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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7.08.2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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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인간들의 생활은 무척이나 힘들고 어려우며 고통과 불행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잘 사는 사람이라 하여도 고통과 근심 걱정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면 어찌하여 인생이 그토록 힘들고 어려우며, 또한 고통스러운 것인가? 불교에서의 해답은 명쾌하다.

그 이유는 인간 스스로 어리석음에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유인즉, 인간의 어리석음이란 인생의 올바른 길을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생의 원리를 바르게 알지 못하여 올바른 생활을 해 나가지 못하고, 스스로 욕망과 감정, 집착에 빠져 멋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어리석음이라 하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이러한 어리석음(癡)에서 벗어날 줄 모르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어리석음을 더하는 짓만을 하게 되는 것이니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노릇이다. 따라서 생활하는 것이 평화롭다거나 자유스럽지 못하고 불안과 고통이 떠나지 않고 매사가 뜻대로 잘 되지 않아 불만과 걱정이 쌓이게 된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사리를 올바르게 분별하지 못하고 욕망에 빠져 어리석은 행위를 하게 된다.

법구경(法句經)에 이런 말이 있다. "어리석어서 지혜가 없는 사람은 자기를 위하는 일이 오히려 근심거리를 불러들이느니라. 자기욕망에 따라 악을 행하여 스스로 큰 재앙을 받느니라. 악한 업을 지은 뒤에 그 갚음을 받아 스스로 뉘우치며 눈물을 흘려 슬퍼하나니 그 결과는 어디서 온 것이겠는가?"

지금 우리는 어떤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어리석은 사람들은 오욕에 빠져서 스스로 고통과 두려움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니라"고 가르친다. 첫째는 돈과 물질에 대한 욕망에 빠지는 것이다. 한번 재물에 정신이 빠지면 걷잡지 못한다. 세상에는 돈과 물질을 탐하다가 신세를 망치고 목숨까지 잃는 사람이 참으로 많다. 그래서 옛 성인들은 황금보기를 돌이나 오물같이 보라고 했다.

둘째는 남녀간의 육체적인 쾌락의 욕망이다. 이성에 대한 욕망을 절제하지 못하여 문란한 성(性)관계로 패가망신하는 경우이다. 소위 상사병이라는 것이 이로 인해 생기는 것이며, 이 병에 한번 걸리면 백약이 무효라 하지 않던가? 사람은 자기욕망대로 하지 못하면 그것이 한(恨)이 되어 가슴에 쌓이고 죽어서 귀신이 되어서라도 그 한을 풀어야 하는 것이다.

좀 아이러니한 얘기가 있다. 예전에 어떤 부잣집 외동딸이 자기가 다니는 절에 잘 생긴 젊은 스님을 짝사랑하다가 그만 상사병이 나서 죽게 생겼더란다. 그래서 사람을 보내어 죽기 전에 마지막 소원이니 얼굴을 한번 보자고 청하였으나 스님은 끝내 만나주지를 않았다.

결국 처녀는 상사병으로 죽어 호랑이가 되어 산중의 큰 절에서 공부하고 있는 그 스님을 찾아가 밤중에 물어다가 산속에 눕혀놓고 그 잘난 남자의 상징물을 똑 따가서 그 스님은 죽고 말았다는 웃지못할 이야기이다.

다음은 먹는 것에 대한 욕망이다. 몸에 좋다는 것이면 무엇이건 가리지 않고 먹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먹는 것과 무슨 원수가 졌는지 그저 마구 먹어대고는 몸이 비대해져서 인생살이에 스스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보면 측은할 때도 더러 있다. 그리고 명예에 대한 욕망이다. 인간은 명예에 살고 명예에 죽는다는 말이 있다. 가급적이면 훌륭한 이름을 세상에 남기려고 하는 것이 사람들의 욕망이다.

원래 사람의 좋은 이름은 자기가 이름을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묵묵히 할 일을 다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았을 때, 자연히 이름이 빛나는 것이다.

끝으로 잠에 대한 욕망이다. 또는 편하게 살려는 욕망이다. 모든 중생은 먹고 자는 욕망을 가지고 살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인간은 잠에 대한 욕망이 넓고 크다. 잠을 자더라도 정신은 깨어 있어야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우리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러한 갖가지 욕망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잘해 나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속으로는 온갖 거짓과 위선위악의 번뇌 망상이 들끓고 있어서 제정신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점점 더 어리석음에 빠져들고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옛말에 "항상 참을 내(耐) 한 자를 생각하라."는 가르침이 있다. "산에 오르려면 위험한 길을 참고 걸어야 하고, 눈 위를 걸으려면 위험한 다리도 참고 걸어야 한다"고 했다. 참을 내라는 글자 하나를 마음속에 오래 간직하고 있어야만 가시덤불에 걸리지 않으며 어떠한 모함에도 빠지지 않을 것이다.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스스로 어리석음에 빠졌음을 크게 깨닫는 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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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 어리석음(癡)에서 벗어나자||도신ㆍ서광사 주지/서산시사암불교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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