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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에서 순천인들의 ‘선견지명’을 보다

“15년 전 자연 환경과 생명의 가치를 내다 본 순천인들의 지혜에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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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6.2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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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_통나무.jpg
▲서산타임즈는 지난 22~23일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순천만 국가정원을 다녀왔다. 정원 입구 통나무 의자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산타임즈 임직원과 운영위원, 지역기자 등 20명이 지난 22~23일 국가정원 1호 순천만국가정원을 방문했다. 올해는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박람회가 열리고 있었다. 평일인데 넓디넓은 주차장은 관광버스로 빼곡했다. 전국 각처에서 몰려왔다. 서울 경기에서부터 부산 대구까지 한국인들이 다 모여들고 있었다. 한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들까지 몰려들었다. 서울 경기에서는 자동차로 6시간 거리다. 그 거리를 마다 않고 남녀노소의 발길이 이어졌다. 수없이 많은 유치원생들의 단체 관람이 유난히도 보기 좋았다.

 

지난 4월1일부터 벌써 5백만 여명이 방문했다고 한다. 조직위원회는 10월31일까지 당초 8백 만 명을 목표로 했는데 이런 추세면 1천만 명이 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더 놀라운 것은 순천만국가정원을 찾는 사람들은 절반 이상이 1박 2일 일정으로 순천 일대에서 머물고 간다고 한다. 1인당 소비 지출도 10만 원 이상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지자체의 역사상 이런 흥행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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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가정원은 순천만 습지에서 시작됐다. 순천 만(灣)은 세계 5대 연안습지다. 지난 2003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데 이어 2006년 람사르협약에 보호습지로 등록됐다. 2008년엔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제41호로 등록됐다. 순천만의 가치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연간 300만 여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핫플레이스가 된 것이다. 사람이 몰리면서 순천만의 생태환경은 훼손의 위기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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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순천시는 습지 주변으로 확대되는 도시화의 방지와 습지 보호를 위해 고민 끝에 순천만과 도시 사이에 인공 정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순천만 국가정원의 탄생은 이렇게 시작됐다. 2009년 순천시는 3백억 원을 들여 주변 농경지에 전봇대를 뽑고 생태탐방로를 설치했다. 기존의 주차장은 생태공원으로 바꿨다. 효과는 즉시 나타나 습지에는 세계적 희귀종인 철새 흑두루미가 기존에 몇 십 마리에서 수천 마리로 늘어났다. 순천만 보호를 위해 도심 외곽 111만 2,000㎡를 꽃과 나무로 차단해 인공 정원을 조성했다. 여기서 국내 처음으로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해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2015년 9월 국가 정원으로 지정됐다. 국가정원은 국립공원처럼 국가에서 관리하는 정원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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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국가정원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는 연간 5천억 여원이고 박람회가 열리는 올해는 1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효과는 강진, 여수, 광양 등 주변 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하루 평균 7만 여명이 찾는 축제가 된 순천만 국가정원박람회. 유럽 해외로 여행갈 필요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 순천만 국가정원. 순천처럼만 하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순천은 도심의 모습도 품격을 갖고 있다. 15년 전에 자연 환경과 생명의 가치를 내다본 순천 사람들의 지혜와 선견지명을 본다.

서산을 보자. 서산은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갖고 있다. 서산만의 역사, 문화다. 수도권으로부터 뛰어난 접근성을 지닌 도시다. 가로림만이라는 자연환경도 뛰어나다. 세계 5대 갯벌이자 국내 최대·최초 해양생물보호 구역으로 환경가치가 뛰어난 곳이다. 그런데 여태까지 뭘 하고 있었는가. 사람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미래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산시가 가로림만 일대를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글로벌 해양생태환경 거점을 조성하기 위해 가로림만해양정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로림만해양정원이 조성되면 매년 400만 명 이상이 찾는 관광지가 될 것이라는 것이 시의 전망이다.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가로림만 일원에 시는 해양정원센터, 점박이물범 전시홍보관, 가로림만 생태학교 등 지속 가능한 생활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 반영에 이어 2019년 12월 기획재정부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2020년 2월부터 조세재정연구원이 예타에 착수했고, 관계기관과의 MOU와 국회 토론회 등 공감대 확산을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2021년 12월에는 가로림만해양정원 설계비 35억8000만 원이 반영되기도 했다. 계속해서 윤석열 대통령 대선공약 반영에 이어 2022년 5월 한국개발연구원(KDI) 주도로 타당성 재조사가 시작됐고, 12월에는 국가해양생태공원을 규정한 해양생태계법이 개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SOC 사업에 대한 예타의 경우 1년 정도면 결과가 나오기 마련인데 가로림만해양정원의 경우 2020년 2월 기준 3년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인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는 갯벌과 해양생태계 보존에 대한 경제성(B/C) 분석의 전례가 없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도로나 교량을 건설할 경우 예상 통행량 등을 검토하면 될 일이지만, 갯벌과 해양생태계의 경우 경제성을 어떻게 따질 것이냐에 대한 정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가로림만해양정원사업은 현재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가 남았다. 시는 올해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위해 전 국민 대상으로 홍보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서산시민들도 힘을 모아야 한다. 순천사람들이 자연 환경과 생명의 가치를 내다 본 것처럼 서산시민들도 지혜를 모은다면 가로림만국가해양정원이 순천만 국가정원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핫 플레이스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허현 기자/지역부=김명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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