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4(화)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08.11.15 17:46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9명의 인지초 배구단 선수들과 이상갑 교장, 권준수 코치, 노규호 교감, 김민식 감독(뒷줄 왼쪽 순)이 파이팅을 외치며 앞으로의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던 7월 11일. 인지초등학교에서는 서산지역 최초의 여자 배구단 창단식이 있었다. 선수라고는 어린소녀 9명이 전부인 단출한 배구팀을 소개하는 이 자리에서 이상갑 인지초 교장은 열악한 환경과 짧은 훈련기간, 경험 부족 등으로 당분간 좋은 성적을 내기는 어렵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짧은 말을 남겼다. 그리고 이 배구팀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듯 했다. 그러나 100여일이 지난 지금, 어린소녀들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대형 사고를 치며 사람들 앞에 당당히 다시 섰다.

학교에 체육관이 없어 뜨거운 여름 햇빛과 싸워가며 운동장 흙바닥에서 연습하고, 제대로 된 배구코트는 시내에 위치한 초등학교 체육관에서야 처음 밟아본 어린소녀들이 지난 10월 23일 개최된 제60회 충남도민체육대회에서, 만들어진지 100일이 조금 지난 팀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경기력을 펼치며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더욱이 8강전 청양초와의 경기에서는 1세트를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신생팀답지 않은 무서운 뒷심을 과시하며 마지막 세트에서 16-14로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다.

이처럼 믿기 어려운 결과를 만들어낸 두 장본인인 김민식 감독(체육부장)과 권준수 코치(지도교사)는 모든 공을 열심히 따라준 선수들과 학교공동체 구성원들에게 돌렸다.

“테스트를 거쳐 선발한 선수들이긴 했지만 배구라는 운동을 처음 접해본 친구들이라 기초부터 시작해야 했습니다. 남자 교사들이 시간 날 때 마다 선수들을 붙잡고 개인교습을 시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이렇게까지 선전을 펼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운이 아니라 실력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할 계획입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성적을 올린 인지초 배구부는 6학년 선수들의 졸업을 맞아 선수들을 20명으로 보강하고, 체육관 건립에 따른 체계적인 훈련을 계획하는 등 배구 명문으로 자리메김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지만 선수들만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난제가 있어 고민에 빠져있다. 선수들과 함께 코트를 누비며 배구의 묘미를 일깨워준 권준수 코치(기간제교사)의 임기가 내년 2월로 종료됨에 따라 재계약 여부에 따라 배구부의 존폐가 걸려있는 실정이기 때문. 하지만 권 코치와 9명의 선수들은 밝은 표정이다. 아무것도 바라볼 수 없던 상황에서 꿈같은 기적을 일궈낸 그들이기에 어떠한 난관도 두렵지 않다. 그래서 그들은 오늘도 웃으며 코트를 누비고 있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탐방] 인지초등학교 배구부||창단 3개월 만에 도민체전 3위에 오르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