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보며

[독자기고] 이수영 서산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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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2.1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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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중 봄을 알리는 입춘(4일)과 우수(19)가 자나면서 봄을 재촉하는 요즘이다. 입춘이 되면 새봄을 맞이하는 뜻으로 대문 앞이나 문지방에 ‘입춘방’(立春榜) 혹은 ‘입춘첩’(立春帖)이라고 불리는 좋은 글귀를 붙인다. 대궐, 관아, 향교 서당에서부터 민가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풍습이다.

입춘방 문구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입춘대길’(立春大吉)과 ‘건양다경’(建陽多慶)이다. 입춘대길은 ‘봄이 오니 운이 매우 좋음’이라는 뜻이고, 건양다경은 ‘따스한 기운에 경사가 많다’는 뜻이다.

보통 입춘대길과 건양다경을 대문에 함께 붙인다. “봄이 오니 좋은 운이 따르고 따스한 기운에 경사스러운 일이 많을 것”이라는 뜻을 나타내며 한 해를 잘 보내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봄의 따뜻한 기운을 받아 좋은 일이 많아지기를 희망하는 해피바이러스 전파라고 볼 수 있다.

연초부터 코로나19 발생으로 전 세계의 이슈를 선점하면서 국민 모두가 막연한 불안감에 위축되어 있을 때 여름날의 한줄기 소나기처럼 날아든 낭보가 하나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이번에 수상한 영화 ‘기생충’이 1929년 아카데미 시상 이후 최고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최초의 비영어권 작품이다.

아울러 미국 할리우드 영화가 아닌 외국 영화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수상한 것도 초유의 일이다.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국민에게 잠시나마 감동과 자긍심을 주는 큰 힐링 되었다고 생각한다.

영화 전문가가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영화에 미치는 이런저런 의미는 차치하고 수상 소감 중에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 라는 말이 인상에 남았다.

현재 지구상의 어느 국가이건 가장 보편적이고 공통으로 존재하는 빈부격차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장 한국적인 정서와 문화로 녹여내어 가장 세계적인 작품을 만들어 낸 봉준호 감독의 정신이 바로 이 말에 함축되어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거대자본의 투자도 있었지만 요즈음 대세를 이루는 폭력이나 범죄영화 같은 인기위주의 관객중심 영화보다는 작품 각본중심의 독립영화적인 봉준호 감독 만의 색깔이 있었기에 한국영화 100년 역사 만에 이루어낸 쾌거라고 볼 수 있다.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보면서 우리 지역도 다른 지역의 강점을 무작정 따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글로벌한 경쟁력이다”라는 신념으로 우리의 강점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역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3대 혁신’을 추진하는 서산시의 정책 방향에 공감한다.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생각이 다르다하여 배척하지 않는 마음을 열어 소통하고 대화하겠다는 것이 맹정호 서산시장의 시정 이념이다.

여기에서 필자는 서산시가 가장 잘할 수 있고 강점인 분야를 특화시켜 비전을 갖고 묵묵히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의견을 제시해본다.

하루에도 수명씩 범죄피해자에 대한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는 서산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도 새봄을 맞아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다양한 범죄피해자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봉준호 감독이 그랬듯이 올 한해도 시민의 좀 더 나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고민하는 해피바이러스가 되기를 다짐해 본다.

서산타임즈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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