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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8.09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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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풍배.jpg


우리는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세네카가 아리스토텔레스의 그리스어 텍스트를 라틴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동물사회적 동물로 전환 시킨(김홍중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말이지만, 어쨌든 인간을 표현한 말 가운데 이보다 더 적절한 말은 없을 듯합니다.

인간관계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이어지는 것이며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산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개인으로 존재하면서도 끊임없이 타인과 관계를 맺어가며 사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년여 간 코로나19로 인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상화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잠깐 코로나19가 주춤하는 사이 사람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디를 가든 인파가 넘쳐납니다. 다시 변종 바이러스가 확산 추세에 있는데도 선뜻 지난번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행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고 인간관계가 소원해졌다고 합니다. 삶의 질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건강 악화, 경제 상황의 곤란, 사회적 갈등 등 그 후유증도 만만치 않습니다. 사람은 역시 관계 속에 소통하며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란 걸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오히려 남의 눈치를 덜 보게 되어 편했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자기 의사에 반하여 행동하거나 꾸미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피에로는 겉으로 웃고 속으로 운다는 속담처럼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강박관념에 살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이 나를 주목하여 보는 것 같고 모두 나에게 관심을 두는 것처럼 착각하며 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남이 나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언젠가 시간에 쫓겨 구멍 난 양말을 신고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마침 신발을 벗고 앉아야 할 자리인지라 양말에 신경이 쓰여 안절부절못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전날에도 그 양말을 신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내가 의식하지 않았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라는 김재식 작가가 쓴 책이 있습니다. 거기에 이런 글이 나옵니다. “내가 한 말과 행동을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지를 너무 오랫동안 상상하는 건 의미 없는 소모적인 일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에 쓸데없는 미련을 두는 것이다.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건 좋은 일이 아니지만 지나간 자기 검열은 나를 힘들게 할 뿐이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 문제가 없었다면 그걸로 됐다. 지나간 일을 너무 곱씹을 필요는 없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말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 사람이 나를 칭찬하는지 아니면 나를 비난하는지 관심을 갖습니다. 칭찬하면 기분이 좋고 비난을 받으면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우리 인간은 누구든지 완전한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나는 완전한 듯 타인의 잘못만을 지적하고 비난합니다. 그러기에 지나치게 타인의 평판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도 한때는 남의 시선이나 평판을 두려워했습니다. 목사로 설교를 해야 하고, 작가로서 글을 쓰는 입장이고 보니 타인의 반응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타인의 평가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성경 전도서 (721, 22)를 읽다가 자유를 얻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하는 모든 말에 네 마음을 두지 말라 그리하면 네 종이 너를 저주하는 것을 듣지 아니하려니와 너도 가끔 사람을 저주하였다는 것을 네 마음도 알고 있느니라

말씀을 보면 사람들이 비난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쩌면 비난하고 비난당하는 건 사람들의 속성인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비난하고 저주하는 사람을 볼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잘 다스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의 말을 들으려고 마음에 두지 말라고 하신 것입니다. 종도 주인이 없는 곳에서는 주인의 흉도 볼 수 있다며 너 자신도 다른 사람을 비방하거나 저주하지 않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얼마나 명쾌한 말씀인가요? 타인의 말에 지나치게 반응하지 말아야 합니다. 남에게 좋은 평판을 받는 것은 물론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자기 자신에게 만족한 존재가 되는 것일 겁니다./시인·소설가·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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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말에 너무 민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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