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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산물과 신용의 가치

가기천의 일각일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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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07.09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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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천.jpg
가기천 전 서산시부시장

여행의 즐거움가운데 하나는 그 지역의 특산물을 맛보고 사는 것이다. 경관 좋은 곳을 둘러보고 별미 음식을 맛보며 겸하여 싱싱한 농‧수산물을 시장에서 보다 조금이라도 싼 값으로 살 수 있다면 돌아오는 길이 훨씬 더 뿌듯하기 때문이다.

가끔씩 예산을 지날 때는 길가 농장 옆에 있는 직판장에 들르는데 과일을 사며 느끼는 재미가 쏠쏠하다. 맛보라며 깎아주기도 하고 껍질에 흠이 난 ‘보조개(기스) 사과’ 몇 개를 덤으로 얹어주는 인정도 빼놓을 수 없다. 천안을 지날 때는 포도를 사기도 한다.

얼마 전, 안면도로 여행을 다녀온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펜션에서 묵었는데 주인이 일행을 태안버스정류장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하여 차를 탔다고 한다. 도중 길가에 마늘을 파는 곳이 있어서 잠시 멈추고 마늘을 사는데, 버스를 타고 서울까지 가자면 다른 짐도 있어 들고 가기에는 무거워 반접만 샀다는 것이었다. 집에 도착하여 세어보니 개수가 여러 개 부족했다며 실망이 컸다고 했다.

서ㆍ태안이 연고지임을 알고 전화한 것으로 보아 속이 많이 편치 않았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파는 사람이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고 바쁘다보니 착오였을 것이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모자람의 많고 적음을 떠나 찝찝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세종시는 ‘조치원복숭아’로 널리 알려져 있다. 길가에 판매소도 수십 개에서 백여 곳에 이른다. 유명세에 힘입어 지나가는 사람들도 차를 세운다.

필자가 당시 연기군에서 근무하던 시절  이른바 ‘속박이’로 항의를 받은 일이 있었다. 상자 위쪽에는 굵고 모양이나 때깔이 좋아서 사가지고 왔는데, 아래에 있는 것을 꺼내보니 작고 볼품이 없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상한 것도 있다고 했다.

이런 일이 생기면 복숭아는 물론이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른 농산물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며 나아가 군의 이미지까지 나쁘게 한다.

생각해낸 것이 도로변 판매소에 ‘번호’를 매기는 것이었다. 일종의 이름표를 달아 자기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국도변이라 정식으로 도로 점용허가를 내 줄 수도 없고 계절장사인 관계로 번듯한 건물이나 버젓이 간판을 달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에 판매자를 군에 등록하게 하여 ‘관리 번호’를 매겨주고 그 번호를 외부에 표시하게 했다. 아울러 판매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그 후에는 오직 한 건의 항의가 있었다. 그 소비자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다시 한 박스를 보내주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판매자들끼리 자율정화 움직임이 일었다. ‘번호’가 있었기에 판매상에게는 책임의식을 갖게 하고 소비자에게는 믿음을 주는 것이었다. 도로변 판매소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마늘 수확이 마무리되었을 시기이다. 올해는 수확량이 많아 생산자는 물론이고 행정기관과 농협까지 판매에 나서고 있다고 들린다. 양파와 감자도 마찬가지라니 생산량이 10%만 늘어도 가격은 20~30%이상 떨어지는 농산물의 특성상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럴 때일수록 믿음을 주어야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데, 앞 마늘 사례의 경우 착오였던 실수였던 결과적으로 안타깝다. 비록 서산에서의 일은 아니었지만 타산지석으로 삼아 판매상에 대하여 적절한 계도를 했으면 좋겠다.

사족을 붙이자면 과연 가격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적정한 것인지에 대하여 살펴보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서산 마늘’과 ‘서산육쪽마늘’은 다르다는 것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 서산육쪽마늘의 명성에 흠을 줄까하는 염려에서이다. 외지의 소비자들은 서산마늘 하면 모두 다 육 쪽 마늘이라고 알고 있다. 쪼개보면 여섯 쪽이 넘었다며 의문이 들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사정이 이러하니, 육 쪽마늘이지만 환경에 따라 7~8쪽도 나온다는 것과, 그 이상 쪽수의 것은 일반 마늘로서 가격과 효능에서 다르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 믿음과 명성의 가치를 깊이 새겼으면 한다.

서산타임즈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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