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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10.1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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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실체 알고 보니 ‘썩었더라’
 
최근 줄줄이 드러난 농협의 허술한 경영 실태를 보면 입 안에 쓴 침이 돌 지경이다. 농협과 농협유통을 비롯한 19개 자회사 대부분이 적자상태인데도 임원 44명은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성과급에 판매장려금까지 받고 있어 연봉은 평균 1억6천만 원에 이른다.
국정감사를 받은 농협의 현주소가 알려지면서 혀를 차는 농민들이 많다. 한마디로 복마전(伏魔殿)이라는 것이다. 적자 경영도 1억 원에서 174억 원에 이를 만큼 편차가 크다. 농협사료와 NH캐피탈이 똑같이 최고 적자액을 나란히 기록했다. 그런데도 임원진은 초고액 연봉에 살찐 배를 두드리고 있으니 이 무슨 해괴한 짓거리인가. 그런가 하면 영업이익만 121억 원을 올린 알짜 자회사 휴켐스(정밀화학부문)는 팔아 넘겨버렸으니 의혹이 눈덩이 불어나듯 할 수밖에 없다. 나사는 풀릴 대로 풀렸고 속은 썩을 대로 썩은 조직의 대명사가 농협인 것만 같다.
농협이 이렇게 흥청망청 호시절을 보내고 있는 동안 정작 농민들의 삶은 어떠한가. 최근만 하더라도 농산물 값이 한 달 만에 반 토막이 나버려 속만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태풍이 없고 기상조건이 좋아 대풍작을 이뤘지만 이게 도리어 화근이 되어버린 것이다. 공급 과잉 탓에 올해도 어김없이 수확 포기와 밭 갈아엎기가 곳곳에서 벌어질 전망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돈 잔치에만 혈안이 돼 있는 농협ㆍ회사 임원들은 도대체가 무엇 하는 사람들인가. 구멍가게 주인도 적자는 벗어나려 애쓰는 법인데 하물며 농협과 자회사들이 벌이는 행태는 지탄 받아 마땅해 보인다. 국감장이나 국회의 송곳 질문을 어물어물 넘어가기만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바로 잡으려는 정신자세부터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기본부터 제대로 갖추라는 이야기다.
 
겉도는 음식점 원산지표시제 정착 시급
 
음식점 원산지표시제가 여전히 겉돌고 있다. 지난 1일 부터 100㎡ 미만 소형 음식점으로 대상이 확대됐지만 시중 분위기는 별반 달라진 게 없다. 표기방법에 혼선을 빚거나 일부는 아예 이를 외면하는 현상은 마찬가지다. 특히 이들 소규모 업소는 본격적인 단속에 앞서 이미 3개월 가까이 계도 및 홍보기간을 두었으나 사실상 별무효과여서 대책이 시급하다. 당국의 단속도 기대만큼 이렇다 할 실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원산지 표시를 명확히 해야 하는 음식점이 3만 곳이 넘어 도저히 관리 감독이 어렵다는 얘기다. 지난 7월 이후 원산지를 속여 팔거나 미표시한 업주를 적발해 실제로 형사 입건하거나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으로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어도 현장 상황은 냉랭하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물론 원산지표시제가 당장에 정착되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갑작스런 단속 확대와 처벌 강화를 못마땅해 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당국의 정책추진 의지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는 단속을 하더라도 지금의 인력과 전문성으로는 위반 여부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은데다 자칫 표적 단속으로 오해될 소지마저 다분해 이래저래 난감한 처지다.
아무튼 원산지표시제를 가벼이 여겨서 안 된다. 가뜩이나 중국산 유제품 멜라민 검출 파문으로 요동을 치고 있는 먹을거리 시장이 안정을 되찾는데는 최선의 방책이다. 업계의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생산자와 소비자, 판매자 전체의 실익을 위해서도 적극적인 분위기 조성은 필요하다. 업계의 자정노력과 자발적인 동참이 요구된다. 당국도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로 제도 정착을 앞당겨야 한다. 좀 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지속적인 관리가 되도록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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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실체 알고 보니 ‘썩었더라’||5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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