 지구를 냉각시키며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합니다. 이처럼 백해무익할 듯한 태풍마저도 인간이 할 수 없는 자연 생태계의 균형을 잡아주고 복원하여 주는 것입니다. 지금 나라가 심히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신음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불행한 고난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이 고난의 고비가 지나가면 이전보다 훨씬 더 튼튼하고 단단한 나라가 될 것을 믿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우리나라가 여기까지 오도록 얼마나 많은 고난이 있었던가요? 존망지추에 놓였던 때도 있었습니다. 6.25, 4.19, 5.16, 6.29, 5.18, IMF 등 그러나 이런 위기를 극복한 결과 오늘날 같은 선진 대한민국이 되었습니다. 한순간 의심했던 H의원 원장님께 진심으로 용서를 빕니다. 굳어 있던 근육을 풀어지는 고통을 겪은 후 이전의 몸이 되었습니다. 고난의 순간을 주었던 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어쩌면 우리나라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심각하게 굳어 있는 근육이 있었을지 모릅니다. 고난은 또 다른 축복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 견디기 어려운 고난, 어둠의 순간이 지나면 반드시 찬란한 아침이 올 것을 굳게 믿습니다.
    • 오피니언
    • 칼럼
    2025-01-21
  • “농촌에 파고든 ‘떳다방’ 지금 뿌리 뽑아야”
    농촌 지역의 고령화는 단순히 인구구조의 변화로만 그치지 않는다. 이 변화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동반하며, 그중에서도 ‘떴다방’ 문제는 농촌 어르신들의 삶을 위협하는 심각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떴다방은 공짜 선물이나 무료 공연, 의료기기 체험 등을 미끼로 어르신들을 유인한 뒤 값비싼 제품을 강매하거나 환불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피해를 입히는 악덕 상술이다. 그러나 이 문제가 초래하는 피해는 단순한 금전적 손실에 그치지 않고, 개인의 심리적 상처와 가정불화,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신뢰까지 무너뜨리고 있다. 이는 고령화와 정보 부족, 사회적 고립 등 농촌의 구조적 문제와 결합하여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이제는 국가적 차원의 해결이 시급하다. 떴다방이 농촌에서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먼저, 농촌 지역의 어르신들은 도시와 달리 정보 접근성이 낮고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아 허위·과대 광고나 불법 영업의 표적이 되기 쉽다. 또한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는 어르신들의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키고, 이런 고립감은 사기 행위에 더욱 취약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농촌 어르신들이 건강기능식품이나 의료기기에 의존하려는 경향도 떴다방의 주요 타깃이 되는 이유 중 하나다. 여기에 법적 규제와 감시 체계의 미비가 더해져 떴다방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떴다방의 불법 영업 행위를 단순한 민사적 문제가 아니라 형사적 범죄로 다루어 강력히 단속하고 처벌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찰과 소비자보호원 등 관련 기관 간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단속 전담팀을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또한 피해 사례를 신속히 접수하고 해결할 수 있는 지원 창구를 마련해 피해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예방 차원의 대책도 중요하다. 농촌 어르신들은 허위·과대 광고에 쉽게 속을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과 홍보 활동이 필요하다. 마을회관이나 지역 복지시설, 노인회를 중심으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해하기 쉬운 자료를 배포하며, 실제 피해 사례를 활용한 교육을 통해 사기 수법과 대처 방안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이런 예방 활동은 단순히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고, 어르신들이 사기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농촌 어르신들이 외로움을 덜 느끼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해야 한다. 취미 활동, 문화 프로그램, 세대 간 교류 프로젝트 등을 추진해 어르신들이 지역 사회와 연결될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신뢰와 연대를 회복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법적 제도 보완 역시 떴다방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허위·과대 광고를 규제하고, 사기 상품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피해 발생 시 어르신들이 신속히 구제받을 수 있도록 법적 지원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불법 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지역 사회에 널리 퍼질 수 있다. 정부 차원의 경제적 지원과 정보 격차 해소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농촌 어르신들을 위한 소득 보전 대책과 복지 지원을 강화하고,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정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통해 어르신들이 떴다방과 같은 불법 행위에 속지 않도록 돕는 것은 물론, 농촌 지역 전반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 사회와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을 단위로 자율적인 모니터링 조직을 구성해 떴다방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 구매 채널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상인 협회를 중심으로 공정한 가격의 생활용품과 건강식품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어르신들이 안심하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떴다방 문제는 단순히 농촌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농촌 지역 전체의 신뢰와 연대를 흔드는 구조적 문제이며, 국가와 지역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단속과 교육, 법적 개선, 커뮤니티 활성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어르신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농촌은 다시 활기를 되찾고, 고령화 시대에서도 따뜻하고 성숙한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2025-01-21
