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4(화)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08.12.08 12:09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 중 최고는 수도권 규제완화일 듯하다.

이 조치로 수도권은 탄력을 받겠지만 지방의 입장에서 보면 고육지책(苦肉之策)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첨예한 대립이 문제였는데 이 조치로 중앙과 지방의 대립이 경제논리뿐 아니라 정치문제로까지 비화되는 느낌마저 들어 참으로 안타깝다.

지방에서의 기업 유치는 절체절명의 과업이다.

그런데 수많은 기업을 두고 있는 수도권 지자체의 기업 유치와 우리 시처럼 열악한 조건에서 기업을 유치해야 하는 입장을 비교해 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연상된다.

우리 서산시처럼 산업화가 뒤처진 지방자치단체에서의 기업 유치는 시민 전체의 사활(死活)이 걸린 문제다. 그러므로 기업유치에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 현상이 빚어져서는 안 된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 기업유치의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험난한 작업인지를 제대로 모르고 있다. 심지어는 기업들이 제 발로 걸어오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행정에서 벌이는 기업유치는 집단적인 노력 없이는 성과를 낼 수가 없다. 따라서 지역에서 일차로 필요한 것은 기업유치의 필요성과 험난한 과정을 함께 이해하고 동참해 주는 공동의식이다.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우선 설문조사나 각종 정보망을 통해 이전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찾아내는 작업부터 선행해야 한다. 마치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듯 이 작업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다음엔 해당 회사를 방문해 유치 대상지역의 장점을 설명할 뿐 아니라 취득하게 되는 메리트를 강조하여 유치결정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실로 이 과정이 만만치 않다. 더군다나 이전을 반대하는 종업원의 방해라도 있게 되면 방문자는 문전박대를 당하기가 일쑤다. 그러므로 기업유치를 위해서라면 휴일마저 반납해야 하며 언제 어느 곳이든 달려가야 하는 희생과 애착이 필요하다. 심지어는 휴일 날 골프장으로 찾아가 반나절의 기다림 끝에 사장을 만나 계속되는 설득작업을 벌여야 하니 말 그대로 기업유치는 ‘감동’이 일순위인 작업이다. 또한 어렵게 만나기를 거듭해 시 지원 사항과 부지 등에 대해 기업이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해 비로소 이전 결정을 이끌어내게 되니 피 말리는 작업의 쾌거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유치가 결정되면 자치단체와 이전할 기업 간에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된다.

MOU 체결의 목적은 자치단체 입장에서 보면 기업이 이전 결정을 번복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가 될 것이고 기업 입장에서 보면 자치단체의 행ㆍ재정적 지원을 담보받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하지만 MOU에 구속력이 없다보니 기업의 상황에 따라 간혹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어쨌든 기업 측에서 MOU를 체결하게 되면 바로 상장기업은 증권거래소를 통해 이전계획을 공시하게 되고 비상장기업이라 하더라도 직원들의 반대를 설득해 가며 신중하게 내린 결정이므로 이유 없는 포기는 어렵기 때문에 첫 관문은 통과된 셈이다.

보통 기업이 이전 결정을 내린 후 실제 이전을 완료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업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공장부지를 사고, 공장을 짓고, 기존 공장을 매각하는데 대략 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행정에서 발표한 실적과 실제 주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효과와는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올해 우리 서산시는 70개 업체를 목표로 기업유치에 나서 11월 말까지 66개 업체의 유치 실적을 올렸다. 또 이전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들도 상당수 있다. 그런데 이것을 두고 유치기업의 ‘가동률이 낮다느니, 문제가 있다느니’ 하는 우려를 자아낸다면 오히려 문제가 복잡해진다.

지금은 힘을 모아야 할 때지 공과를 따질 때가 아니라고 본다.

현재 대죽일반산업단지에는 10개의 입주 업체 중 6개 업체가 가동되고 있다. 4개 업체는 공장 건설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이렇듯 3년 전에 유치한 기업들이 현재도 이전을 완료해 가듯 기업 유치는 가정의 이주와는 전혀 다른 문제다. 그러므로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성사된다고 보아야 하며 그만큼 믿고 기다려 주는 신뢰가 필요하다.

경제가 무척 어렵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가 심각한 경제 불황에 빠져 있다. 지방에서 한 개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공무원들의 노고는 참으로 눈물겹다. 얼마나 힘을 많이 모아 좋은 결과를 이루어내는가는 구성원들의 자질도 중요하지만 전 시민의 단합된 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 힘이 바로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는 원동력이다./서산시청 지역발전본부장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기업유치 힘 모아야 할 때||[특별기고] 최진각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