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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9.0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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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풍배.jpg

 

한국문협 서산지부 회원들과 함께 추계 문학기행으로 백두진 문학관과 조명희 문학관을 견학하기 위하여 길을 나섰습니다. 8월 끝자락의 하늘은 더없이 맑았습니다. 파란 에메랄드 하늘가엔 흰 구름이 마치 백조가 나래를 펴서 춤을 추고 있는 것처럼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볼을 스치고 지나가는 초가을의 바람은 청량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두어 시간 남짓 걸려 안성에 있는 박두진 문학관에 도착하였습니다. 안성에는 편운 조병화 문학관도 있었습니다만, 아쉽게도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필자는 갈보리의 노래를 즐겨 암송할 만큼 박두진 시인과 그의 시를 좋아합니다. 박두진 시인은 독실한 그리스도인으로서 많은 신앙 시를 남겼습니다. 박두진 문학관은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북평리에 2014년에 건립계획을 수립하고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20164월에 기본설계를 마치고 2년 반 만에 완공하였습니다.

10.512(315) 부지에 옥상을 포함한 지상 3층 총면적 999.45(85) 규모로 2층 건물이며 총사업비 288천만 원으로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박두진 문학관에는 그의 유족이 기증했다는 750여 점의 박두진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그의 저서, 친필원고, 유품, 수석, 글씨와 그림 등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문학관을 둘씩이나 가지고 있는 안성시에 한없는 부러움을 뒤로하며 진천으로 향했습니다.

고개 하나를 넘으니 충청북도 진천 땅이었습니다. 진천읍 포석길 37-14에 이르니 포석 조명희 문학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문학관은 2011년에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20144월에 착공하여 이듬해인 20155월에 개관하였다고 합니다. 기록을 보니 사업비는 국비 12억 원, 도비 9억 원, 군비 9억 원 등 총 30억 원을 들여 1,180의 부지에 979.32의 지하 1, 지상 3층의 건물로 세워졌습니다.

1층은 조명희 선생의 문학세계를 보여주는 전시실로 마련됐으며, 2층은 지역 문인들이 집필 활동과 문화 교류 등을 할 수 있는 창작·문학 사랑방, 문학연수실, 학예 연구실이 있었습니다. 3층은 문학제, 학술발표회 등이 가능한 126석 규모의 세미나실을 갖추고 있습니다. 태양광에너지 시설과 옥상정원을 설치해 친환경적인 시설로 건축됐다고 합니다.

포석 조명희(趙明熙 1894-1938)는 충북 진천군 출생으로 러시아지역의 대표적인 민족 문학 작가로서 고려인 한글문학의 아버지로 평가됩니다. 그는 민족 문학의 선구자로 1923년 우리나라 최초로 창작 희곡집 김영일의 서를 펴냈고 1924년 우리나라 최초의 미발표 창작시집 봄 잔디밭 위에를 펴냈으며 1927년 소설 낙동강을 발표한 근대문학의 거목이라 안내 책자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문학관 앞 정원에 세워진 높이 5.7m의 조명희 동상이었습니다. 금방이라도 포효할 듯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있는 역동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그가 걸어온 삶과 문학을 상징한다는 해설자의 설명이었습니다.

인구 9만여 명에 불과한 진천 시내 곳곳에서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포석의 생가터에 가보면 표지석이 세워져 있고, 조명희를 비롯한 충북 대표 작가 15인의 충북 문학관이 있고 포석 문학공원을 비롯하여 포석의 길이 있고 충북 학생 교육 문학관이 있었습니다. 그밖에도 이상설 기념관과 진천 종 박물관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진천 농다리로 갔습니다. 진천 농다리는 진천군 문맥면 구산동리 굴티 마을 앞을 흐르는 세금천에 놓여 있는 다리를 말합니다. 애초에는 충청북도의 유형문화재 제28호 진천 농교로 지정되었으나 2013118일 문화재로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가서 보니 커다란 돌을 쌓아 만들어진 다리였습니다. 안내문을 보니 길이는 93.6m, 3.6m, 교각 1.2m 정도로 28칸의 교각이었습니다. 관광 명소로서 오늘도 수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였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사무국장이 S고문에게 문학기행 소감을 묻자 이렇게 소회를 밝혔습니다.

서산은 18, 19만 명이 되는 데도 이런 문학관 하나도 없고 이렇게 진천처럼 볼거리, 먹을거리 하나 없는 걸 생각해보니 얼굴이 붉어집니다.

얼굴을 붉히는 건 어찌 S고문뿐이겠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이 삶의 질을 높이는지를 눈으로 본 하루였습니다. 시인·소설가·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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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붉어지다(진천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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