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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8.2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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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풍배.jpg


202172,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제68차 무역개발이사회에서는 한국을 선진국 그룹에 포함한다고 선포했습니다. 6.25 전쟁의 폐허를 딛고 불과 70여 년 만에 이룬 기적의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선진국의 조건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부의 기준만으로는 선진국이 될 수 없습니다. 1인당 소득수준, 산업구조, 교육과 문화 수준, 기대 수명 등 다양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이 균형을 이루어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Harold Maslow)는 인간의 욕구 위계이론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인간의 가장 기초적인 욕구의 1단계는 생리적 욕구, 2단계는 안전의 욕구, 3단계는 소속과 사랑의 욕구, 4단계는 존중의 욕구, 마지막 5단계는 자아실현의 욕구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궁극적 목표는 자아실현 단계이며 그 단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욕구의 만족(행복)을 채울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이는 곧 문화 수준과 맥이 닿아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금강산도 식후경(食後景)이란 속담처럼,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먹고 사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생존의 욕구는 가장 낮은 단계로,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에 해당하는 욕구입니다. 따라서 인간의 삶의 질과 행복은 경제력이나 수명에만 있지 않고 정신적 만족을 채워야만 비로소 참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말입니다.

문화란 바로 자아실현 단계입니다. 그러므로 선진국 조건에 문화 부분이 포함된 건 당연하다 할 것입니다. 일찍이 백범 선생은 그의 저서 백범일지에서 이렇게 천명하셨습니다.

부력(富力)은 우리 생활을 풍족히 할만하고,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이 있다면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백범 선생은 문화가 지니는 힘과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35천 불의 국민 소득으로 먹고살 만하게 되었습니다. 군사력도 세계 6위로 감히 어느 나라도 쉽게 넘볼 수 없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음악, 영화, 체육, 다양한 분야에서 한류라는 이름으로 세계의 문화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싸이, BTS,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 많은 K-팝 가수가 세계의 팝을 선도하고 있고, ‘기생충’, ‘미나리같은 영화는 그 유명한 아카데미의 높은 벽을 정복하였습니다. 문화 콘텐츠 강국으로 오징어 게임’, ‘카터’, 요즘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같은 작품들이 세계 순위에서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뿐인가요? 세계적 가수 조수미, 신영옥 등은 한국의 자랑이 되었고, 축구 선수 손흥민, 겨우 18세 약관의 나이로 임윤찬은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백범 선생이 그토록 염원했던 문화 강국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한류가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할 때 백범 선생의 선견지명에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하늘에서 크게 기뻐하실 듯합니다.

지금은 지자체별로 문화의 힘을 깨달아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당진을 생각하면 심훈 문학관이 떠오릅니다. ‘필경대상록학원 터와 폐교를 이용한 아미 미술관이 생각납니다. 홍성하면 김좌진 장군한용운 생가터’, ‘이응노 화백의 집’ ‘홍성 문학관’ ‘홍주 천년 문학관이 머리에 떠오릅니다. 예산하면 의로운 형제 마을’ ‘황새 공원’, ‘추사 고택’, ‘한국 토종 씨앗박물관’, ‘한국 인장박물관’, ‘윤봉길 의사 기념관’ ‘한글 문자 조형연구소등이 떠 오릅니다. 문화는 식물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토양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문화라는 토양에 자아실현의 욕구를 마음껏 펼칠 수 있다면 인간이 추구하는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 말고 어느 동물이 자아실현이란 욕구를 가질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사회가 1단계, 생존의 욕구에 집착하고 만다면 천민자본주의 사회에 머물고 말 뿐입니다. 밥만으로는 행복을 채울 수 없습니다. 영국인들은 셰익스피어와 인도를 바꾸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문화의 힘을 아는 사람만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시인·소설가·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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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만으로는 행복을 채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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