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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9.01.19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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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연면 예덕리(禮德理)는 조선시대 상솔예동리와 하솔예동리로 불리던 마을이었다. 1895년(고종32년) 행정구역 개편에서 하솔예동리에서 덕천동을 분할, 3개의 동리가 되었다. 그 후 1914년 3개 동리를 합하면서 각 마을에서 예자와 덕자를 취해 성연면 예덕리가 되었다.

예덕2리(이장 박문호)는 과거 하솔예동리라 불리던 지역으로 서령류씨와 밀양박씨가 집성을 이루며 살아왔다. 마을주민들은 예로부터 이 성씨들이 예와 도덕을 숭상하고, 꼭 지킬 것을 강조하며 살아온 까닭에 마을 이름이 예덕리라 불리게 됐다고 전하고 있다.

이런 마을의 전통은 지금도 이어 내려오고 있어 주민들은 서로를 예와 덕으로 대하며 남다른 우애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짚은골 마을은 서양화로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여러 차례 특선을 수상하며 한국 화단의 거목이 된 장순업 화백과, 서예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황석봉 명필이 태어난 곳으로 예술의 맥이 흐르고 있기도 하다.

또 70여 년 전부터 품질 좋은 왕골자리를 생산하고 있어 명성이 높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또 손자로 3대에 걸쳐 그 비법이 전수되면서 반세기가 넘게 지난 지금도 마을어르신들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왕골자리를 만들고 있다. 산업화 후 대량 생산된 플라스틱 자리에 밀려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오던 왕골자리는 5년 전부터는 참살이(웰빙)바람이 불면서 다시금 인기를 되찾아 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7일에는 대전방송에서 왕골자리 매는 방법을 취재해 가기도 했다. 마을주민들은 왕골자리가 예전의 명성을 되찾듯 농촌도 예전처럼 활기찬 모습으로 되돌아가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한땀 한땀 정성을 들여 왕골자리를 만들듯 하루하루를 정성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는 주민들의 소박한 기원이 새해에는 꼭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왕골자리 매기에 여념이 없는 어르신들의 모습. 어르신들은 예덕2리의 왕골자리가 다음세대에도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예덕2리 사람들


산림이 울창하여 여우가 많이 살아 여우골이란 지명이 있을 정도로 지금도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예덕2리는 43세대 101명(남53, 여48)의 주민이 살아가고 있으며, 대부분이 농사를 짓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올해부터 임기가 시작된 박문호 이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마을 발전을 위해 적극 협력하고 있다. 기축년 새해를 맞아 주민들이 소박하면서도 욕심 없는 바람을 털어놓았다.


▲박문호(48)이장 = 올해부터 이장을 맡았습니다.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주민화합과 어르신들의 복지문제에 대해 우선적으로 신경 쓰겠습니다. 어르신들이 농한기에 마을회관에 모여 왕골자리를 매고 계신데 도와 드릴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고, 어르신들께서 무리가 안가는 한도에서 판매처도 늘려볼 생각입니다.


▲유병묵(72)씨 = 이 마을은 논이 그다지 많지 않아 밭작물을 많이 재배하고 있지. 올해는 양배추를 심었는데 초여름에 고생해서 키워놓으니 8월에 가격이 폭락해서 손해를 많이 봤어. 앞으로는 옛날처럼 열심히 농사만 지어서는 어려울 것 같아. 농산물 돌아가는 판국을 알아가며 농사를 져야 하는데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이임춘(75)노인회 여부회장 = 55년 전에 서울에서 시집왔는데 처음에는 정말 못 살 것 같았어. 이건 어디 길이 변변한가, 집이 변변한가, 한마디로 진짜 시골이었지. 그때 비하면 지금은 모든 게 다 변했어요. 노인회원이 27명인데 올 한해에도 다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지내면 바랄 것이 없지.


 

▲장순택(73)노인회 총무 = 나 어렸을 적에는 왕골자리 가격이 쌀 한말이었지. 한 보름 걸려야 자리 하나 만드는데 자리 만드는 것보다 왕골재배하기가 훨씬 어려워. 제초제는 냄새만 맡아도 죽으니까 왕골을 신주단지 모시듯 했지. 왕골자리가 습도조절을 해줘서 몸에 좋다는데 젊은 사람들한테 부지런히 가르쳐 줘야지. 우리 대에서 끊기면 쓰나.


▲염동철(51)씨 = 농촌이 고령화되다 보니 일손도 모자라고 농사짓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 직불제 문제로 말이 많았는데 결국은 불똥이 힘없는 농민들한테 튀었습니다. 정부에서 농촌의 현실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농업정책을 펴길 농업인의 한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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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행(60) 성연면 예덕2리||웰빙시대 맞아 전통방법 ‘왕골자리’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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