  • 만성기침
    대기업에 다니는 38세 A씨는 요즘 걱정이 한 가지 생겼다. 한 달 전부터 하던 기침이 아직도 멎지 않고 계속 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감기에 걸렸겠지 하며 종합감기약을 먹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기침이 떨어지지 않자 동네 의원에 가서 감기약을 조제하여 먹어 봤지만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 이제 사무실 동료 직원들도 신경을 쓰는 것 같다. 20대 때 담배를 피다가 5년 전부터 금연을 하고 있는데, 젊어서 핀 담배 때문에 폐암이라도 생긴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된다. 요즘 젊은 사람들도 암에 걸린다고 하던 얘기가 자꾸 생각난다. 아직 아이도 어리고, 할 일이 많은데 걱정이 앞서니 입맛도 없어진다. 겨울이 되고 추운 날씨가 지속되면 호흡기 내과를 찾는 환자들의 발걸음이 잦아진다. 급격한 일교차와 건조한 공기, 환기를 잘 하지 않고, 건물 안에서 지내다 보면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 질환들은 이 사람 저 사람을 옮겨 다니며, 불편한 증상들을 퍼트리게 된다. 그 중 가장 흔한 것이 바로 기침이다. 기침은 환자들이 호흡기 외래 진료를 찾아오는 가장 빈도가 높은 증상이다. 기침은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호기(내쉬는 호흡) 반응이며, 이물질이 하기도로 흡인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어 작용으로, 기도의 과도한 분비물이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작용이다. 기침은 그 자체로서도 중요한 방어 작용이지만, 기침으로 인한 피로감, 두통, 목쉼, 요실금, 근골격계 동통 등과 같은 불편함 동반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증상의 완화를 위해 병원을 찾는다. 그 중 3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기침은 감기가 가장 흔한 원인인 급성 기침과 달리 다양한 질병이 원인일 수 있다. 그렇다면 A씨처럼 만성 기침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원인으로 기침이 지속되는 것일까? 만성 기침과 관련된 질병은 크게 흡연자와 비흡연자로 구분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흡연자에서는 만성 기관지염(chronic bronchitis)이 가장 흔한 원인이고, 비흡연자에서는 후비루 증후군(후비루, postnasal drip), 천식(asthma), 위식도 역류(gastroesophageal reflux) 세 가지 원인이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흉부 X-레이가 정상이며, 흡연을 하지 않는 성인의 만성기침은 거의 대부분이 이와 같은 원인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후비루 증후군은 비흡연자에서 가장 흔한 만성 기침의 원인으로 콧물, 뒤로 콧물이 넘어간다고 느끼는 후비루증, 목 이물감등이 동반되며, 치료로는 콧물약이라 알고 있는 항히스타민제나 비충혈 억제제를 사용한다. 부비동염의 경우 세균 감염이 흔하므로 항생제를 사용하거나 알레르기가 원인인 경우는 항원회피를 하는 것으로 치료를 하게 된다. 만성 기침이 있는 경우에는 흉부 X선 검사와 함께 코와 코 주위의 부비동을 볼 수 있는 X레이를 함께 찍어 보는 것이 좋다. 천식은 비흡연자에서 두 번째로 흔한 원인으로 특히 소아에게 흔하며, 80% 이상은 알레르기와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야간이나 이른 아침에 기침이 심하며, 다른 증상은 없고 기침만 있는 경우를 ‘기침 변이형 천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 증상으로는 기침, 쌕쌕소리가 난다고 말씀하시는 천명음, 주로 운동이나 활동할 때 나타나는 호흡곤란 등을 들 수 있다. 천식의 치료는 확인된 원인 항원이 있거나 피할 수 있는 원인 항원의 경우 원인항원을 환경에서 제거하거나 회피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 다음으로는 약물요법과 그밖에 원인항원에 대한 우리 몸의 내성을 유도하는 면역요법이 있다. 약물요법은 기관지 확장효과를 갖는 완화약물과 천식의 근본적인 원인인 만성 기관지 염증을 치료할 수 있는 항염증 작용이 있는 약물들은 적절히 사용하게 된다. 위식도 역류 질환은 비흡연자에서 세 번째로 흔한 원인이며, 위산 등이 식도 내로 역류되어 자극을 줌으로써 기침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가슴앓이, 신맛을 자주 느끼는 것, 증상으로 느끼는 역류증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없이 단순 기침만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확진을 위해서는 24시간 식도 산성도(pH) 모니터링 검사가 필요하나 검사의 불편함으로 인해 일반적으로 권장되지는 않는다. 치료로는 식도괄약근을 약화시키는 담배, 커피, 초콜렛 등을 삼가고, 식후 바로 눕지 않고, 과식을 삼가고, 기름진 음식을 절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고 위산 억제제, 위장관 운동 개선제 등을 사용한다. 그 외에 혈압 강하제로 사용되는 혈압약 중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 inhibitors)를 사용하는 경우 기침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고혈압으로 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기침이 지속되는 경우 본인의 혈압약에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 inhibitors)가 포함되어 있는지 담당 의사에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통상적으로 기침이 만성적으로 있는 경우 감기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진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위에서 설명한 질환들 이외에도 만성 기관지염, 기관지확장증, 결핵, 폐렴, 폐기종, 간질성 폐질환, 폐암, 심장질환 등 많은 질환에서 나타날 수 있다. 이들 기타 원인에 의한 질환들은 대개 흉부 방사선 검사상 이상소견이 나타나므로 3주 이상 기침을 하는 환자는 흉부 X-선 촬영을 먼저 해야 한다. 그러나 폐암의 초기나 기관지결핵은 흉부X-선상 정상으로 보일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하며, 무분별한 진해제의 사용은 기침의 방어작용을 억제시키고, 원인 질환들을 발견하지 못한 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원인이 불확실한 만성 기침 환자는 진해제 등의 대증적 치료보다는 호흡기 내과 전문의를 찾아가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 오피니언
    • 칼럼
    2025-01-21
비밀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