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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뽑으면 거덜 날 수도 있다

 

꽃 같은 푸른 생명들이 바다 밑창으로 가라앉았다. 국상(國喪)이다. 왕조시대의 상감마마가 승하해서가 아니다. 온 국민의 가슴 속에 맹골수도 파고보다 더 높은 슬픔이 넘실거렸다. 그러니 이 보다 더 큰 국상이 어디 있겠는가.

이 어이없는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마비된 듯했다.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말은 끝내 분노로 변했다. “이게 나라인가”하는 자탄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국민소득 3만 달러니, 세계 10위 권 경제대국이니 하는 수식어가 얼마나 사상누각인지가 드러났다. 대한민국의 민낯은 부끄럽고 참담했다.

6.4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에 누가 나왔는지, 누가 누구인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많다. 아예 선거에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도 부지기수이다. ‘그 × 이 그 × 이고, 다 도둑× 들’이라는 힐난도 있다. 후보에 관한 정보가 극히 제한돼 있는 데다 세월호 참사 이후 선거일정 중단과 ‘조용한 선거’도 무관심을 거들고 있다. 또 특정 정당의 독점적 지배현상도 ‘깜깜이 선거’와 ‘묻지마 투표’를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겉으론 민주적 절차를 밟더라도 속내론 국회의원이나 당의 영향력이 지배하는 경선, 정의롭지 못한 공천 과정 등은 정치 혐오감과 선거 무관심을 촉발하는 원인이 되었다.

역대 지방선거마다 국민 관심이 적었다. 1995년 첫 지방선거 때 서산시장 선거 투표율은 74.31%였지만 그 뒤 선거는 50%대에 불과했다. 1998년 60.82%, 2002년 55.11%, 2006년 54.66%, 2010년 54.97%였다. 겨우 유권자의 절반이 약간 넘는 정도만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선거에 대한 주민 관심과 투표율이 낮다면 민의의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 지방정치의 민주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경계해야 할 일이다.

지방선거는 지방정부의 기관을 구성하는 선거다. 지방정부의 기관은 단체장과 의회다. 민의를 잘 반영할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것이 지방선거다. 서산에서는 시장 1명, 도의원 2명, 시의원 13명 등 모두 16명을 선출하게 된다.

후보들의 성향과 정책을 비교ㆍ검증할 유력한 수단이 선거공보다. 선거공보에는 직업, 학력, 경력, 재산 및 병역사항, 세금납부 내용과 체납내역, 전과기록 등이 표기돼 있다. 정견과 공약도 들어있다.

‘해뜨는 서산, 더 높게, 더 크게 확 키우겠습니다’(새누리당 이완섭 시장 후보) ‘젊은 서산, 역전이 시작된다’(새정치민주연합 한기남 시장 후보), ‘농어민과 서민을 위한 마지막 봉사’(새누리당 이완복 도의원 후보), ‘서산의 튼튼한 재목이 되겠습니다’(새정치민주연합 맹정호 도의원 후보)‘도의원다운 도의원’(새누리당 김종필 도의원 후보), ‘검증된 도의원, 믿음직한 사람’(새정치민주연합 이도규 도의원 후보). 슬로건만 보아도 후보의 성향을 알 수 있다.

선거공보물이 25일부터 유권자 가정에 배송됐다. 후보가 어떤 인물인지, 누가 민의를 대변할 적임자인지 꼼꼼히 살펴보자. 이런 노력도 없이 ‘그 × 이 그× 이라거나 ‘다 도둑× 들’이라고 싸잡아 비판하는 건 후보 모독이다.

그리고 투표의 또 다른 중요성은 지역주민의 정책 현안과 관련한 지역 일꾼들의 역할이다. 지방선거는 지역주민의 대표를 선출한다. 지역주민의 대표인 이들은 임기 4년 동안 지역주민의 정책의견을 수렴하여 예산에 반영하는 책임을 수행한다. 지역주민들의 정책의견이 예산과 정책집행에 많이 반영될수록 지역커뮤니티의 행복지수는 높아진다. 반대로 예산 배분과 집행 과정에서 다수 주민의 정책의견이 무시되고 대신에 특정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과다하게 반영될수록 지역주민들의 불만지수는 높아진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지방정부의 살림살이를 알뜰하게 하면서, 주민 다수의 정책의견을 수렴하고 정책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후보자를 골라내야만 한다. 

세월호 침몰사고는 리더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보여 주었다. 무능하고 천박한 선장, 자신의 안위만 챙긴 항해사와 조타수 등이 배를 지휘할 때 어떤 피해를 입게 되는지 똑똑히 보았다. 지방선거는 지역을 책임질 리더들을 뽑는 정치이벤트다.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잘못 뽑으면 지역이 피해를 입는다. 거덜 날 수도 있다. 세월호의 경우와 결코 다르지 않다는 걸 유권자들이 기억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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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1 : 이병렬.JPG

[2014-05-28 22:28:58 등록 , 서산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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