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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5.04.0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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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풍배 본지 칼럼리스트

봄이 왔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봄의 한가운데를 장식하는 건 벚꽃이라 하겠습니다. 아주 짧은 동안 와르르 하얀 웃음으로 세상을 물들였다가 미련 없이 훌쩍 떠나버리는 벚꽃. 그래서 사람들은 그 순간을 놓칠세라 벚꽃을 찾아 나섭니다. 

 

20여 년 전만 해도 벚꽃 군락지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가장 유명했던 곳은 단연 삼화목장(지금의 서산 한우목장)이었습니다. 벚꽃이 피면 사람들은 구름떼처럼 몰려가 아름다운 벚꽃 향기에 취해 봄을 즐겼습니다.

 

<서산소식> 3월호 운산 한우목장 웰빙산책로 표지 사진이 생각났습니다. 서산 한우목장 웰빙산책로는 이미 지난해 12월 19일 준공식이 있었습니다.

 

길가의 벚꽃 몽우리가 금방 터질 듯합니다. 한우목장 웰빙산책로가 떠올랐습니다. 막상 벚꽃이 만개 될 때쯤이라면 인파에 몰려 제대로 보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섰습니다. 운산 시내에서 해미면 방향으로 초록마을을 지나 문수사를 거쳐 4km 정도 가니 한우개량사업소가 나오고 거성1리에 가축병원/유전체은행 건물 옆에 바로 웰빙산책로 덱(deck)이 나타났습니다.

 

월요일 오후 3시인데도 대형 버스 2대와 50여 대의 승용차가 길가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덱 길에 들어섰습니다. 초입에 양산이 준비되어 필요한 사람은 사용하게 하는 배려도 있었습니다. 마주치는 사람에게 어디서 오셨는지 물으니 서울, 인천, 수원 등 외지 분들도 꽤 많았습니다. 대부분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셨다고 했습니다. 때로는 유기방 가옥의 수선화를 보고 해미읍성을 찾아가다 산책로를 보고 들어왔다고도 했습니다. 지역에 사시는 분을 만나 들어보니 엊그제 날씨가 좋지 못했는데도 수많은 사람이 다녀갔다고 했습니다.

 

이제 정말로 서산 한우목장 웰빙산책로가 완전한 서산의 자랑거리가 되겠다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벤치가 있어 쉬어가게도 했고 덱 반쪽은 계단식으로 나머지는 평지처럼 만들어 노약자나 장애인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정상에는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바라보니 눈만 좋으면 세상 끝까지 볼 수 있을 듯 사방이 탁 트였습니다.

 

어느 산 정상에 올라도 이보다 더 멀리 그리고 많이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덱 길을 걷다 보니 마치 평지를 걷는 듯했습니다. 바로 눈 아래에 아기자기한 풀꽃들이 방싯거리고 가녀린 풀잎이 나풀거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걸으면서 이렇게 좋은 웰빙산책로를 만들어 준 관계자 여러분께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누군가 최초에 이 광활한 푸른 초원에 산책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었을 겁니다. 그는 동조자를 모았고 뜻을 함께한 사람들은 면사무소나 시청으로 달려가 산책로를 만들어 달라고 청원했을 겁니다. 관청에 계신 누군가는 이를 좋게 받아들여 중앙에 건의하고 관계 기관과 협의하여 오늘의 훌륭한 이 웰빙산책로가 만들어졌습니다. 필자 같은 사람은 그 누군가를 잘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관심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사실입니다. 한 사람의 관심이 오늘의 이 훌륭한 산책로가 탄생한 것입니다.

 

이 산책로가 완공되기까지 물경 십여 년의 세월이 소요되었습니다. 추진상황을 읽어 보니 20여 가지 굵직한 추진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애로와 우여곡절이 있었는지를 필자 같은 문외한이 보아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운산한우목장(농협중앙회한우개량사업소)은 우수한 씨수소를 선발하여 우량 정액을 생산 및 공급하는 일을 하는 곳입니다.

 

이 막중한 사명을 수행하고 있는 목장에 방역 문제는 가장 큰 난제였을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난관을 이겨내고 이런 훌륭한 산책로가 만들어졌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이를 추진한 이완섭 시장님의 뒷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애초에 설계의 덱 높이 1.5m를 50cm로 낮추고 철제 난간을 로프로 교체하였으며 지그재그로 된 덱 길을 유선형으로 바꾸어 자연 친화적이면서도 10억 원의 예산 절감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관철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그런 보람으로 이렇게 좋은 자연 친화적 산책로가 탄생하였습니다. 자연과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의 결과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이 또한 ‘관심이 세상을 바꾼 사례’가 될 것입니다.

 

머지않아 서산 한우목장에는 흰 눈 같은 벚꽃 세상이 될 것입니다. 지금의 누런 풀밭이 온통 초록색으로 변신하면 얼마나 환상적일까요? 푸른 바다 한가운데 서 있다고 상상해보십시오. 2.1km의 초록 파도가 출렁거리는 목장길. 마치 꿈속 길을 걷고 있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이제 이곳은 마애여래삼존상으로, 개심사로, 해미성지로, 서산동부시장으로, 간월도로 이어지는 관광 띠의 한 축이 될 것입니다. 관심이 세상을 바꿉니다. 관심을 기울일 때 세상은 좋아집니다. 필경 서산 한우목장길은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볼거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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