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6(목)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07.12.23 23:11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유상곤 서산시장


“생명력이 넘치는 드넓은 갯벌과 다양한 해산물”,“바다의 풍성함으로 사계절 피어나는 넉넉한 인심”불과 보름 전까지 서산과 태안의 모습이다.

서해바다는 하늘이 내린 축복이다. 수많은 수산물과 어류의 산란장이자 삶의 터전이다. 천혜의 관광자원과 풍성한 먹거리로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지역경제의 소중한 자원이 되고 있다. 긴 해안선과 함께 드넓게 펼쳐진 청정갯벌은 생태환경의 보고이기도 하다. 특히, 가로림만은 세계 5대 갯벌중의 하나로 현세대뿐만 아니라 후손에게 물려줄 미래의 가치까지도 포함된 지역이다. 이제 서해안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희망과 기대에 벅차있다.

지난 12월7일 서해바다를 덮은 원유는 재앙 그 자체였다. 이렇게 안타깝고도 참담한 상황은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했다. 검은 재앙은 우리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원유 유출 소식과 함께 우리시에서도 재해대책본부를 꾸리고 방제와 복구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가로림만에 유막이 출현된 이래, 피해현장에서 해양경찰 등 관계기관과 전문업체, 공무원과 어업인이 함께 힘을 모으고 있다. 가로림만 입구에 3.6㎞의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그동안 262척의 선박과 1만여 명의 인원이 참여하여 입체적인 방제 작업을 펼쳐오고 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시련 속에서도 희망의 빛은 있었다. 온 지역민이 하나가 된 것이다. 고기잡이 그물대신 헌 옷가지와 부직포를 들고 기름덩이를 걷어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전국 곳곳에서 찾아온 자원봉사자의 힘이 기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기름띠의 흔적이 있는 곳엔 어김없이 자원봉사자가 있었다. 기름 묻은 돌 하나하나를 닦는 정성에 추위도 녹여 버렸다. 사랑을 담은 성금과 구호물자도 속속 답지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서산과 태안을 비롯한 6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제 이러한 노력들은 가슴 벅찬 감격이 되어 온 서해안을 감싸고 있다. 자원봉사자와 지역민의 단결된 힘이 서해바다를 지켜내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발휘되는 환난상휼(患難相恤)의 민족정신이 흐르고 뛰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위대한 자원봉사자의 힘과 높아진 시민의식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하늘도 이러한 정성에 감동한 것일까? 검었던 백사장이 하얀 모래알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외형상의 복구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고는 우리에게 씻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다. 자식 같이 보듬어 길러낸 양식장의 굴과 바지락, 우럭 등이 달라붙은 기름방울에 숨 가빠 하고 있다. 수확의 기쁨이 가득해야 할 시기이지만 이제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맨손 어업으로 하루 벌어 먹고사는 어업인들의 모습은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도 문제이다. 주말이면 붐비던 음식점과 상가에도 관광객이 급격하게 줄었다. 현지 상인들은 연말예약이 모두 취소되고 손님을 맞은 기억이 언제인지도 모른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 잡히는 해산물도 수산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관광과 휴양의 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부푼 마음에도 멍이 들었다. 특히, 천문학적인 가치를 가지는 드넓은 백사장과 청정 갯벌이 언제쯤 환경의 오염에서 자유로울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는 허물어진 터전을 추스르고 새롭게 시작해야 할 때이다. 정부에서도 사고의 장기화를 대비하여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우리시에서도 피해조사와 배상문제를 지원할 행정준비를 끝마쳤다. 전담팀이 조직되고 인력이 배치되어 가동되고 있다. 서산과 태안의 어민들도 대책위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우리에게는 무수한 시련을 이겨낸 저력이 있다. 세계를 놀라게 한 자원봉사자와 단결된 지역민의 힘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날 것이다. 오늘의 시련은 우리가 더욱 튼튼하게 성장하는 담금질이 될 것이다. 존경하는 서산시민이여! 온 힘을 합쳐 생명의 근원, 푸른 서해바다를 되찾자!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유상곤 시장 특별기고]||서해바다의 푸른 꿈, 따뜻한 가슴으로 되찾자!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