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4(화)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08.11.17 18:47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기름유출사고의 후유증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는 중왕2리에는 싱싱한 수산물을 구입하기 위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곡면 중왕2리(이장 김완복)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며 2000ha의 갯벌에서 나는 무진장한 수산물로 유명한 마을이다. 조선시대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서산에는 어량(일명 어살)이 10개 있는데 중왕리의 청어가 첫 번째이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최근의 초대국립수산대학장을 지낸 정문기 박사의 회고록에는 “중왕리(가로림만)에서 잡히는 청어로 한때 서울사람들의 봄 반찬을 담당했다”고 기록되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지금은 예전처럼 많은 어종들을 찾아 볼 수는 없지만 아직도 굴과 바지락, 낚지는 전국에서 많은 미식가들이 찾을 정도다.

주민 대부분이 어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지난 해 기름유출사고로 호된 시련을 겪었다. 검은 재앙이 직접 마을을 덮치지는 않았지만 부분적인 기름덩어리의 출현만으로도 청정수역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따라서 6개월이 넘게 생업을 포기해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 온 뒤의 땅이 더 굳어진다고 했듯이 주민들은 김완복 이장을 중심으로 시련을 꿋꿋하게 이겨내고 새로운 관광어촌으로의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 싱싱한 수산물과 바다낚시 등을 위해 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점차 늘어나면서 주말에는 100여대가 넘는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을 정도여서 주차장 확보가 시급하기도 하다. 주민들은 바다 일부분을 메워 주차장을 넓히는 방안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지역의 특성상 어려움이 많아 속을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드넓은 푸른 바다를 향해 호탕하게 웃어버리면 새로운 힘이 다시 솟는다는 중왕2리 주민들. 그들은 오늘도 질퍽한 갯벌에서 희망을 캐내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중왕 2리 사람들


기름유출로 인한 쇼크에서 벗어 날만하니 조력발전소 문제로 고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는 주민들은 평생의 동반자로 곁에 있어준 갯벌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 갯벌이 선사한 삶의 터전에서 평생을 살아온 주민들의 희로애락을 들어보았다.


▲김완복(60) 이장 = 주민 대부분이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동네라 기름유출로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늘이 도왔는지 그나마 직격탄은 맞지 않아 이제 슬슬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주변의 자연환경을 이용해서 관광어촌으로 변신하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매결연 등을 통해 중왕2리를 외부에 알리는데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상배(52)씨 = 20년 전만 해도 지금 같은 신식 동력선들은 얼마 없었습니다. 요즘은 어업기구가 발달해 일하기 많이 좋아졌습니다. 옛날에 비해 어종과 어획량은 감소했지만 수산물이 귀한 터라 가격이 높아 그럭저럭 살만합니다. 주차장을 확충하고 유료화하는 등의 마을발전을 계획하고 있는데 맘처럼 쉽게 되지 않네요.


▲청정난(63)씨 = 43년 전 리어카 하나 겨우 다닐만한 길로 시집왔죠. 시골에서 답답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는데, 문만 열만 탁 트인 바다가 보이는데 답답할 게 뭐가 있겠어요. 마을이 깨끗하고 경관이 좋아 살기에는 그만입니다.


 

 

▲김정귀(68)씨 = 방송국에서도 몇 번이나 와서 동네 자랑거리를 찍어 갔어요. 한마디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동네란 얘기죠. 처음 시집 왔을 때는 바다사람들이라 거칠 줄 알았는데 겉보기만 그렇지 심성들은 다들 비단결 같아요. 갯벌에서 열심히 일해 7남매를 다 키웠으니 바다가 큰 은인이죠.

 

 

▲김철곤(72)씨 = 평생을 바다에서 살았지. 젊었을 때는 인천까지 쌀을 실어 나르기도 했고, 참 부지런히 살았어. 그때는 꽃게, 갈치, 청어 없는 게 없었는데 지금이야 예전만 한참 못하지. 그래도 바다에 나가면 오 만원 벌이는 거뜬하니 고마울 뿐이지.

 

 

▲김성곤(54) 어촌계장 = 유류피해가 끝나자마자 조력발전소 문제로 시끄러워 바람 잘날 없습니다. 다른 지역은 어떤지 몰라도 중왕2리는 수입이 갯벌과 직결돼 있어 주민들이 결사 반대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서산의 발견-마을기행 51] 지곡면 중왕2리||‘새로운 관광어촌으로 변모 시도 중’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